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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록에 정도전과 무학대사에 대한 표현이 폄하되어, "역적"과 "필부"로 표현되어 있다는 글을 본 적 있다.
그나마 정도전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져서 다행히 요즘엔 혁명적 개국공신이자 조선의 설계자로 인식되고 있다. 이는 태종 이방원이 이들을 역사에서 지우고자 했던 노력의 일환일 거라 생각한다. 승자논리의 역사에서, 후대의 패자복원의 역사를 가미한 덕분에 가능한 것이었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다"라는 명제에 따라 거꾸로 따져보는 생각들도 앞으로는 한 번씩 하지 않을까 싶다. 그러자니, 정사에는 어떻게 쓰였고 야사는 뭐라 하는지 따져 볼 필요는 있겠다.
한편, 삼봉은 조선을 불교의 기반이 아닌 유교의 기반 위에 새우고자 억불정책을 실행했는데, 그렇다고 불교를 아예 사라지게 한 것은 아니었다. 당시 정도전의 불교에 대한 생각을 들어보자.
이것은 사람과 만물이 모두 천지의 기氣로써 생기는 까닭이다. 그러므로 기가 성하면 일시에 늘어나고 기가 쇠하면 일시에 줄어듦이 분명하다. 그러므로 나는 불씨(석가모니)의 윤회설이 너무나도 세상을 현혹하는 것에 분개하여, 깊게는 천지의 조화에 근본하고, 밝게는 사람과 만물의 생성生成에 징험하여 이와 같은 설을 얻었으니……
《불씨잡변佛氏雜辨》
불교가 혹세무민 한다는 논리가, 프로이트나 마르크스의 기독교 비판과 비슷해서 놀랐다. 종교를 인민의 아편이라고 한 막스의 이야기와 비슷하다고 보여서 이다. 그런데 윤회 사상은 동양 기저에 깔린 사상이 아었던가? 정말 유교는 거기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던 건가? 새삼 궁금해 지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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