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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장의 사진으로 보는 특이점 1901년과 1913년 뉴욕 맨해튼 5번가 부활절 아침을 찍은 사진 2장이 있다. 도로와 건물은 그대로인데, 운송수단만 달라져 있었다. 10년사이에 획기적인 변화가 감지된다. 주 교통수단이 마차에서 자동차로 완벽하게 대체된 것이다. 1865년 영국에서는 마차 제조 기업과 마부들이 '붉은 깃발법(Red Flag Act)'를 만들어 자동차 통행을 방해했다고 한다. 뉴욕에서는 1900년 '위험한 자동차'의 도로 주행을 규제하는 시위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세는 거스를 수 없었던 걸까? 윌리엄 듀런트는 마차 제조회사 1위 기업가였다. 그는 당시 시위를 목격한 후 자동차 산업의 미래 가능성을 감지하였고, 1908년 GM을 설립하기에 이른다. 그는 당시 거리를 활보하고 있던 마차에 시선이 함몰되지 않았고, 지속 .. 2022. 12. 4.
[북리뷰] 문신의 역사 (살림지식총서 020) 오래된 문신의 흔적들 1991년 10월, 한 미이라가 냉동된 채로 오스트리아와 이탈리아 사이에 있는 오짤(Otzal) 알프스 산에서 발견되었다. 이 사냥꾼은 기원전 3,300년경에 죽은 것으로 추측되는데, 몸에는 모두 58개의 문신이 새겨져 있었다. 제2차세계대전 직후 고고학자들은 남부시베리아의 알타이 산맥에서 아주 잘 보존된 스키타이 족장의 미라를 발견했다. 스키타이는 기원전 6세기에서 기원전 3세기 무렵까지 남부 러시아 지역에서 활약한 유목민족이었는데 이들은 중국, 한국 그리고 일본 문화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미라도 잘 보존된 문신을 지니고 있었다. 앞에서 살펴본 문신의 흔적들이 주로 고고학적 자료들 속에 있었다면, 아메리카 대륙의 흔적들은 문화인류학적 자료들 안에 있다.. 2022. 12. 3.
[북리뷰] 애니메이션의 장르와 역사 (살림지식총서 019) 애니메이션을 본질적으로 특징짓는 제작방식은 우선 ‘한 프레임씩(frame by frame) 촬영한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낱장 낱장으로 그 이미지를 모은다는 의미에 담겨있다. 일정한 기술이나 테크닉을 가동하더라도, 이 이미지들이 결합하여 궁극적으로 ‘움직임의 환상(the illusion of movement)’을 창조할 때 비로소 우리는 ‘애니메이션’을 얻게 되는 것이다. 애니메이션은 종이나 셀 위에 그리든, 입체로 만들든, 컴퓨터로 작업하든, 모두 정지동작(stop-motion)의 이미지로 나타나는 1차적인 제작과정이 선행된다. 애니메이션의 역사는 기술(테크놀로지)의 발전과 결합된 이미지 생산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초기 인류의 문자 중에 하나인 이집트의 상형문자는 이미지, 그 자체였다. 이것이 .. 2022. 12. 3.
[예능리뷰] 트롯신이떳다 나는 트롯트를 별달리 좋아하진 않는다. 하지만 이번에 언급하려는 것은 언젠가 지나가며 보게된 영상인데, 소름 돋게 감동한 무대여서 그 기억을 되짚어 기록해 두는 차원에서 남겨둔다. 2020년 5월13일 방송에는 전설들이 어린 가수들의 노래를 맹연습해서 부르는 무대였다. 주현미님이 을 불렀다. (개인적으로 레전드라 생각) 클라이막스 부분에서는 화면 전체가 펼쳐지며 비대면 관객들이 나타났다! 코로나라 빚어진 어쩔 수 없이 선택된 비대면 콘서트였지만, 사실상 대안치고는 상당히 인상깊고 성공적인 무대였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연출진은 과연 이런 그림이 나올 것을 알았던 것일까? 일본에서 2014년에 방영된 한 애니매이션의 장면과 매우 유사하다고 생각했다. 인간이 죽을 때 인생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는 것이 이런 것.. 2022. 12. 3.
[쏘쏘로그] 눈이왔다 아침에 커튼을 제친 아들이 소리쳤다. "우와~눈이다!" 간밤에 축구 보느라 아무도 안 일어났는데 아들 목소리에 어렴풋이 깼다. 눈을 보러 거실로 나와 보라는데, 나는 되려 사진을 찍어서 기져오라 했다. 아들은 썰매를 태워달라 했지만 난 생각이 복잡했다. 아침 찬꺼리를 사러 상가쪽 왕복 2Km정도 거리로 상쾌하게 아내랑 이야기하며 걸어갔다 왔다. 너미집 아이들은 저마다 녹아만 가는 눈을 쓸어 뭉치며, 어떻게든 그 기분을 만끽하려고 하는 것 같았다. 내심 아들과 놀아 주지 못한 게 마음에 걸렸다. 예전엔 정말 신나게 썰매 태워주고 했더랬는데 말이다. 집에 돌아와 보니 초딩 1 아들.. 컴퓨터를 하신다. 로블록스를 하며 스마트폰으론 친구랑 페이스톡을 키고, 한 쪽에서는 갤럭시 탭으로 유투브를 틀어놓질 않나.... 2022. 12. 3.
2022년 월드컵 관전평 - 대한민국 vs 포르투갈 대한민국이 2대 1로 이겼다. 초반 5분에 골을 먹고 기세를 뺐기나 싶어 조마조마 했는데, 선수들이 끊이없이 골문을 두들겨준 덕분에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본다. 특히 골키퍼의 선방이 되살아 난 점을 높이 사고 싶다. 지난 가나전에서 3 유효슛이 모두 골로 연결 된데에 따른 마음의 부담이 적잖았을 거다. 나도 내심 조현우로 바꾸면 안되나 싶었다. 손흥민도 오늘은 유효슛을 많이 냈다. 결정 극장골도 결국 손흥민 발끝에서 나온 거나 다름 없다. 긴 역습을 홀로 들리블로 끌고 갔고, 하마터면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아슬아슬하게 연결될 패스가 아주 간소하게 나마 온사이드로 득점이 인정됐다. 황희찬의 위치 선정이 빛났다. 후반 교체될 때부터 황희찬은 상당히 기세를 몰아갔다. 거의 호나우두급으로 상대 진영을 휘젓고 다닌.. 2022. 12. 3.
[북리뷰] 최소한의 이웃 허지웅의 에세이, 인간이기에 지켜야할 최소한 예의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TV에서 볼때는 다릴 꼬고 거침없이 자기 의견을 말하는 거만한 한량처럼 보였었는데, 그가 바라보는 세상의 많은 불합리와 부조리를 에밀졸라 처럼 고발하는 감미로운 이야기들이 인상적이었다. 처음엔 출퇴근, 산책길에 오디오로 듣기시작했더랬는데, 짧은 이야기들이 제목도 없이 공백 3 줄로 나뉘어지는 단상들의 모음이라 참으로 두서없다 싶었다. 그리고 이후부터는 텍스트를 눈으로 따라가며 보니, 비로소 저자의 따뜻한 인권 감수성이 보였다. 살아돌아와서 그런 건가? 완전 딴 사람이 된 건가? 종교에 귀의해 변화하는 게 이런 건가 싶게 말이다. 다이제스트식 지식도 많이 제공하는 듯하고, 아는 이야기인데도 저자 특유의 입담에 홀려 재밌게 보기도 .. 2022. 12. 2.
[쏘쏘로그] 나는 이렇게 산다 잔다. 일어난다. 빅스비에게 날씨를 묻는다. 아내에게 출근복장을 부탁한다. 씻는다. 옷을 입는다. 새 마스크를 쓴다. 버스를 타고 지하철로 환승한다. 밀리를 2배속으로 들으며 읽는다. 회사에 도착한다. 카누를 마신다. 아침 일과를 시작한다. /* 오전업무 시작 */ --어려우면 패스 적립금 부정사용 로그를 살핀다. 잔액과 내역에 불일치가 발생해서 최근에 모니터링 배치를 만들어 매일 보고 있다. 본디 담당자가 따로 있으나 요즘은 내가 지원해 준다. 통계 쿼리를 통해 특이점을 찾는다. 생각보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많이 지급되고 많이 사용된 현상이 발생된다. 이 취약한 부분을 알아낸 영악한 고객님은 문제제기 한 번 없이 그동안 많은 금액을 편취했다. 적립금을 활용해 전액 무료로 열 번도 넘게 주문하셨다. 고객.. 2022. 12. 2.
[북리뷰] 살롱문화 (살림지식총서 017) 기원전 4~5세기 아테네의 젊은 귀족들은 스포츠클럽과 더불어 살롱에서 ‘향연’을 즐겼다. 클럽이 육체적 놀이의 공간이었다면, 살롱은 지적 놀이의 공간이었다. 플라톤의 「향연」을 보면, 사람들이 모여 포도주를 마시며 특정 주제를 놓고 담론을 즐기던 모습이 묘사되어 있다. ‘재치 있게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아고라(Agora)에서 연설이나 토론을 통해 재능을 발휘했다. 당시 유일한 살롱은 아테네의 아스파지아(Aspasie)가 운영한 살롱이었다. 그녀의 집에서는 소크라테스, 플라톤, 알키비아데스 등과의 만남이 이루어지기도 했다. 15세기에는 시와 풍자적인 작품이 성공을 거두면서 상류계층의 인사들과 귀부인들이 소설과 산문으로 구성된 ‘소식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자 모였다. 이탈리아에서는 시신(詩神)의 궁.. 2022. 12. 1.
스페인 소몰이, 산 페르민 축제 스페인 팜플로나 지역에서 벌어지는 산 페르민 축제는 소몰이 축제로 유명하다. 기원은 정확하지 않으나 13,4 세기 경이라 하고, 아침 8시에 소를 풀어 5분간 골목을 질주하도록 하는 프로그램으로 유명해졌다. 내가 이 축제에 주목하게 된 부분은 바로 다음 대목이다. 너무나 많은 사람이 참여하면서 위험이 늘어나고 있다. 1924년부터 1997년까지 이 축제에 참여하다가 사망한 사람은 14명이나 되며 200여 명의 부상자가 생긴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축제 인류학》중 세상에 .. 73년간 축제를 통해 14명 사망!! 한국은 단 몇시간 만에 156명 사망. 둘 다 축제고, 무엇보다 더 위험할 것 같은 축제는 산 페르민 축제였을텐데 왜.. 지금도 계속 의문이다. 너무나 안타까운 사람들을 허무하게 보냈다. 사회.. 2022. 11. 29.
벤투감독의 소심한 복수 다음은 페친이 쓴 글을 찐공감히며 가져와 본 것이다. 이 포스팅은 우리가 포르투갈을 1:0으로 이기고, 우르과이가 가나를 1:0으로 이길 때에만 무효 처리 될 수 있을만큼 확률이 높은 확증편향형 편견임을 미리 밝혀둔다. 2002년 한국 포르투갈전은 수비수 벤투에겐 치욕스런 경험. 공교롭게 20년이 지나 그 팀에 감독이 되 버림 와서 보니 이 나라 축구팬들 정말 극성스럽기가 이를데 없고 SNS와 미디어를 이용한 괴롭히기에 능하다는 것을 실감 하필 월드컵 본선에 나갔더니 조국 포루투갈과 같은 조. 벤투의 갈등 : “이 나라에서 돈 편히 많이 벌고 좋게 나가고 싶고, 이 나라 떠나서 조국을 비롯한 유럽에서 대접받아야 할텐데... 아오...” 게다가 한국팀은 포르투갈을 꼭 큰 점수차이로 이겨야 할 입장 바로 직.. 2022. 11. 29.
[북리뷰] 이슬람 문화 (살림지식총서 016) 우리는 왜 지금까지 기독교의 가장 적대적인 종교로 이슬람교를 지목할까? 기독교와는 도저히 한 하늘 아래서 살아갈 수 없을 것 같은 그릇된 이미지로 인식하는 건 왜 일까? 우리가 세계사를 통해 배운 이슬람은 ‘한 손에 칼, 한 손에 꾸란’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여 이슬람의 호전성과 종교의 강압적 포교의 이미지로 각인 된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이교도에 대한 적개심과 이슬람 세력이 확산될까 두려워서 만들어낸 용어에 불과하다. 이슬람(Islam)의 어원은 ‘평화’이고, 신학적인 의미는 ‘복종’이다. 기독교에서의 '샬롬'과 같다. 이슬람이 지금까지 서구에서 테러집단 처럼 굳혀진 데에는 지난 50년간 미국과 유대 중심의 언론과 영화 등을 통해서만 이슬람과 이슬람 세계를 이해하도록 만든 미디어의 역할이 크다 할 것이다.. 2022. 1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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