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마더스클럽>은 "녹색어머니회"라는 명칭을 무척 그럴듯하게 포장한 이름이니 만큼 <스카이캐슬> 초등판 삘이 물씬 난다. 대한민국의 학구열이 이렇게만 해외에 내비춰질까 내심 걱정이다.
학군 좋은 동네에서 어머니들끼리 정보를 주고 받으며, 때론 줄서기와 텃세로, 때론 자녀의 학습능력에 따라 서열이 나뉘어지는 웃지못할 광경이 펼쳐진다. 은표(이용원 분)는 사촌의 소개로 이 동네에 이사온 이후로 따돌림을 당한다. 허나 그녀는 일찌기 대학교수 후보에 오를 만큼 공부에 진심이었나 한순간에 기회를 날려버렸고, 아들도 딱히 공부에 흥미를 못느끼는 듯했다. 무엇보다 이동네엔 은표 옛애인 루이를 빼앗아 결혼해 버린 서진하(김규리 분)가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극적인 반전이 생겼다. 은표의 큰아들이 영재라는 사실. 나가는 대회마다 수상한다. 모든 어머니들의 주목을 받으며 은표도 급부상한다. 자연스레 어머니 대표였던 변춘희는 위기에 처한다. 변춘희는 남편이 개업의라곤 하지만, 빛좋은 개살구다. 도박빚에 각종 의료사고로 상황이 안좋다. 변춘희는 애들 학비를 벌기위해 프로포폴 불법 시술을 한다. 그러다가 서진하에게 시술하면서 서로의 관계를 비밀로 한다.
그러다 서진하가 아파트에서 낙상하여 죽게 되는 사고가 난다. 자살이냐 타살이냐를 두고 벌이는 진실공방. 변춘희는 자신의 불법 시술이 들킬까봐 은표가 죽음의 이유라고 허위 소문을 낸다. 하지만 은표의 남편이 담당경찰관. 갑자기 교육 열풍 드라마에서 스릴러 전개되는 희한한 전개에 시청자들은 당혹스러웠다. 계속 봐야하나?
본래 프랑스로 입양되었던 서진하 남편, 루이 브뤼엘(로이 분)은 어린 시절 함께 입양되었던 앙리 브뤼엘(김규리)을 잊지 못한다. 누이 앙리를 사랑했던 루이는 그녀를 닮은 서진아와 결혼한다. 그것은 사실상 은표보다 서진아를 사랑해서 결혼했다기 보다 서진아가 앙리를 닮았기 때문. 결혼 생활은 평탄할 수 없었다. 한참을 그렇게 쇼윈도우 부부로 살아왔건만, 진아는 어느날 앙리와 대화를 주고 받는 루이를 발견하고 배신감에 휩싸이고, 불면증과 격렬한 부부싸움이 잦아진다. 스릴러의 배경은 결국 막장.
이런 사연의 실마리는 코난으로 빙의한 은표에 의해 밝혀지며, 사건은 종결되고 죽음과 관련된 모든 의혹도 사라진다. 그럼에도 몇몇 범죄가 드러나게 되는데 변춘희의 불법시술과, 그 남편의 방조. 그리고 외로운 서진아를 이용해 자신의 뮤즈로 삼으려했던 영화감독의 변태적 사진조작 및 유포행위다. 드라마는 모든 화해 모드로 변화하며 종결된다.
이 드라마에 나오는 실제 소재 사건은, 일베 저장소발 고인모욕 논란 사건이 있고, 아역배우의 고의 성추행 고백 장면은 방송심의 제재까지 받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런저런 논란에도 매 회마다 예측할 수 없는 내용으로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고, 얼굴이 동일한 앙리와 서진아라는 스토리는 경악 그 차체였다. 과연 이런 배경을 그 누가 예측할 수 있었을까? 점 하나 찍었다고 아무도 못 알아볼 다른 새 사람이 되어 나타났다는 막장과 다름 아니니 말이다.
이 드라마가 소재 삼은 것 중, 웃지못할 풍자요소를 꼽아 보자면 다음과 같다.
첫째는 교수 사회의 패악이다. 교수 임용을 앞두고 각종 상납을 강요하는 행위. 거기에 불응할 시 임할 댓가는 가혹하다. 쉽게 삐치고 자기 오만만 가득한 이들에게서 배울 게 무엇일지, 지식보다 인성을 먼저 갖춰야 할 것이 아닐까 하는 교수 사회에 대한 일침을 묘사했다고 본다.
둘째는 엄마들의 과열된 교육열과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아이들의 잘못된 허언증들을 들 수 있겠다. 어른의 기대가 팽창하여 아이를 막다른 길로 내어 모는 꼴이다.
셋째는 제약사와 개업병원의 커넥션이고 불법시술과 조직적인 판매루트를 제공하는 조직폭력배와의 연게. 그 연결고리는 어쩌면 의사들을 쉽게 유혹하는 도박이 아니겠느냐고 조용히 물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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