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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읽고보고쓰고

THINKING/독서 단상53

살아남은 자의 말할 기회, 경력 이다혜 작가님의 을 읽다가 다음 글귀에 걸터 앉아 한참을 생각했다. 기자 답게 영화에서 인생의 답을 찾아 들려주는 작가님이다. 영화 〈허트로커〉는 이라크에서 특수 임무를 수행하는 폭발물 제거반 EOD팀의 이야기다.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폭발 사고로 분대장이 사망한 팀에 새로운 분대장 제임스가 온다. 그는 꽤 독선적인 인물로, 지나칠 정도로 예민하게 굴 때가 있다. 어느 날 그는 상관에게서 질문을 받는다. “지금까지 몇 개인가? 해체한 폭탄 말이야.” 정확히는 모르겠다던 제임스는 873개라고 대답한다. 감탄한 상관은 “어떻게 해야 폭발물을 그렇게 해체할 수 있는 건가?”라고 묻는다. 제임스의 대답은 간단하다. “안 죽으면 됩니다, 대령님.” 경력이란 대체로 이런 식이다. 살아남은 사람만이 말할 기회를 얻는다.. 2022. 12. 22.
정의로운 글쓰기에 회의가 들다 한번쯤은 이런 제목의 글을 쓰고 싶었다. '정의로운 글쓰기'라는 것에 대한 회의가 들었다. 뭐 그렇다고 그동안 정의로운 글쓰기를 애써 써 왔다는 것은 아니다. 그저 그 뱡향성만 추구했다는 것일 뿐이다. 한때 책을 읽으면, 끝은 항상 교훈이 남겨져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고, 심지어는 시대의 정의로움을 추구하며 결말을 맺는 말들을 해야 한다고 생각 한 것 같다. 으로 일약 실명비판의 달인이 되신 강준만 교수를 지켜보며 희열을 느꼈었다. 노엄촘스키나 박노자 교수의 글도 외국인 시각의 정의로운 분노를 내포하고 있었다. 뿐이랴? 몸소 옥고 생활을 치르면서까지 민주화를 위해 헌신하신 리영희 교수나, 신영복 교수 등의 글을 읽으며 두 손을 불끈 쥐었다. 근래에는 유시민 작가나 김어준 총수를 소비했더랬다. 기독교 비판에.. 2022. 12. 16.
온라인 살롱 문화 - 블로그 글쓰기 얼마전에 읽은 를 보며, 18, 19 세기 유럽을 견인한 프랑스의 강한 문화의 힘을 생각해 봤다.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던 부분인데, 유명 사상가들과 문인들이 한 자리에 모여 생각을 나누고 문화의 꽃을 피웠다는 게 한없이 부러웠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우리나라도 세기말에 천리안, 하이텔, 나우누리, 유니텔 등과 같은 PC통신 문화가 자리를 잡았었고, 아이러브스쿨, 싸이월드 감성이 그 지위를 갖더니, 그것이 2000년대 초반 한때 '아고라'라는 토론의 장이 만들어졌었고, 시민의식 고양에 좀처럼 활기를 띄는가 싶더니, '미네르바' 사건으로 정점을 찍었고, 서서히 역사의 뒤안길로 들어가 오늘날에는 그저 청와대 청원게시판의 '원형'으로만 남게 된다. 물론 전후하여 유구한 커뮤니티 사이트들이 생겨나고 여러 고수.. 2022. 12. 9.
실패를 용인해주는 조직-알쓸인잡 1회(22.2.03)에 매우 인상 깊었던 장면이 있었다. NASA에서 실패한 연구자를 용인 하는 모습이었다. 거기엔 오늘날 우리 사회에 물을 수 있는 질문이 담겨 있다. 우리 사회 조직은 뭔가를 실패하면 책임을 물어 자르기만 하면 능사인 줄 안다. 그러나 NASA에서는 그 실패의 원인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을 그 사람이라고 보고, 해결해 낼 수 있도록 격려하고 밀어준다는 것이다. 물론 이런 기회를 주는 것에 대해 우리 사회와 조직이 신중을 기하긴 해야겠지만, 지나고보니 나 또한 그런 수혜자가 아니었겠는가 싶다. (물론 나는 연구자도 아니고 뭣도 아닌 일개 직장인이지만)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 문제를 해결할 사람으로, 그 사람 만큼 실패를 가장 많이 경험해 본 사람이 없기에 더더욱 기회를 다시 받은 게 아니.. 2022. 12. 4.
두 장의 사진으로 보는 특이점 1901년과 1913년 뉴욕 맨해튼 5번가 부활절 아침을 찍은 사진 2장이 있다. 도로와 건물은 그대로인데, 운송수단만 달라져 있었다. 10년사이에 획기적인 변화가 감지된다. 주 교통수단이 마차에서 자동차로 완벽하게 대체된 것이다. 1865년 영국에서는 마차 제조 기업과 마부들이 '붉은 깃발법(Red Flag Act)'를 만들어 자동차 통행을 방해했다고 한다. 뉴욕에서는 1900년 '위험한 자동차'의 도로 주행을 규제하는 시위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세는 거스를 수 없었던 걸까? 윌리엄 듀런트는 마차 제조회사 1위 기업가였다. 그는 당시 시위를 목격한 후 자동차 산업의 미래 가능성을 감지하였고, 1908년 GM을 설립하기에 이른다. 그는 당시 거리를 활보하고 있던 마차에 시선이 함몰되지 않았고, 지속 .. 2022. 12. 4.
스페인 소몰이, 산 페르민 축제 스페인 팜플로나 지역에서 벌어지는 산 페르민 축제는 소몰이 축제로 유명하다. 기원은 정확하지 않으나 13,4 세기 경이라 하고, 아침 8시에 소를 풀어 5분간 골목을 질주하도록 하는 프로그램으로 유명해졌다. 내가 이 축제에 주목하게 된 부분은 바로 다음 대목이다. 너무나 많은 사람이 참여하면서 위험이 늘어나고 있다. 1924년부터 1997년까지 이 축제에 참여하다가 사망한 사람은 14명이나 되며 200여 명의 부상자가 생긴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축제 인류학》중 세상에 .. 73년간 축제를 통해 14명 사망!! 한국은 단 몇시간 만에 156명 사망. 둘 다 축제고, 무엇보다 더 위험할 것 같은 축제는 산 페르민 축제였을텐데 왜.. 지금도 계속 의문이다. 너무나 안타까운 사람들을 허무하게 보냈다. 사회.. 2022. 11. 29.
인간을 바꾸는 3가지 방법 인간을 바꾸는 방법은 3가지 뿐이다. 시간을 달리 쓰는 것, 사는 곳을 바꾸는 것, 새로운 사람을 사귀는 것, 이 3가지 방법이 아니면 인간은 바뀌지 않는다. ‘새로운 결심을 하는 것’은 가장 무의미한 행위다. -오마에 겐이치, 《난문쾌답》에서 이제 다시 새해가 되려면 한 달 남짓 남았다. 뭔가 새로운 결심과 계획이 뒤따르긴 하겠지만, 결심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 소위 병가에서 쓰는 제일 하수다. 예전에 물류회사 다닐 때 사장님이 늘 하시던, 우리 회사 물류의 강점 세 가지가 떠오른다. 우리에겐 1) 인프라가 있습니다. 2) 사람이 있습니다. 3) 시스템이 있습니다. 세상 살면서 이 세 가지 강점으로 이현령 비현령 잘도 쓰고 다닌다. ^^ 위 세가지의 결론은 실행. 2022. 11. 28.
세계적 작가들이 전하는 글쓰기 조언 47개 누구도 좋은 책을 읽으며 자살하지 않는다. 하지만 좋은 책을 쓰면서는 많은 이들이 자살했다. (로버트 번) 캐릭터가 스타일이다. 나쁘고 잘 다듬어지지 않은 캐릭터에선 좋은 스타일이 나올 수가 없다. (노먼 메일러) 없애는 건, 남아 있는 걸 응축시킨다. (트레이시 세발리에) 다른 출판물에서 익숙하게 본 비유나 직유, 상징을 절대 사용하지 마라. (조지 오웰) 캐릭터는 작가가 창조하는 게 아니다. 원래 존재하고 있었는데, 발견되는 것이다. (엘리자베스 보웬) 다 완성하기 전까진, 절대 이렇게 이렇게 쓸거야 남에게 말하지 마라. (마리오 푸조) 우울하지 않으면, 당신은 진지한 작가가 될 수 없다. (커트 보네거트) 언어 사용은 우리가 죽음과 침묵에 맞서 싸우게 할만한 유일한 것이다. (조이스 캐롤 오츠) 영.. 2022. 11. 28.
정년까지 롱런하는 인재들의 특징 5가지 1. 나이로 대접받기보다 조직에 도움이 되는 사람 현역으로 롱런하는 사람들의 첫 번째 특징은 나이로 권위를 세우지 않는 사람이다. 나이에 신경쓰기보다는 회사에 필요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초점을 두고 회사와 동료 후배들에게 무엇으로 기여할 수 있는지를 생각한다. 연기자 이순재씨는 ‘나이 먹었다고 주저 앉아서 어른 행세하고 대우받으려 하면 늙어버리는 것이다’라고 말하며 나이의 권위를 세우기 보다 주어진 배역과 작품에 몰입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웃기는 연기도 마다하지 않으며 꽃할배에서는 어느 누구보다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의 나이 여든이다. 2. 일에 대한 나만의 철학이 있는 사람 회사에서 올인하다가 막상 팀장이나 임원 승진이 안될 때 모든 걸 바친 나를 조직이 몰라주는가 하는 생각에 불만.. 2022. 11. 28.
우리시대의 역설 / 제프 딕슨 당시 호주 최대 항공사인 콴타스항공의 경영자 제프 딕슨이 1999년 미국 콜로라도주 리틀턴의 콜럼바인 고교에서 벌어진 총기난사사건을 접한 뒤 인터넷에 쓴 시라고 하는데, 여전히 울림을 주는 글이다. 우리나라 어느 항공사 오너일가에서는 절대로 나올 수 없는 글. 건물은 높아졌지만 인격은 더 작아졌다. 고속도로는 넓어졌지만 시야는 더 좁아졌다. 소비는 많아졌지만 더 가난해지고 더 많은 물건을 사지만 기쁨은 줄어들었다. 집은 더 커졌지만 가족은 더 적어졌다. 더 편리해졌지만 시간은 더 없다. 학력은 높아졌지만 상식은 부족하고 지식은 많아졌지만 판단력은 모자라다. 전문가들은 늘어났지만 문제는 더 많아졌고 약은 많아졌지만 건강은 더 나빠졌다. 너무 분별없이 소비하고 너무 적게 웃고 너무 빨리 운전하고 너무 성급히.. 2022. 11. 27.
서민들의 소망 - 집 서민들에게 유토피아, 공산주의 미래 국가, 새로운 예루살렘, 심지어는 머나먼 행성까지도 약속되었지만, 그가 원한 것은 단 하나, 마당이 딸린 집일 뿐이다. 《주택, 시장보다 국가》, 문수현 p.9 영국의 목사이자 20세기에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는 길버트 키스 체스터턴G.K.Chersterton의 말이다. 반박불가다. 집은, 지구에서 태평양이 가장 큰 바다인 것처럼 우리가 사고파는 재화 중 가장 비싸며, 심지어는 수입이 불가능한 '부동'의 재산이다. 우리는 공룡 이빨에 낀 찌꺼기 처럼, 아파트 차창에 끼어 살더라도 내집을 원한다. 꽤 단순하고 작은 소망일텐데 머리하나 가로 뉘여 편하게 살 집을 구하는 것은 일생의 꿈이어야 가능한 게 요즘 세상이다. 2022. 11. 26.
역사책 읽을 때 유의할 점 우리나라의 역사관련 서적을 볼 때, 피해야할 유사역사학자들을 알아두거나 사관을 이 기회에 익혀두면 좋을 것 같아서 요약해 둔다. 먼저 유사역사학자다. 백지원. , , 을 쓴 재미교포 출신 사이비 저술가다. 대부분 1차사료에 대한 근거가 전무하고, 2차사료를 제시하거나 즐겨읽던 소설을 사실인줄 알고 쓴다. 대표적으로는 이순신을 까고, 원균을 높이며, 박정희와 유신을 높이고, 여성혐오적 발언을 한다. 김대령. 기독교 우파 목사며, 김대오라고도 알려진 분이다. , 을 썼으며, 5.18 최고전문가라 자신하는데, 왜곡의 수위가 너무 높다. 5.18왜곡의 진원지라 봐도 무방하다. 필명은 '역사학도' 또는 '샤론의 필객'이며, 5.18관련 단체에 기소되었지만, 미국으로 도피하여 기소중지된 상태다. 미국에서는 Dani.. 2022. 1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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