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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ING/인문13

[북리뷰] 축제인류학 (살림지식총서 014) 축제는 흔히 축(祝)과 제(祭)가 포괄적으로 표현되는 문화현상이라고 정의된다. 특히 고대 사회를 비롯한 전통적 사회에서 벌어지는 축제들은 성스러운 종교적 제의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종교로서의 축제 페루의 태양제는 일년 동안 모든 농작물이 잘 자랄 수 있게 해 준 태양에 감사하면서, 다음 해에도 더 큰 수확을 기원하는 행사였다. 태양의 신전 안에는 황제와 그 혈족만 들어갈 수 있으며, 성직자의 손을 통해 다양한 제물을 바치고, 황제와 주변 신하들은 옥수수로 만든 빵을 흘러나온 제물의 피에 적셔서 먹었다. 이러한 희생 제물을 통해 잉카인들은 앞으로 다가올지도 모를 전쟁이나 평화, 농작물 수확 정도, 천재지변, 황제의 안녕 등을 예측했다. 이러 측면에서 축제는 성스러운 존재나 힘과 만날 수 있게.. 2022. 11. 23.
[북리뷰] 읽은 척하면 됩니다 후기 읽은 척하면 됩니다 김유리, 김슬기 저, 난다, 2018 독서 일기다. 그런데 구성이 대단히 독특하다. 부부가 썼고, 왼편은 아내가, 오른편은 남편이. 하루하루 빠짐없이 빼곡히 면면을 채워나간 독서와 관련된 일기다. 그리고 이 책은 2017년 상반기 반년에 대한 기록이다. 내가 가장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가정인데, 아마도 애가 태어나면 이런 여유가 지속 될수 있을까 싶은 질투의 의문도 가져본다. 서점 직원과 문화부 기자 남편의 독서 편력기. 나는 우선 왼편, 아내의 일기를 먼저 읽었다. 오늘은 또 무슨 책을 내게 추천하려나. 사람을 만나는 또하나의 재미다. 한 번도 보지 못한 그 사람의 책장을 상상 속으로 휘저어 보는 일 (34) 소모임을 자주 하는 편인 나는 보통 받은 질문에 대한 답 이외에는 잘 말하려.. 2018. 4. 17.
[북리뷰] 고군분투 책 일기 요즘 책 읽는 사람들에 대한 관심이 많아 졌다. 다른 이들이 읽고 생각하는 방식을 살핀다는 것은, 나의 독서를 교정하고 좀더 비슷한 심정의 사람들과 교감한다는 따뜻한 동기에 기인한다. 지은이가 허심탄회하게 풀어놓는 자신의 일기는 나를 돌아다 보게 하는 면도 있었고, 일종의 같은 느낌도 있었다. 담담하게 풀어내는 독서와의 상호작용과 20대 처지의 고민에서 공감되는 면이 많았다. 그리고 적잖게 아내와 딸을 생각하게 되었다. 우리 딸... 대학 등록금 어떻게 마련해 줘야 하나. 갑자기 책을 읽다가 아내에게 물었는데, 시큰둥한 답변을 한다. 더 벌면 되지.. 단순히 '성과사회'로의 이행이 우울을 만들어 낸 것은 아니다. 저자는 "자본주의가 일정한 생산 수준에 이르면 자기착취가 타자에 의한 착취보다 훨씬 더 효과.. 2018. 2. 26.
[북리뷰] 푸코, 바르트, 레비스트로스, 라캉 쉽게 읽기 이 책의 부재는 교양인을 위한 구조주의 강의이다. 구조주의란 말을 고등학교 때 들었으니 꽤나 오래된 단어인데도 그것을 알고자, 책을 통해 노력을 기울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대학 학술제 때, 어떤 강사 분의 구조주의 강의를 듣고 아마 모두 알았겠거니 하며 더이상 흥미를 갖지 않았기 때문이었겠지만, 지금에 와서 나는 왜 이렇게 열광하고 감탄하며 이 책을 붙잡고 있었던 것일까 생각하면, 내가 오랫동안 이데올로기적으로나 신앙적으로 방황할 수 밖에 없었던 것들이 결국 이 구조주의에서 말하는 인식의 틀 때문이었음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 책을 좀더 일찍 만날 수 있었다면, 새로운 시각을 갖고 세상과 책을 바라보지 않았겠는가 하는 마음에 자책과 흥분이 이는 것이다. 이렇게 깨달음을 갖게 된 것은 이 책이 그만큼.. 2013. 6. 4.
[북리뷰] 전쟁교본 독일의 극작가이자 시인 브레히트는 2차대전과 관련된 사진 69종을 모아 그에 대한 묘사를 4행 시로 첨가하여 이 시집을 출간했다. 독일어 원문으로 읽어야 그 진미를 느낄 수 있다고 하는데, 언어적 한계상 번역본으로 만난 것이 아쉽다. 이 책이 의미있는 것은 그가 독일 나치를 피해 망명하던 당시, 수집한 사진들을 연대기 순으로 편집하여, 대화체의 시를 첨가했다는 것이다. 이 정도야 요즘의 기술력과 창작능력을 갖춘 모든 블로거들에게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하겠지만, 다양한 면에서 창의적인 장치들이 포함되있다. 우선 이 책의 제목이 왜 이냐는 것인데, "교본"이라는 것 자체가 배우기 쉽도록 정형화 된 특징을 갖고 있다는 것에서 창안하여, 4행시를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음율에 맞춰 입으로 쉽게 따라할 수 있다는 .. 2013. 5. 5.
[북리뷰] 디즈니 순수함과 거짓말 딸아이가 좋아하는 캐릭터 중 공주란 공주는 모두 디즈니 소유다. 썬그라스, 컵, 가방, 심지어는 방의 벽지까지… 아이는 어렸을 적부터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즐겨 보았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그런 딸아이에게 말한다. “실은 디즈니는 나쁜 회사란다, 얘야…” 이제 갓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이를 앞에 놓고 할 얘기가 못 되는 것 같다. 디즈니란 회사가 “나쁜회사”라는 것을 일찍이 알고는 있었다. 그래서 호기심에 이 책을 들었다. 풍문 보다 확실한 것은 직접 확인하는 길이라는 점을 다시 염두 해 두고 싶다. 출처 : http://www.disney.com 결론??? 음… 뭔가 저자 헨리 지루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디즈니의 음모로 서술되기는 했는데, 조금은 과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문화로서 다가오는 권력을 .. 2012. 2. 17.
[북리뷰] 몸에 밴 어린시절 대학 3학년 때, 한 상담 심리학 과목을 듣던 중 학기 과제물로 My Way 라는 리포트를 제출한 적이 있었다. 자신의 성장과정을 기록하고 부모님에게 품었던 분노와 화해의 결과를 기록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나는 꽤나 열심히 한다고 어머니와 인터뷰도 시도 했었는데, 그러면서 어머니를 용서한다고 했었는데 지나고 보니 그건 참 용서가 아니었다. 내게도 치유의 흔적은 별로 없었으니 말이다. 적어도 스캇펙은 용서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용서와 용인은 같은 것이 아니다. 용인은 악을 피하는 방법이다. “그래요, 나의 의붓아버지는 어린아이처럼 나를 괴롭히지만, 그것은 아버지의 인간적인 약점이고 어느 정도는 어렸을 때 받은 상처 때문이지요.” 반면에 용서란 악과 정면으로 맞서는 행위이다. 의붓아버지에게 이렇게 말.. 2012. 1. 21.
[북리뷰] 담론의 발견 이 책은 지적 거장들의 담론들을 저자의 독서 체험과 체계적인 설명을 통해 간접적으로 그 맛을 느끼게 해 주는 유익한 도서다. 150여권을 소개한다고 하지만 전집류나 여러권을 동시에 소개하는 것으로 봐서는 300여권에 이를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저자는 혹독한 독서 노동을 한 댓가로 매주 책 소개 기사를 한겨레 지면에 실어야 했다는 것이다. 저자가 서문에서도 얘기했듯이 시간에 좇기며 읽어야 했고, 그런 탈고의 고통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모든 도서에 관심이 간 것은 아니다. 하지만 대부분 흥미있었고, 저자의 소개글이 충분히 동기가 되어준 것에 대해서는 부인 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저자가 읽었다고 해서 그 해당 주의 추천할만 도서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읽었기에 기사로.. 2009. 8. 9.
[북리뷰] 한국인을 위한 교양 사전 일단 이 책을 집어 들었다는 것은 어느 면에서 동기가 의심스러울 수 있다 하겠다.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는 '인정욕구' 내지는 교양 있게 보이기 위한 신변잡기 지식을 소유하여 만인 앞에서 '구별짓기'로 나의 나됨을 돋보이게 하고자 했던 것은 아닌가 싶어서 말이다. 솔직히 왜 그런 욕구가 없었겠는가마는 이런 '교양'을 습득한다는 것이 어디 '단순 읽기'로 되는 것이겠는가? 기억한다는 것은 단순 읽기 이상의 노력을 요하는 데, 그만한 노력을 하느냐 하는 면에서 나는 낙제생이다. 그저 내가 사회학에 대한 알레르기가 있기에 강준만 교수의 쉬운 글로 접하려 하는 것. 누군가 이 사회의 어떤 구석이 본래적으로 이렇게 생겨먹은 것이라고 일러주는 것에 단순 희열을 느끼며 받아들이는 것. 그리고 그것이 음모로 일구.. 2009. 7. 25.
[북리뷰] 한국 논쟁 100 이 책은 최근(?) 언론에서 활발하게 진행중인 논쟁거리를 100가지로 묶어 소개한다. 여기서도 강준만 교수는 절제된 필치로 특유의 자료 끌어오기의 진수를 보여주고 계시다. 그의 의견에만 경청하고 싶지만, 찬반 양론, 갑론을박의 목소리를 모두 들어 줘야 하는 100분 토론 분위기라 다소 딱딱하고 지겹지만 어쩐지 강교수가 썼기 때문에 책넘김이 자연스러웠다. 이것도 일종의 교양주의 책 읽기라고 해야 할 것인지 모르겠으나 읽고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이 머리의 구멍은 남들보다 좀더 큰 듯하여, 충만감은 비교적 작게 느껴진다. 그렇다고 이 책의 주제나 내용이 결코 작거나 협소하다는 것이 아니다. 내가 소화할 능력이 안 되고 내 저장장치의 한계를 느끼게 하는 다양함이 있다는 것이다. 『인물과 사상』을 통해 끊임없이 지.. 2009. 7. 24.
[북리뷰] 유식의 즐거움 동서고금의 교훈을 망라하여 채운 백과사전 식 교양서적 쯤으로 말할 수 있는 책이다. 동양은 거의 사자성어식 풀이에 속이야기를 풀어냈고, 서양의 지식은 신화의 이야기에서부터 각종 유래를 소재로 삼기도 했다. 게다가 뒤로갈 수록 호기심 천국이 되어가니, 한마디로 잘난 척하기 좋은 얇팍한 지식에 대한 컨닝페이퍼랄까? 818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이었지만, '유익한 것이었나'에 비추어보자면 아니올시다다. 읽으면서 기억하고 싶은 것을 아래 메모해 둔다. 노마식도 : 경험많은 사람의 지혜를 비유 위편삼절 : 책 끈을 세번 교체할 정도로 책을 여러번 읽었다는 뜻 파리가 앉았던 음식은 얼마나 오래 지나느냐에 따라 살모넬라균의 증식양이 결정된다. 따라서 오랫동안 전시해 둔 음식은 먹지 말아야한단다. 발의 냄새를 없애.. 2009. 6. 30.
[북리뷰] 도덕경 라는 책이 기억난다. 예수의 탄생후 30세가 되기까지의 행적이 성경에 나타나지 않아 예수가 인도로 간 것이 아닐까하는 기발한 생각에서 얻어진 추측성 이야기일 것이리라. 하지만, 인간의 생각은 동서고금 비슷해서 그런지 그의 사상이 인도에도 있는 것 같고, 마치 그것을 차용해서 쓴 것처럼 보였기 때문에 그러했으리라 생각한다. 비교종교학자 오강남 교수의 풀이는 마치 예수가 중국으로 가서 도가 사상을 배워간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그의 말이 노자의 말을 닮았다는 생각을 하게끔 한다. 그리고 예수의 말이 닮아갔던 만큼이나 더욱 궁극적 실제에 대해 포괄적이고 우주적인 설명들을 하는 것 처럼 보인다. 과 같은 중국 고전을 읽기는 이번이 처음이었으나, 그것은 마치 성경읽는 것과 같은 것이구나 싶었다. 한 번 읽고 그.. 2009. 6.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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