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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읽은 <살롱 문화>를 보며, 18, 19 세기 유럽을 견인한 프랑스의 강한 문화의 힘을 생각해 봤다.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던 부분인데, 유명 사상가들과 문인들이 한 자리에 모여 생각을 나누고 문화의 꽃을 피웠다는 게 한없이 부러웠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우리나라도 세기말에 천리안, 하이텔, 나우누리, 유니텔 등과 같은 PC통신 문화가 자리를 잡았었고, 아이러브스쿨, 싸이월드 감성이 그 지위를 갖더니, 그것이 2000년대 초반 한때 '아고라'라는 토론의 장이 만들어졌었고, 시민의식 고양에 좀처럼 활기를 띄는가 싶더니, '미네르바' 사건으로 정점을 찍었고, 서서히 역사의 뒤안길로 들어가 오늘날에는 그저 청와대 청원게시판의 '원형'으로만 남게 된다. 물론 전후하여 유구한 커뮤니티 사이트들이 생겨나고 여러 고수들이 여전히 활동하고 있더라지만, 내게는 소심하게도 이 블로그 활동이 그나마 소박하게 위안이 되는 '살롱 공간'이 아닐까 싶어서 이렇게 (억지로) 연결지어 본다.
단편적으로 주고 받는 댓글만으로도 생각을 나누고, 긍/부정을 내비치고 수정하고, 끊임없이 교정해 가기를 반복한다. (누가 봐주겠다고..) 그러면서 글은 다듬어지고 나도 한 뼘 성장하는 그런 공간이 되는 것이겠지 하며 위안을 삼는다. 오늘도 애써 찾아와 댓글과 공감을 눌러주시는 이웃들께 감사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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