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지배 음모 스토리의 진지한 육성, 『그림자 정부』의 '미래사회편'은 세계가 음모세력들의 어떠한 도구에 의해 통제될 것인지를 보여 준다. 가령 첩보 위성에 의한 정보 감시 장치인 에셜론 도청 시스템이랄지, 하프(HAARP)라는 기후 조종 및 인간의 심리 조종 기구가 그것인데, 통합된 세계는 그 지배 세력에 의해 감시되고, 마인드컨트롤에 의해 마음까지 빼앗기는 사회가 될 것이라는 것이 저자의 견해다.
저자는 유태인들이 오랜 세월 학살되고 추방당한 서구에 대한 반격으로 막강한 경제·자본을 앞세워 세계를 통합하고, 모든 인종을 유태인의 하위로 종속시키기 위한 음모를 꾸미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이야기에 나오는 통제 도구, 무기들은 실제로 인터넷 검색에도 나오는 내용이고 보면, 어느정도 가십거리이거나 실제 음모 세력들이 알리기를 꺼려하는 사실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어찌됐건 이 책을 읽으면서 다소 황당했던 부분을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은 것이었다.
마치, 매트릭스의 한 장면 처럼 사람의 머리 속에 어떤 생각들을 자동으로 업,다운로드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지배자들이 원하는 사상과 생각을 집어넣는다는 이야기 인데, 과연 가능할까?
불가사의한 필라델피아 실험도 언급한다. 1943년 필라델피아 해군 항만에서 거대한 잠수함을 순간이동 시키는 프로젝트가 진행되었다. 실험 당시 성공은 했으나, 181명의 선원 중 120명은 온데 간데 없고, 40명은 죽고 21명만이 살아남았는데, 일부는 미쳐 버렸고, 다섯 사람은 함선 철판에 박혀 철판의 일부가 되었더란다. 이후 이 프로젝트는 일체 비밀에 붙여졌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이 사실을 알고 있는 것일까?
초저음파, 초고음파 소리로 인간을 마인드컨트롤하여 지배세력의 의지대로 인류를 종속시키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인간이 들을 수 있는 가청음파는 20헤르츠에서 20킬로헤르츠까지이다. 이보다 더 낮거나 높은 헤르츠는 공기를 타고 인간을 자극할 수 있단다. 현대인의 무기력증, 두통, 불쾌감, 우울증과 같은 현상을 누군가가 조종, 유발한다는 논리인데, 예전에 어떤 사람이 방송국 뉴스 데스크에 난입하여 "누가 내 귀에 도청장치를 달았다!"고 소리친 장면을 연상케 한다. 이 미치광이의 해프닝과 같은 다채로운 사례, 기사들을 엮어서 수 많은 지면에 할애한 부분은 오히려 『해저 이 마리』보다 믿음이 가지 않았다. 성인주간잡지 가십 기사를 읽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혹시 일련의 가십성 기사들을 편집한 것은 아니었을까?
저자는 말한다.
"궁극적으로 이 지상은 명실공히 시온의 왕국이 될 것이다. 이것이 내가 두려워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다."(260)
제발 두려움 자체로만 끝나길 기도한다. 저자는 '인류의 종말과 적그리스도의 출현'이라는 다소 익숙한 기독교 세대주의적 사관을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그 배경이되는 유대 시온주의는 사실상, 20세기 초 러시아인들이 유대인들을 추방하기 위해 일부러 꾸민 『시온주의 교서』에서 출발했다고 하는게 정설이다. 유대인의 세계지배 야욕과 시대적 시나리오가 주요 스토리인 이 책이 러시아에서 출판되고부터 다수의 유대인들은 학살당해야 했고, 일부는 러시아에서 추방당해야 했다. 유대인을 두려워한 러시아 과도정부가 퍼뜨린 모해성 유언비어에서 시작된 것이 이 『시온주의 교서』였다. 하지만 이 해프닝이 저자, 이리유카바 최에 와서는 『그림자 정부』세 권의 든든한 이론적 토대가 된다. 이를 어찌해야할 것인가! 거짓의 확대와 재생산이라고 보아야 할지, 외곡된 진실의 복원이라고 해야할지... 난감하다. 우리는 풀리지 않는 세계에 대한 의문을 이같은 음모론으로 추정하여 이해하려 드는 습성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책은 적당한 선을 이미 넘어서지 않았나 싶다.
마지막 부분에서 그나마 저자는 "한반도를 둘러싼 위험"이라는 진지한 전망을 하고 있다. 유가 상승으로 인한 경제파탄과 달러의 약세로 미국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말한다. 연준(FRB)은 준비금을 유로(Euro)권으로 바꿀 수도 있다. 연준은 사실상 미국정부의 소유가 아닌, 유태계 금융이기 때문이다. 세계는 가히 아노미 상태에 직면할 테고, 전쟁의 기운은 무르익었다는 얘기도 한다. 만약, 북한에 석유가 매장됐다는 소문이 날라치면 굶주린 늑대인 미국은 전쟁을 개시할 것이다. 저자는 미국의 북한에 대한 전쟁 개시가 5~6년 남았다고 했다. 2005년에 출간된 것을 감안하면, 최소 2010년엔 전쟁이 날 것이라는 얘기인데, 미국은 배트남의 통킹만 사건과 같은 해양사고도 유발하여 전쟁의 빌미로 삼을 수 있다고 한다. 이는 최근PSI가 강화된 현실에서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 저자의 결론으로 이 글을 마친다.
만약 한국사람들이 전쟁을 피하려는 마음이 있다면 외세가 한반도에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하는 일 이외에는 다른 방도가 없을 것이다. 이런 조건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남북한이 합하여 중립국선언을 하는 수 밖에 다른 방도가 없다고 본다. 이렇게 되면 전쟁도 미연에 방지하고, 한반도에 정치적 안정이 찾아와 한국에 투자하는 외국기업들이 많아지는 것은 물론, 명실공히 동북아의 물류 중심이 되어 경제를 탄탄히 발전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방향으로 남북문제를 전개해 나가려면 남북한 대중의 의식구조가 먼저 바뀌어야 한다. 남한은 미국 일변도의 사고방식과 반공 사상으로 평화를 찾으려는 잠에서 깨어나야 하며, 북한은 북한대로 김일성 체제만이 이상사회의 조건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그리고 송두율 교수 같은 경계인을 많이 배출하여, 남북간의 장벽을 낮추고 상대방의 이해와 협력을 양쪽 국민에게 설득시키며 새로운 사고방식을 심어는 가교 역할을 맡겨야 한다. 여기 한국의 앞날이 달려 있다. (268)
'READING > 정치·사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북리뷰] 진보의 역설 (0) | 2009.08.04 |
---|---|
[북리뷰] 미디어 대충돌 (0) | 2009.08.02 |
[북리뷰] 리영희 - 한국 현대사의 길잡이 (0) | 2009.07.27 |
[북리뷰] MBC, MB氏를 부탁해 (0) | 2009.07.14 |
[북리뷰] 하나의 대한민국, 두 개의 현실 (0) | 2009.07.0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