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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TCHING/드라마

[드라마리뷰] 다모 (茶母)

by 체리그루브 2022. 1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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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기 조선. 역모로 몰락한 집안의 남매는 관군에 쫓기다 헤어진다. 오빠는 동생을 잘 지켜달라는 아버지의 유언을 지키지 못한 것을 늘 마음의 짐으로 갖고 산다. 한편 오라비가 살았는지 죽었는지 알 길이 없던 동생은 관비가 되어, 현감 서자(황보윤)의 몸종이 된다. 그리고 서자가 절간에 들어가 고승으로부터 무술을 수련할 때 함께 무술을 배운다. 후에 현감의 아들(이서진 분)은 좌포청 종사관이 되어 임관하고, 관비 재희는 채옥이란이름으로 좌포청 다모(하지원 분)가 되어 활약한다.

좌포청은 사주전(위조화폐) 수사에 분주했다. 인삼을 고가 매입하는 패거리를 잡아들였으나, 자백이 따르지않아 계책을 낸다. 사주전 패거리의 탈옥을 도와 적의 심장부에 채옥이 잠입하고, 두목 장성백(김민준 분)도 마음을 이끌어 낸다. 그러나 장성백은 이들의 정체를 알아채고, 이간계를 사용하여, 왕이 가장 신임하던 훈련대장을 죽음에 이르게 한다. 이를 계기로 좌포도대장과 종사관은 투옥된다.

사주전 패거리의 수사 책임자는 평소 무관의 공을 노리던 우포청 종사관이자 좌포도대장의 아들(이서진의 라이벌)이 담당하게 되고, 150여명의 체포조를 이끌고 한달음에 적들의 산채에 당도한다. 그러나 산채는 함정이었고, 거의 전멸하기에 이른다. 이를 숨어서 지켜보던 채옥은 다음을 기약하며, 복수를 다짐한다.

채옥은 옥에 갖힌 종사관과 포도대장의 구명을 위해 감히 상감마마에게 접근하나, 왕의 근위대에 의해 무참히 린치당하고, 피를 토하는 호소를 왕에게 전하고서야, 왕은 두 사람의 복직을 허락한다. 출옥한 종사관 황보윤은 인사불성이 된 채옥을 살리기 위해 오래전 떠나왔던 스승을 찾아 떠나고, 오랜 시간 끝에 혈을 풀어 채옥을 살린다.

종사관이 없는 좌포도청은 개점휴업. 보다못한 포도대장은 직접 수사를 지휘한다. 그러던 어느날 사주전을 생산하는 산채가 발견되지만, 이를 먼저 알게된 적들이 산채의 사람들을 몰살하게 만든다. 포도대장과 각 부장들은 이 비밀이 새어나간 것을 기이히 여기고, 내부에 밀정이 있음을 간파한다. 이들의 세력이 단순히 사주전 패거리가 아니라 역모의 세력임을 직감한다. 한편 오랜 시간 자리를 비웠던 황보윤은 채옥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채옥이 장성백을 살려보내려는 한 듯한 얄딱꾸리한 말을 잠꼬대로 한 것을 듣고 혼자 실망, 속이 굉장히 좁았던 듯. 딱 이서진!), 좌포청에 복귀하고 포도대장의 따님과 결혼을 기약한다.


몸을 모두 회복한 채옥은 한 암자에 들려, 부모님의 위폐를 붙잡고 목놓아 운다. 남매의 극적인 재회는 이뤄질 뻔 했지만, 유난히 발 빠른 채옥은 오빠의 외마디도 듣지 못한 채, 한성에 도착한다. 얼마간 자리를 잡는가 싶었더니, 갑자기 장성백을 찾아 복수를 하기 위해 다시 길을 나선다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고). 황해도 산속에 '장성백 누이'라는 도적이 활약한다는 소문을 내며, 장성백을 유인하여 마주한다.

때마침 마치 약속이라도 한듯, 황보윤과 장성백, 채옥은 집결소에서 맞닿트려 칼춤을 추고, 누군가가 쏜 총성으로 패싸움이 촉발 된다. 달아나는 장성백을 뒤쫓는 채옥은, 격투끝에 둘 다 땅 구멍 속 동굴에 갖히는 신세가되고(작가가 무협지 만랩인가 봄), 거기에서 죽일놈 장성백에게 매료된 채옥은 기필코 그를 살려내게 된다. 서로 사랑을 확인한 두 사람은, 아직 남매임을 알지 못한 채로 그렇게 동굴을 빠져나온다.

장성백에 대한 채옥의 사모하는 마음을 확인한 황보윤은, 고심끝에 반역혐의로 채포했던 채옥을 살려 보낸다. 채옥은 훨훨 날아 장성백이 기거하는 산속에 잠입했는데, 거기에서 조직원들의 종용으로 한 여인을 죽이는 장면을 목격한다. 그여인은 ‘다모’라고 사칭된 사람이었다. 죽은이는 사실상 채옥의 정보원 아내. 채옥은 그녀를 엎고 좌포청에 당도한다. 이렇게 된 것이고 보면 채옥도 느낀 게 있었겠지 싶다.

결전의 날을 앞두고 역당의 무리와 좌포청의 긴장은 최고조에 달한다. 각 관청에 대한 방화를 계기로 정권 전복을 꿈꾸는 세력들은 지원군의 협력과 궐 내부의 세력과 도모하기로 되어 있었는데, 하필 지원군이 다름아닌 왜군이었다는 사실을 장성백이 알게 되며, 일은 틀어진다. 장성백은 마음을 고쳐먹고 혁명을 후일로 미룬다. 한편 좌포청은 도성을 선제공격함으로써, 내부의 반란자들을 이끌어내고, 반란세력은 국왕을 인질로 삼아 대치하기에 이른다. 이런 대치상황에서 게임체인저는 단연 채옥의 표창술. 국왕을 살리고, 역모 세력을 진압한다. (아니, 채옥을 어린애 다루듯 린치를 가했던 국왕의 그림자들은 다 어디가고.. 휴가 보냈나?) 국왕은 종사관을 불러 후일 요직에 앉히고자 한다.

채옥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기만히나 있지. 또 뭘 해보겠다고 주인공 분량 뽑나..) 다시 장성백을 찾아 적의 거점을 들이닥친다. 모두 흩어지고 없는 빈 처소. 다만, 왜군의 마취침에 맞아 그 자리에서 정신을 잃고, 역모세력 중 하나인 최도방은 이 일을 그르친 것에 대한 복수로 채옥을 인질 삼아, 종사관 황보윤을 불러낸다. 황보윤은 다음날 채옥을 구하러 해안가로 당도한다. 여러 왜군이 호위하고 최도방은 황보윤의 목숨과 채옥을 맞바꿀 것을 요구한다. 그러나 어디에선가 나타난 장성백이 왜군을 모두 무찌르고 최도방을 위협하는 상황. 채옥을 인질로 위협하는 최도방도 아랑없이 장성백은 날아들고, 이를 막아선 것은 황보윤이었다. 어쩌면 채옥이 위험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최도방은 이 둘의 싸움을 보며, 즐거워한다. 격투 도중 황보윤은 칼을 던져 최도방의 배에 꽂았으나, 최도방이 들고 있던 사금이 모두 바다에 뿌려져 모래와 함께 사라는 장면에서 장성백은 매우 분노하게 되고 (여기도 이해가 안되던 부분중 하나 돈을 그리 사랑했나?), 급기야 황보윤을 죽이기에 이른다. 황보윤은 죽어가며 채옥이 장성백의 여동생 재희라는 사실을 귀뜸한다. 장성백은 순간 무엇에라도 얻어맞은 듯 각성한다. 장성백은 달아나듯 사라지고, 황보윤을 향해 묶인 몸을 이끌고 힘겹게 다가온 채옥은 목놓아 운다.

황보윤의 장례가 장엄하고 비장하게 이루어진다. 채옥은 무슨 생각으로 그처럼 무모하게 행동했을까. 모든 게 후회스러울 뿐이다.

장면은 어느새 장성백을 쫓는 장면으로 바뀌고, 벼랑끝에 몰린 장성백은 채옥과 일전을 벌렸으나, 거의 자결에 가까운 칼을 받아 죽음에 이르고, 채옥에게 “재희”라고 부른다. 채옥은 그제서야 그렇게 찾던 오빠가, 자기가 죽이고자 했던, 한 때 흠모했던 사람 장성백이란 생각에 치를 떨며 뒷걸음질 친다. 장성백은 일이 그렇게 될 줄 알았는지 몰랐는지 채옥을 위협하는 행동을 하게 되고, 총탄과 화살을 받아 최후에 이르고, 채옥은 그런 오빠를 감싸 안으며 총탄과 화살을 같이 받아 죽게 된다. 이렇게 오빠와 동생은 죽음에 이르러서야 한 날 한 장소에 모여, 오누이의 짧은 정을 나눈다.

지난(21년) 여름 휴가기간 동안 다모를 봤다. 고구마 한 통을 삶아 먹은 답답함이 가슴 한켠을 옥죄었다. 주인공들은 왜 죄다 죽여야했던 것이며 (<왕좌의 게임>이여 뭐여~), 남매의 비밀은 왜 죽기 일보직전에야 알게 한 것인지, 작가의 심술궂은 인성이 느껴져, 참으로 안타깝고 열받아서, 모처럼만의 휴가를 스트레스 받으며 보냈다.

그나마 도입부나 중간까지는 괜찮게 흘러갔다. 동굴씬이 나오면서 이상해졌다(이 걸로 2회씩이나 날로 먹어야 했을까?). 빌런은 역시 다모, 채옥이였다. 어떻게 하면, 주인공이 빌런일 수 있을까? 언제든 혼자의 힘만 믿고 제멋대로 행동하고, 적진에 무모하게 드나들다 주변의 수많은 사람들을 숱하게 불행하게 만들었다. 제일불쌍한 사람은 좌포대장의 딸었다. 종사관과 장미빛 미래가 그려졌는가 싶었는데, 왠걸 채옥을 구하러 간다고 하면서는, 그 길로 아예 가버리셨다. 종사관이 장두령에게 칼침 맞아 죽으면서 한다는 말이, "쟤가 니 동생이야" 정도의 속삭임이었는데, 듣는 나도 내 귀가 의심스러울 정도로 상당히 부정확한 발음으로, 피를 머금고 토해낸지라, 그마저도 전달이 안됐을까 싶어 조마조마 했다. 내가 장성백이었으면, 백퍼 못알아 들었을 법!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그때는 맞았는데, 지금은 맞지 않는 정서, 와이어 액션. 초반씬은 와호장룡인 줄 알았다. 하도 대나무를 타고 다니기에, 이후로 중력을 거스르는 수많은 씬은 무협 판타지 빨이 느껴지고, 조선의 적수가 없다던 황보윤 종사관은 허구헌날 다치기만 한다. 마음에 드는 캐릭터는 공공의적 강철중이 빙의한 듯한, 권오중이 맡은 이부장이다. 좋은 추억의 드라마였겠는데, 이정도의 막장 엔딩이라면, 당시도 논란이 많았을 듯 싶다. 생각해 보니, 당시에 내가 엔딩까지는 안봤었던 듯 싶다. 그래서 다시 꺼내 본 게 아닐까? 이제 보고 싶으면, 이 글로써 복습이나 하자. (희한하게도 다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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