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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가 얼마나 화려한 귀족문화를 가졌는지 보여주는 단면으로 술 주전자를 들 수 있다. 청자상감모단당초문표형주자. 국보 116호. 당시 귀족의 사치스런 생활이 엿보인다. 반면 사대부의 나라 조선은 비교적 검소한 편이다. 대부분의 유물에서 이처럼 화려함보다는 민무늬 백자, 밥그릇류가 다수 발견되기 때문이다.
고려 때보다는 꽤 살만한 하향평준화가 이뤄진 게 아닌가 한다. 진짜 그럴까? 알 수는 없는 부분이지만, 사대부의 나라는 검약을 소중히 여겨, 아마 가능하지 않았을까 싶다. 박지원의 <양반전>글이 다소 해학이 있다곤 치지만, 결코 거짓만은 아닐 것이다.
무릇 양반은 날마다 새벽에 일어나 정갈한 자세로 책을 읽어야 하고, 굶주림과 추위를 참고 이를 드러내서는 안 되며, 가난함을 입 밖에 내서도 안 된다. 손에 돈을 쥐지 않으며 물건 값을 물어서도 안 되고 먹을 때 상스럽지 않아야 한다. 아내를 때리거나 노비에게 욕을 해서는 안 되고, 짐승에게도 그 주인이 기분 상할 욕을 해서는 안 된다. 노름을 하면 안 되고 고기를 먹어서는 안 되며 무당이나 중을 불러 제사를 올려서도 안 된다.
- 박지원의 <양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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