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습관에서 중요한 것은 예습 - 수업 - 복습의 패턴을 지키는 것이다. 예습은 수업을 제대로 들을 수 있게 해준다. 복습은 배운 내용을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다. 선생님의 설명을 듣는 것을 넘어 내 머리로 정리하고 저장함으로써 실질적 학습 성과를 거두는 단계라고 할 수 있다.
학습한 내용을 효과적으로 기억하는 방법이 있다. 핵심은 수업이 끝난 직후 5분이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수업 후 5~10분 동안 교과서를 넘기며 훑어보기만 해도 상당 부분 오래 기억에 남는다. 이를 잘 활용하면 시험 기간에 한 시간 이상 공부한 것만큼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인강 공부법
인강도 현장에서 직접 듣는 것처럼 ‘매주 무슨 요일 몇 시부터 몇 시까지’로 정한 후 들어야 제대로 수강할 수 있다. 인강은 동영상이 아니라 ‘강의’다. 재미로 몇 강씩 몰아 들은 후 열심히 공부했다거나 다 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주 위험한 태도다. 아무리 재미있는 수업이라고 해도 그저 남이 설명해주는 것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정도에서 그치면 자기 실력으로 완성될 수 없다. 당연히 다음 강으로 넘어가기 전에 충분한 훈련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러므로 인강을 몰아 듣는 것은 금물이다. 일주일에 두세 개 강좌 정도를 집중하여 학습하고, 철저히 복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인강 학습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부분은 50분 강의를 들었을 뿐인데 듣고 나니 모든 내용을 알겠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인강에는 복습이 필수다. 강의를 들을 때는 이번 한 번만 듣겠다는 마음으로 제대로 듣고, 선생님이 말씀하시는 중요한 부분은 필요에 따라 하지만 가급적 전부 적도록 한다.
완벽한 이해를 위해 화면 속 선생님에게 동일한 설명을 무한 반복시킨다고 해서 뭐라 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해가 될 때까지 반복하면, 암기는 저절로 따라온다. 더불어 배속 기능을 활용하면 내 상황에 맞춰 시간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인강에서 무슨 질문을?” 이렇게 생각할 수 있겠지만 복습을 하다가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반드시 질문을 통해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 오프라인 강의와 비교되는 인강의 단점은 직접 선생님을 대면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스스로 학습하고자 하는 의지가 부족할 경우 중도 포기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인강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모든 서비스를 이용하여 완강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듣기만 하면 성적이 오르는 강의는 없다. 다만, 대부분의 학생이 어려워하는 부분을 쉽게 정리하고 설명해줌으로써 효율적으로 공부하도록 도움을 줄 뿐이다. 즉 강의를 새로 들으면 또 그만큼 자습을 통해 소화해야 하는 분량이 생긴다는 것이다. 그러니 배우는 것뿐만 아니라 익히는 것까지 고려해서 공부 계획을 세워야 한다.
나의 수준과 공부 방법, 내가 취약한 과목 등을 확인하여 나에게 맞는 선생님을 선택해야 한다. 고1, 2의 경우에는 가급적 완강하기를 권한다. 수능까지의 시간이 아직 많이 남았고, 개념을 차근차근 학습해야 하는 시기이므로 조금 더디더라도 꼼꼼하고 완벽하게 수강할 필요가 있다. 사회탐구(특히, 역사), 과학탐구의 개념 강의는 상대적으로 강의 수가 많고, 흐름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방학 기간을 적극 이용한다.
국어공부
공부를 좀 해본 학생이라면 국어를 제대로 공부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안다. ‘국어를 포기했다’는 국포자가 하위권보다 오히려 공부 좀 하는 중상위권 이상에서 많은 이유이기도 하다. 평가에서 필요로 하는 독해력은 글 전반을 모두 꿰뚫는 능력이 아니라 특정 관점에 맞춰 글을 분석하는 능력이다.
일단 매일 교과서의 지문 하나를 학습 목표 중심으로 분석하며 읽는 연습을 시작해보자. 부담스럽지 않은 양을 제대로 된 과정에 따라 읽는 태도가 습관이 되면 좋겠다. 이를 위해서는 지문이 제시된 의도가 무엇인지, 그 목적에 맞춰 읽어나가는 연습을 한다.
시 : 화자가 대상을 어떻게 생각하나
이 공식을 적용해서 시의 화자가 시적 대상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읽어내면 된다. 그리워하는지 좋아하는지 갈망하는지 원망하는지, 어떤 감정인지를 파악하고, 나아가 화자가 누구인지를 찾는다.
소설 : 시점이 주인공을 어떻게 생각하나(=어떤 일이 벌어졌나)
누가 말하고 있는지, 시점을 확인하는 것이 제일 먼저다. 그러고 나서 그 ‘시점’이 소설의 ‘주인공’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어떤 일이 벌어졌다고 말하는지를 읽는다.
교과서는 최고의 집필자들이 지문을 선정한 후 다시 읽기 편하도록 다듬어 정리한 결과물이다. 따라서 교과서에는 정확한 표현과 어휘가 사용된 글, 주제와 핵심이 잘 드러나고 논리 관계가 똑 부러지는 글이 모여 있다. 이런 의미에서 교과서는 최고의 독해 재료다. 이에 비해 수능 기출 지문, 특히 비문학 지문은 내용의 수준이 높아 다소 어렵다. 하지만 글의 흐름, 문장의 구조, 표현의 적절성 면에서는 교과서의 지문과 다르지 않다. 수능 출제 과정에서 읽기 좋게, 주제와 핵심이 잘 드러나게, 표현과 어휘가 정확히 사용되도록 다듬어지기 때문이다.
교과서 수준의 지문이란, 반복해서 지적하였듯이 작가가 말하려고 하는 바가 분명한 글을 말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고등학생에게 교육적으로 적절한 내용이어야 한다.
과학공부
과학, 기술 쪽은 여전히 많은 학생이 어려워하는 분야다. 대부분의 학생이 힘들어하고, 오답률이 높은 문항이 바로 이런 주제의 지문이다. 1, 2학년이라면 평소 사회, 과학 관련 잡지나 도서 등을 자유롭게 읽는 것이 좋은 공부가 된다. 낯선 주제를 접할 기회가 생기고, 범교과적인 여러 소재에 대한 식견이 넓어지기 때문이다. 다만 이 과정은 생소한 주제에 접근하기 어려운 부분을 타파하기 위한 것이니 여기에 긴 시간을 들일 필요는 없다. 일주일에 한두 시간이면 족하다.
내신 시험에 집중하는 1학년부터 수능을 준비하는 3학년까지, 국어 공부의 기본은 당연히 개념을 익히는 것이고, 훌륭한 개념 엔진이 장착되면 눈부신 성과는 덤으로 따라온다.
수학공부
매년 수능 성적 발표 직후 수험생 커뮤니티에는 수학 점수 반영 비율이 낮은 대학, 수학 점수를 반영하지 않는 대학을 찾는 글이 늘어나고 있다. 그만큼 수학 성적은 학교, 학과를 선택하는 데 있어 문과, 이과를 통틀어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학생이 분포되어 있다는 4, 5등급의 원점수가 수학은 36~53점 사이에 넓게 포진되어 있다. 국어, 영어의 4, 5등급에 비해 확연히 낮다. 즉, 수학은 다른 과목에 비해 원점수 대비 높은 등급을 받을 수 있는 과목이며, 포기하지 않고 조금이라도 노력한다면 평균 이상의 점수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수학의 기본기를 다지고자 한다면 어떤 문제집보다 교과서로 먼저 공부해야 한다.
영어공부
수도권 소재 대학의 정원은 14만 명이다. 1등급이 10만 명 수준을 넘을 수 있으므로 여기에 지원하려면 영어 1등급이 필수다. 빈칸 추론, 어휘 추론, 글의 주제, 순서 등 유형별로 연습을 하다 보면 언젠가는 영어가 완성될 수도 있다. 어휘를 공부하다 보면 표제어의 의미는 물론, 예문과 품사, 거기서 파생된 다른 품사 등을 익히게 되어 장기적으로 어법, 독해가 다듬어지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수능 점수와 학교 시험의 점수를 올리겠다는 목적이 있다면 확실하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공부할 필요가 있다.
어법 공부에는 예문 암기가 최선이다. 어법과 예문 암기의 선후는 다를 수 있지만 실제로 영어 잘하는 선배는 대부분 예문을 통째로 외우고 있다.
“영문법 강의 하나로 문법을 완성했는데, 별다른 고민 없이 선택한 강의를 오랜 기간에 걸쳐 여러 번 반복해서 듣고, 노트에 두 개 정도의 예문을 적어 외웠다. 문법이 아니라 예문을 외우니 구문 구조가 한눈에 들어와 이해가 훨씬 빨랐다.” 어법 공부는 독해를 위한 공부다. 정확하고 빠르게 독해를 하기 위해서는 어법이 필수다.
당장 입시가 코앞인 고3에게 수능 영어 점수를 올리는 비법으로 내리는 처방이다. ① 스크립트를 먼저 본 후 ② 스크립트를 보면서 듣고 ③ 완벽하게 들리면 대본을 덮고 듣는다. ④ 이 과정을 반복한다. 동일한 대본을 반복해서 들으며 속도를 점차 높이고, 완전히 익숙해지면 다음으로 넘어간다. 반드시 스크립트가 외워질 때까지 반복해야 하는데, 이 때 외워야 하는 것은 내용이나 문장의 표현 보다는 발음이다.
수시 대응
내신, 수능, 논술을 모두 잘해야만 합격하는 전형은 없다. 모든 입시 전형에는 중심적으로 평가하는 전형 요소가 한 개씩 정해져 있고, 나머지 요소들은 보조적으로 평가된다. 이는 모든 요소에 애매한 경쟁력을 갖고 있는 학생은 모든 전형에서 떨어질 확률이 매우 크고, 한 가지에서라도 확실한 경쟁력을 갖고 있는 학생은 해당 전형으로 다양한 학교에 지원했을 때 전부 합격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뜻이다.
그러니 ‘죽음의 트라이앵글’이니 뭐니 하면서 모든 요소를 탁월하게 키워야만 한다는 부담은 버리자. 결국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요소 하나를 중심적으로 관리하고, 다른 요소들은 전형의 요구에 따라 보조적인 차원에서 키우면 된다. 즉, 흔한 말로 ‘선택과 집중’을 하라는 것이다.
학생부 교과 전형은 교과 중심의 전형이다. 이 전형에서는 주로 내신 시험 점수를 통해 학생을 선발한다. 이때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적용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내신 관리에 강점을 갖는 학생이 도전하면 좋은 전형이다. 또한 학생부 종합 전형은 내신 성적뿐 아니라 성적으로 나타나지 않는 학생의 잠재력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대학의 건립 이념과 모집 단위별 특성에 맞는 학생을 선발하는 전형이다. 성적 그 자체보다 성적의 향상 정도를 통해 발전 가능성을 보고, 다양한 비교과 활동을 통해 자기 주도성, 리더십, 인성, 진로 준비도, 전공 적합성 등을 본다. 일반적으로 1단계에서 서류 100%로 2~4배수를 선발하고, 2단계에서 1단계 점수 50~70%와 면접 비중 30~50%를 반영하여 학생을 선발한다.
재수생과의 정면 대결을 피할 수 있는 기회가 수시에 많이 포진되어 있다. 게다가 수시 모집 인원수가 매년 증가하여 현재는 대입 모집 정원의 66.6%를 차지한다. 이런 기회를 소홀히 여겨서는 안 될 것이다.
미국 카네기멜론대 교수였던 랜디 포시 교수도 자신의 저서 《마지막 강의》에서 간절함과 좌절에 대해 “장벽이 거기 서 있는 것은 가로막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것은 우리가 얼마나 간절히 원하는지 보여줄 기회를 주기 위해 거기에 서 있는 것이었다.”고 강조하였다.
작년 21.06.21에 메모해 둔 것을 이제야 정리했다. 정리하며 다시 읽어보니 새록새록 와닿는다. 딸아이가 내년에 고3이다. 나도 어떤 이유로 이 책을 읽었는지 모르겠지만, 아마도 학부모 입장에서 읽었었더랬는 것 같다. 하지만 최근 주말마다 입시 설명회를 두어차례 좇아 다닌 결과 이 책의 후반부에서 말하는, 수시의 강점과 학종의 매력에 대해, 당시 책만으로는 알 수 없는 것을 몸소 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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