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역사에서 유명한 여인들이라면, 당나라 측천무후, 청나라의 서태후가 떠오른다. 조선에서는 문정왕후가 있었다. 동생 윤원형의 첩 정난정과 죽이 맞아, 온갖 권력형 비리를 일심으며, 정적들을 쳐 나간다. 문정왕후의 묘가 태릉이다. 맞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국가대표 선수들이 훈련하던 그곳 태릉선수촌. 잊지 못할 것 같다. 조광조는 가짜공신을 가려내자는 제안을 해, 문정왕후와 정난정을 위기로 몰아넣었지만 끝내 기묘사화로 역풍을 맞아 형장의 이슬이 된다.
이들 외척세력은 대윤 소윤으로 나뉘는데, 중종의 후사로, 장경왕후의 아들(인종)의 외삼촌 윤임을 따르던 이들을 대윤, 문정왕후의 아들 경원대군(후에 명종)의 외삼촌 윤원형을 따르던 이들을 소윤이라 부른다. 인종은 즉위 후 채 1년도 되기 전에 죽게 되고, 명종이 즉위하면서 대윤세력은 소윤 세력에 의해 숙청을 당한다. 바야흐로 그들만의 세상이 되었다. 명종 20년 문정왕후가 죽자, 윤원형은 유배가고 정난정은 본부인 김씨의 독살 혐의로 고발 당하자 자살한다. 그러자 윤원형도 따라 죽는다. 문정왕후와 정난정은 훈구 정치의 종착점이었다.
기묘사화는 또 얼마나 기이한지 그 내용이 자체가 판타지 가짜뉴스였다. 중종 14년 되던 해, 궁녀 하나가 주은 낙엽에 벌레가 갉아먹은 흔적이 '주초위왕'이라는 글이었다는 것. 즉, '주'와 '초'를 합하면, '조', 즉 조광조가 역모를 꾸민다는 하늘의 계시란 것이다. 허구헌날 사림파를 못쫓아내 안달인 훈구 세력들의 가짜뉴스를 끊임없이 생산해 냈고, 그렇게 기묘사화는 촉발된 것이다.
예전에 읽었던 임꺽정도 따지고 보면, 이때의 시대적 배경이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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