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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ING/자기계발

[북리뷰] 메모 독서법

by 체리그루브 2022. 1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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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저의 독서에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책을 읽고 나서 일주일만 지나도 내용이 기억나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좋은 책을 읽어도 금방 기억에서 사라지니 삶에 도움이 되지 않았죠. 책을 사기 위해서는 돈을 써야 하고, 책을 읽기 위해서는 시간을 써야 합니다. 돈과 시간을 투자해 책을 읽는데 남는 것이 별로 없으니 왜 책을 읽고 있는지 회의감이 들었습니다.


14세기 이탈리아의 시인이자 인문주의자였던 페트라르카는 《나의 비밀》 에서 자신의 책 읽기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는다. 또한 철학자인 몽테뉴는 《수상록》 에서 자신을 건망증이 심한 독자로 소개하는데, "나는 글을 좀 읽었다고는 하지만, 기억력은 아주 약한 사람이다."라고 했다.

모티머 J. 애들러는 《독서의 기술》 에서 읽는 행위에는 언제, 어떠한 행위에나 어느 정도의 적극성이 있다고 말한다. 적극성이 높은 독서일수록 좋은 독서라고 말합니다. 적극적인 독서의 핵심은 질문이다. 책을 읽으면서 질문을 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책을 읽으며 반드시 고민해야 하는 것은 다음과 같아야 한다.

  • 저자는 왜 이책을 썼는가?
  • 저자가 전하고자 하는 핵심 주장은 무엇인가?
  • 그 핵심 주장의 근거는 무엇인가?
  • 저자가 말하는 내용은 진실한가?
  • 저자의 이야기 속에 숨겨진 의도는 무엇인가?
  • 저자가 말하려는 내용은 어떤 가치가 있는가?

위의 질문에 답을 줄 수 있는 문장을 찾으면 밑줄을 쳐야 한다. 밑줄 치기는 저자가 전하고 싶은 내용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던진 질문의 답을 찾는 과정이다.

그리고 또 저자가 중요하다고 강조하지 않은 것들 중에서도 나에게 도움이 되는 내용은 없는지 질문해야 한다.

  • 내가 가진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내용은 무엇인가?
  • 나의 관심사와 관련된 내용이 있는가?
  • 새롭게 얻은 지식은 무엇인가?
  • 내 생각과 다르거나 나를 불편하게 만드는 내용이 있는가?
  • 내 삶을 변화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내용이 있는가?

이밖에도 그 자체로도 멋진 문장을 발견하면 밑줄을 친다. ‘어떻게 이런 표현을 했을까’ 감탄이 나오게 하는 문장, 나중에 인용하고 싶은 문장을 발견하면 꼭 밑줄을 친다. 독서 노트에 옮겨 적어 모아두면 글쓰기에 활용할 수 있다고 하는데, 그럴때에는 반드시 자신의 메모와 원글이 섞이지 않게 출전을 명기할 것을 주문한다. (그러나 밀리의 서재 책은 출전을 써 넣는 게 불가능하다는 사실 ㅠㅠ, PDF책은 가능.. 그러나 역시 밑줄은 칠 수 없다는 아쉬움.)

이런 회의가 들 수 있다. ‘독서 노트를 쓸 시간에 차라리 다른 책을 한 권 더 읽는 게 좋지 않을까?’,  ‘굳이 시간을 들여 책의 문장을 필사하고, 생각을 적는 게 효율적인 일일까?’ 그러나 반복 학습은 공부한 것을 기억에 오래 남기기 위한 좋은 방법이다.

마음에 드는 문장에 밑줄을 치고, 독서 노트에 천천히 옮겨 적으며 느리게 읽어보세요. ... 밑줄 친 문장을 노트에 옮겨 적을 때 머릿속에 머무르는 시간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머릿속에 문장이 머무르며 외부 자극으로 작용하고 나의 반응, 즉 생각을 만들어냅니다.


이반 일리치는 독서에 관한 책 《텍스트의 포도밭》 에서 “배움의 시작은 읽기에 있지만, 그 절정은 묵상에 있다”라며 독서에 있어서 생각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독서 노트는 책 읽기라는 간접 경험을 통해 생각을 축적하는 방법이라고 한다. 생각의 재료가 모이면 재미있는 일이 일어난단다. 축적된 생각들이 서로 충돌하며 연결다고. 정보와 정보가 만나고, 생각과 생각이 만나니 말이다. 

그래서 저자는 자기가 읽은 것을 다시 읽으라 주문한다.

  • 주기적으로 독서 노트를 다시 보는 시간을 가질 것.
  • 독서 노트를 항상 가지고 다니며 자투리 시간이 생길 때마다 꺼내 읽을 것.
  • 독서 노트를 다시 읽으며 인상 깊은 문장에 밑줄을 치고 떠오르는 생각을 메모할 것.
  • 독서 노트를 처음 쓸 때 사이사이에 여백을 주어 독서 노트를 다시 읽을 때 추가 메모를 할 것.
  • 과거에 쓴 독서 노트를 가지고 다니기 힘들면 스캔하여 PDF로 만들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에 넣고 볼 것.

저자는 독서의 도구로 자기만의 기호를 표시하거나, 핵심문장을 적어두면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마인드맵 활용도 책의 내용을 복원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독서 마인드맵은 숲 전체를 내려다보며 그린 지도라는 것이다. 그러나 독서 노트만으로도 충분하다고 한다. 나도 이 부분에 동의하는데, 마인드 맵은 잘 안들여다 보게 된다. 기술 서적을 메모하는 데에는 나름의 덕을 톡톡히 보고있다. 

이렇게 얻어진 글감과 생각들은 내가 원하는 글을 쓰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나탈리 골드버그는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에서 “작가란 결국 자신의 강박 관념에 대해 쓰게 되어 있다”라고 말했다. 작가는 자신을 괴롭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글을 쓰니 말이다. 

저자는 마지막으로 의욕이 앞서서 너무 완벽한 정리를 추구하는 것은 오랜 습관을 형성하는데 도움이 안된다고 조언한다. 공부라는 이중생활은 노트를 만들고 유지하는 것에서 시작될 뿐, 일상생활과는 별도로 흘러가는 타임라인 그 자체이며, 자신의 새로운 가능성을 생각하기 위한 특별한 장소라고 한다.


이 책도 21년 6월 즈음에 본 것 같다. 뒤늦게 요약과 생각을 남기면서 나름의 1년을 돌아다 봤다. 이 책을 읽고 내 스스로 했던 행동은, 밑줄친 문장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툴(프로그램)을 개발해야 겠다는 결심이 했다는 것이다. 언젠가 블로그를 통해 소개할 수 있을는지는 모르겠지만, 프로그램을 완성했고 나름의 성과도 보았다.

밑줄친 문장에 의견을 다는 기능부터, 언제든 꺼내 볼 때, 랜덤하게 문장들이 내게 보여지도록 하는 기능과 키워드를 클릭하면 관련 문장들과 출전이 모두 표현되어 보여지는 나만의 프로그램 말이다. 회사 일과 병행하면서 틈틈히 주말을 이용해 이 프로그램을 만들던 남모르는 시간이 즐거웠었다. 그러다가 그 프로그램이 무용하게 느껴지던 시간이 왔다. '밀리의 서재' 애용하고부터가 아닐까 한다.

밑줄을 치고, 생각을 정리하고 언제든지 꺼내 볼 수 있는 스마트한 도구가 이미 있었다니! 그렇다. 나는 2021년 후반에 밀리를 알았고, 이 책도 밀리로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이후로 대부분의 글에는 출전이 없게 되었다. 무튼, 이책은 이런 면에서 나에게 일대 전환을 준 책이라는 점만 밝혀둔다. 그리고 유익한 독서를 하기에 저자의 질문법이 앞으로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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