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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ING/시·에세이8

[북리뷰] 최소한의 이웃 허지웅의 에세이, 인간이기에 지켜야할 최소한 예의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TV에서 볼때는 다릴 꼬고 거침없이 자기 의견을 말하는 거만한 한량처럼 보였었는데, 그가 바라보는 세상의 많은 불합리와 부조리를 에밀졸라 처럼 고발하는 감미로운 이야기들이 인상적이었다. 처음엔 출퇴근, 산책길에 오디오로 듣기시작했더랬는데, 짧은 이야기들이 제목도 없이 공백 3 줄로 나뉘어지는 단상들의 모음이라 참으로 두서없다 싶었다. 그리고 이후부터는 텍스트를 눈으로 따라가며 보니, 비로소 저자의 따뜻한 인권 감수성이 보였다. 살아돌아와서 그런 건가? 완전 딴 사람이 된 건가? 종교에 귀의해 변화하는 게 이런 건가 싶게 말이다. 다이제스트식 지식도 많이 제공하는 듯하고, 아는 이야기인데도 저자 특유의 입담에 홀려 재밌게 보기도 .. 2022. 12. 2.
[북리뷰] 한 여자 이 책은 작가, 아니 에르노의 어머니에 대한 에세이다. 그만한 세대의 여성들이 보편적으로 가졌음직한, 그러나 치매로 어머니를 잃게된 사연이 남다르게 차분히 담긴 기록물이다. 읽노라니 공감되고, 다른 문화지만 80년대 치고는 좀 세련됐달까, 그러나 지금 한국현실에서도 찾아봄직한 내용이라 잔잔한 감동과 공감을 불러온다. 딸이 바라본 엄마에 대한 미세하게 도드라지는 표현들이 자잘하게 드러나 있다. 그녀는 나를 통해 배움에 대한 열망을 추구했다. 저녁이면 식탁에서, 학교에 대한, 그리고 학교에서 교사들이 뭘 가르쳤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시켰다. 이 이야기는 시사점이 있다. 이 어머니는 자신의 학력이 짧음을 감수 하면서도 기꺼이 자녀가 학교에서 배워 온 것에 대해 식탁에서 앉혀 물어보는 지혜로운 엄마다. 우리는 어.. 2022. 11. 16.
[북리뷰] 혼자서 본 영화 는 여성학자 정희진이 보고느낀 영화 비평서이다. 페미니즘의 시선으로 바라본 감수성이란 게, 도데체 남성으로서는 알길이 없고, 감히 흉내낼 수 없을 내공이다. 나도 때론 그만큼 민감하게 영화와 이야기를 하고 싶지만, 영화가 내게 말을 잘 걸어주지 않는다. "너는 남자라서 모른다"고. 그것은 정희진의 말마따나 남성 시스템에 길들여지고, 가부장적 이데올로기에 경도되어 있기때문이랄 수 있겠다. 이 책에서 소개되는 영화 중 일부는 아예 그 어디에서도 구해서 보기가 힘든 독립영화, 여성주의 영화, 난민영화가 있다. 대부분은 잘 알려지지 않은 탓도 있겠지만, 개봉한 지도 10년이상이 지난 것들이다. 개중에는 나도 이나 등을 찾아 보게 되었다. 앞으로도 여기에 소개된 영화를 천천히 보며 공감하게 되지 않을지 기대해 본.. 2022. 11. 9.
[북리뷰] 1리터의 눈물 후기 1리터의 눈물 키토아야 지음, 한성례 옮김 이덴슬리벨, 2006 중학생때 척수소뇌변성증이라는 병에 걸린 키토아야는 퇴행성 근육 수축으로 인해 나날이 반경이 좁아지는 자신을 흐느끼며 일기를 써간다. 행동반경이 좁아진 탓인지 자신이 무슨 욕구를 가지고 있는지도 잘 모른다. 그래도 뭔가 해보고싶다. 하고 싶어서 견딜 수가 없다. 전혀 움직일 수 없는 나, 남들이친절을 베풀면 받으면서도 내 자신이 싫어서 견딜 수가 없다. (66) 이책은 키토아야가 재활의 목적으로 시작한 일기 글을 모아 그의 어머니가 펴낸 책으로 우리에겐 일본 드라마 로 더 알려지게 된 계기가 됐다. 아무 정보 없이 책을 집었기에, 사실 소설일거라는 기대에, 이렇게 무겁고 슬픈 수필일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그럼에도 쉽게 덮어버릴 수 없었던 것.. 2018. 3. 24.
[북리뷰] 굿 바이쇼핑 이 책은 한 여성 저널리스트가 1년동안 소비를 하지 않겠다는 결심을 작정하고 써내려 간 일기형식의 보고서다. 여기서의 소비라 함은 절대적으로 필요한 생계형 소비를 제외한 소비다. 도시의 욕망이 뉴욕의 여성에게 부추기는 소비에 대한 유혹이 얼마나 강렬한지, 가벼운 소비에 대한 결정에도 저자는 고민을 거듭하는 사고의 과정을 진지하게 그려나간다. "단 한 번도 케인스가 말한 '억압된 요구'가 흘러넘친 적이 없었다. 오히려 그 문턱에 멈춰 서서 견딜 수 없이 불안한 어린아이의 상태에 놓여 있었다. 문 여는 법을 알 때까지 기다리면서. 무엇을 원할 것인지 알 때까지 기다리면서."(p.143) 소비에 대한 일관된 의견을 기대한다면 기대에 못미치겠지만, 소비에 대한 사회적 책임이 개인의 인생에 어떤 변화를 가져다 주.. 2013. 6. 23.
[북리뷰] 행복한 사람은 쇼핑을 하지 않는다. 부제 : 우울 사회의 소비 심리학 이런 감정이 드는 이유는 내가 타인에 대해 기대하는 것과 타인이 실제로 나에게 반응(효과)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품과 서비스는 시장에서 거래되는 것이고 이미 내가 얻을 수 있는 효과를 알 고 있으므로 거의 기대에서 어긋나지 않는다.(p.35) 대표적인 것이 영화, 만화, 애니메이션, 게임, 음악, 연극, 소설과 같은 콘텐츠이다. 월드컵, 올림픽, 프로야구등의 스포츠도 여기에 속한다. 만일 상업주의가 이런 비일상을 위한 상품과 서비스를 준비해 놓지 않았다면 아마 우리는 여전히 때가 되면 교회나 절이나, 동네 어귀 큰 나무 주위에 모여서나 일상의 어려움을 잠시 잊는 비일상을 맛보고 있었을지도 모른다.(p.45) 책을 읽어 성공하면 경쟁에서 뒤떨어진다는 .. 2013. 6. 14.
[북리뷰] 위험한 독서 제목이 독특한 시집을 골랐다. 시로부터 함축적인 언어의 향미를 느끼고 싶어 들었는데, 역시나 잘 한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읽으면서 빵 터진 시도 있었다. 다음을 보자. 숙박계의 현대시사 화양리에는 여관 아줌마만 모르는 / 현대시사가 있었다 / 여관에서, 아니 여인숙에서 / 하룻밤 자는 데도 / 이름과 주소를 기록하여야 했던 / 궁색한 실록의 시절 / 뒤통수치던 출석부를 닮았던 / 검은 표지의 명부에 / 그 해 여름 몇 줄씩 사초를 필사했다 / 시선을 둘 데 없어 / 안절부절못하는 여자를 등지고 / 신경림, 최승자를 적고 / 욕실 속 샤워하는 그림자를 짐작하며 / 정현종, 김승희를 갈기고 / 내 어꺠를 잡고 낄낄대는 여자의 교정을 받아 / 황지우, 김혜순을 기입하기도 했는데 / 막상 숙박계를 펼치면.. 2012. 2. 29.
[북리뷰] 문학의 숲을 거닐다 이 책은 서강대 영문학과 장영희 교수의 문학 에세이다. 이미 오래 전에 고전의 숲이라는 필제로 조선일보에 실어졌던 것들을 편집하여 한 권의 단행본으로 나온 것이다. 가끔 조선일보 Book 섹션을 보다가 내가 일찍이 접하지 못한 고전 문학 작품에 대한 기사를 흥미롭게 보아왔던 터였는데, 우연찮게 직장 동료로부터 이 책을 권유 받고 읽게 되었다. 이 책은 문학의 사회 윤리적 순기능이 발효되어 나온 결과물이다. 문학을 읽노라면 비윤리적 행위와 옳지 않은 방법을 통해 일신의 안위만을 찾고자 하는 속된 인간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문학작품은 종교가 일깨우지 못했던 많은 설교를 대신하여 미드라쉬와 같은 이야기를 통해 우리 삶을 돌아보게 하며, 더 나아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를 가르쳐 주고 있다고.. 2009. 6.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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