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의 발달과 더불어 미디어 종사자들에게는 일대 혼란을 야기하는 춘추전국시대가 도래하게 되었다. 올드 미디어와 DMB, IPTV 같은 신흥 미디어 간의 주도권 싸움에 불이 붙었기 때문이다. 판도의 변화랄까? 그덕에 방송사 대 통신사라는 경쟁 구도가 만들어지게 되고, 미디어 기업의 난립과 과잉투자로 인한 콘텐츠 공급 과잉이 언급되고 있다. 또한 과열 경쟁으로 인해 제작비와 작품구매 가격의 상승, 중소 엔터테인먼트 회사의 도산까지도 우려되는 현실이다.
한미 FTA 체결 후에는 강화된 저작권법으로 인해 미키마우스 법이 적용될 것이고, 심지어는 휘발성 메모리 램에 저장된 데이터까지 저작권을 요구하는 시대가 될지도 모른다. 포털 업계도 이미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저작권자가 요청할 경우 온라인 서비스 제공자(OSP)가 저작권 침해자의 개인정보를 저작권자에게 제공해야 하기 때문이다. 포털과 같은 신흥미디어의 저작권 취약점은 충분히 진통이 예상된다.
방송계의 지각변동은 이미 지상파의 하락을 예고하고 있다. 케이블 TV의 등장과 선전성 성 규제의 부재, 2012년부터 도입되는 디지털 방송에 따른 대책 미흡, 일부 스포츠에 대한 중계권 독점으로 인한 방송사 간의 갈등이 주 요인이다. 여기에 고액 몸값을 요구하는 스타들의 행보는 업친데 덥친 격이다. 이 모든 난항은 결국 광고매출 부진과 제작비 부담의 이중고의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
강력한 포털의 군림은 이미 신문사의 온라인 기사는 종속시켰다. 하지만 검색 순위의 조작으로 인해 여론의 관심사도 조정 받을 수 있는 심각한 취약성이 들어나기도 했다. UCC는 하루 300만건씩 등록되는 데, 일부 UCC는 이미 해외에서 상업적으로 거래되기까지 한다고 하니, 입소문 마케팅의 새로운 소재거리가 되고 있다. 이런 포털의 이면에는 포털의 하청업체로 전란해버린 CP들의 볼멘소리도 나온다.
인터넷에 대한 의존도가 이렇다 보니, IPTV를 선보인 하나로텔레콤(현 SK브로드밴드)과 KT간의 망사업 분쟁도 발생했다. 망사용 점유가 높다는 것이다. 결국 서로 더 많은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다양한 결합 상품들이 개발하여 고지를 점령하는 형국을 초래하고 있다. 이외에도 부상하는 DMB와 방송사로 진출하는 신문사의 반격, 보는 라디오를 통한 라디오의 영역 및 인터넷으로의 확장 등이 소개된다.
이러한 미디어계의 변화를 저자는 "대충돌"로 묘사했다. 제목에 출판사의 마케팅 요소가 다소 들어가긴 했지만, 충돌은 충돌이다. 2009년 중반을 넘긴 지금 시기에서 바라보았을 때, 어떤 변화가 있었는가 돌이켜 보면 방통융합이라 할 수 있겠다. 판도변화는 큰 공룡을 더 큰 공룡이 먹는 수순으로 끝나고, 재편은 어느정도 마무리 된 듯하다. 결국 자본의 논리에 순응된 시장의 결과였다고 본다. 이 책은 미디어의 공공성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는다. 그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하겠다. 요즈음의 최대 화두는 '미디어 법 개정'과 관련된 방송의 공공성 훼손과 정치집단의 여론 조작 의혹인데, 저자가 이 책을 쓸 당시에는 별로 문제가 되지 않은 듯 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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