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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KING/독서 단상

역사책 읽을 때 유의할 점

by 체리그루브 2022. 1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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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역사관련 서적을 볼 때, 피해야할 유사역사학자들을 알아두거나 사관을 이 기회에 익혀두면 좋을 것 같아서 요약해 둔다.

먼저 유사역사학자다.

백지원. <조일전쟁>, <왕을 참하라>, <고려왕조실록>을 쓴 재미교포 출신 사이비 저술가다. 대부분 1차사료에 대한 근거가 전무하고, 2차사료를 제시하거나 즐겨읽던 소설을 사실인줄 알고 쓴다. 대표적으로는 이순신을 까고, 원균을 높이며, 박정희와 유신을 높이고, 여성혐오적 발언을 한다.

김대령. 기독교 우파 목사며, 김대오라고도 알려진 분이다. <역사로서의 5.18>, <임을 위한 행진곡>을 썼으며, 5.18 최고전문가라 자신하는데, 왜곡의 수위가 너무 높다. 5.18왜곡의 진원지라 봐도 무방하다. 필명은 '역사학도' 또는 '샤론의 필객'이며, 5.18관련 단체에 기소되었지만, 미국으로 도피하여 기소중지된 상태다. 미국에서는 Daniel Kim이란 이름으로 목회활동을 하고 있으며, 얼마전 <문재인의 5.18 눈물로 뒤집힌 광주사태>라는 책을 아마존 도서로 등록해 놓았다고 한다. 스스로 의로운 전쟁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이덕일. 독립운동 전공 역사학자다. 그런데 그의 저서를 보면 2000년 한국 역사 전반을 아우르고 있다. 정조 독살설의 유력한 유포자로 알고 있는데, 사실 원 주창자는 따로 있다. 그의 책을 읽으며 몰랐던 역사에 관심을 가져왔었다. 일단 재미있으니깐. 특히 <정약용과 그의 형제들1,2>은 가슴뜨겁게 읽었고, <당쟁으로 보는 조선 역사> 도 유익했다. 그러나 고대사 및 조선사 분야의 전문가로 신뢰할 수 인물은 아니라는 결론이다. <우리역사 수수께기 1,2>를 통해 알게된 "왜인 한반도 남부 지배설"도 그의 책을 통해 알게 된 것인데, 비판받는 여러부분 중 하나다. 그가 대중역사학자로서 인기가 많고, 책장에는 아직도 <조선왕 독살사건>이 꽂혀 있지만, 학계의 공인된 설이 아니라는 점은 유의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냥 한국의 시오노 나나미 정도?

김상태. 재야사학자이며, 2012년에 등장했다. 서울대 수학과를 나왔으나 후에 역사적 관심을 갖게된 분이고, "주류강단학자들은 식민학자들"이라고 하는 식의 그릇된 정의감을 지닌 분이시다. 이분의 비판 대상은 주류강단 뿐만 아니라 환단고기신봉자를 포함한다(모두까기). 그러나 그의 이론은 기존 학계에서 선입견과 편견에 기인한다는 측면에서 비판 받고 있다. 그의 영향이라 한다면 어려운 고대사 관련 책들을 대중화 한 것이라 하겠다. 저서로는 <한국고대사와 그 역적들>, <도올 김용옥 비판>이 있다.

문정창. 친일행적이력이 있으신 분이고 군수도 지낸 이력에, 대륙백제설과 가야와 수메르 문명의 유사성을 주장한 분이다. 이덕일도 이분을 존경한단다. 환단고기신봉자들의 정신적 지주이며, 문씨나 그를 따르는 이들의 주장은 "식민사학이 주류이다 보니, 자신들이 참역사를 밝히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오히려 친일전력을 덮는 데에 급급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는다. 그는 1976년 임승국, 박창암, 유봉영, 이유립과 함께 '국사찾기협의회'를 조직하고 70년후반에 <환단고기>를 내놓는다.

이제 다양한 한국사의 사관을 살펴보자.

식민사관
지배국가 식민지를 정신적으로 굴복하게 만들기 위해 악의적으로 왜곡한 역사라고 한다. 대표적으로 식민지 수혜론을 들 수 있지만 이는 노인회관용이고, "일본과 조선은 같은 뿌리"라는 일선동조론, "한국 역사가 정체되었다"는 정체성론, "조선인은 항상 분열하고 당파싸움만 한다"는 당파성론, 자본주의 맹아론, 식민지수탈론, 영웅죽이기 등이 해당한다. 이런 사관을 이끌어간 사람들은 일제강점기 민족주의 사학자 계통보다 이병도를 위시한 실증주의 계통이 주류를 이뤘다. 왜냐하면, 민족주의 사학자들은 독립운동하느라 강단에서 가르치고 연구할 시간이 없었던 것 같다. 이런 사관의 문제점은 역시나 한국인들에게 식민지 수준의 열등감을 갖게 만드려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고, 또 반대로는 어떤이의 주장이 위에 열거된 이론과 맥을 같이 한다면, 억지 비난하는 형태도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그저 마음을 굳게하여 듣고, 성향을 분류하면 될 뿐인데 말이다.

민족사학
식민사관에 대항하여 민족의 우수성과 한국사의 주체적 발전을 강조하는 사관으로 형성됐다. 단채 신채호 이래 독립운동기 학자들과 20세기 중반 군사정권의 국민만들기에 동원된 학자들로 양분된다. 신채호의 <조선사연구>, <조선상고사>와 박은식의 <한국통사>와 <한국독립운동지혈사>로 정립됐다. '국사찾기협의회'를 통해 1979년 <환단고기>를 출간했으나, 남과 북 역사학계에서는 위서로 판명했고, 중국 동북공정의 단골입방아로 오르내리며, 역사학계 위신에 똥칠을 하고 있다. 그외에도 수많은 위서가 존재한다.

대륙사관
한민족은 예부터 반도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중국대륙까지 영토를 넓혔다고 주장하는 사관이다. 이들은 일제강점기 반도사관에 한국역사가 왜곡되었기 때문에 이를 극복해야한다고 주장한다. 이 이론에는 대륙삼국설, 대륙고려설, 대륙조선설이 모두 학술적으로 근거자료가 부족하고, 모두 문서에 근거한 글자 짜맞추기 형태라는 게 일반적이다. 대륙조선설이 압권인데, 그냥 우리나라는 역사가 없다라고 주장한다.

위의 여러 사관들을 종합해 보면, 역사를 인식하는 과정에는 다양한 관점들이 존재하며, 이들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여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더 강하게 들었다. 특별히 유사역사학에 대한 좀더 높은 분별이 있어야 할 것같다. 유사역사학은 민족주의나 선민사상이 열등감과 결합되고 심화되어 나온 역사이단결과물이다. 나치 옹호론자들에게서 나온 높은 민족적 영웅사상을 떠 받쳐주었던 것으로, 히틀러를 만들어내고 온 유럽을 뒤집어 엎어놓고야 진정될 수 있게된 데에 따른 역사반성도 겨우 반세기가 지났다. 국뽕이니하는 민족주의를 경계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예전에는 EBS<역사특강>, KBS<역사스페셜> 등에 방영되어 이런 유사역사학의 내용이 무분별하게 방송되거나, 학계에서 검증받지 못한 내용들이 설명되기도 했다. 이런 사이비 역사학의 유익은 기실 교육, 무예, 종교, 현대사 등과 결부되어 왜곡된 전통성을 부여하며 상업적 용도로도 활용되기도 한다. 요즘엔 뛰어난 유투브와 영상 폅집술이 더해져 사람들에게 가십성으로도 많이 유포되고 있는 실정이다.

아는분이 조선대륙설에 관심이 많은 것 같아, 유투브를 보게 되었다. 우리나라가 실은 삼국에서부터 넓게는 조선 때까지 중국에 있었다는 학설이다. 대표적으로 정용석, 이중재, 김종윤이 있다. 이분들이 지명을 아무데나 갖다붙이고 후속 조치가 없어놔서, 그 가정을 받아들이고 읽다보면 한반도에 침입해 온 외국군의 행군로가 트위스트 추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이분들과 지지자들은 각기 주장들도 천차만별이긴 한데, '식민사관'에 맞선다는 공동 대의명분(?)때문에 그런지 서로 적당히 존중하며 지내는 것같다. 내용을 한참 보다가 안되겠다 싶어, 좀더 넓고 큰 의미에서 한국사를 바라보는 관점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덕분에 다양한 조사를 하면서 검토하였다. 역시나 너무 깊이 관여하시는 것은 정신건강에 이롭지 못하다는 것을 꼭 말씀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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