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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ING/시·에세이

[북리뷰] 행복한 사람은 쇼핑을 하지 않는다.

by 체리그루브 2013. 6.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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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 : 우울 사회의 소비 심리학

이런 감정이 드는 이유는 내가 타인에 대해 기대하는 것과 타인이 실제로 나에게 반응(효과)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품과 서비스는 시장에서 거래되는 것이고 이미 내가 얻을 수 있는 효과를 알 고 있으므로 거의 기대에서 어긋나지 않는다.(p.35)

대표적인 것이 영화, 만화, 애니메이션, 게임, 음악, 연극, 소설과 같은 콘텐츠이다. 월드컵, 올림픽, 프로야구등의 스포츠도 여기에 속한다. 만일 상업주의가 이런 비일상을 위한 상품과 서비스를 준비해 놓지 않았다면 아마 우리는 여전히 때가 되면 교회나 절이나, 동네 어귀 큰 나무 주위에 모여서나 일상의 어려움을 잠시 잊는 비일상을 맛보고 있었을지도 모른다.(p.45)

책을 읽어 성공하면 경쟁에서 뒤떨어진다는 우울을 근본적으로 없애 준다. 하지만 결국 이러한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자세의 소비행위도, 사실은 지금 현실의 우울을 벗어나려는 점에서는 소극적이고 일시적인 우울의 망각과 회피의 소비행위와 같은 메커니즘에서 움직인다.(p.50)

따라서 사람들은 좀더 긴 시간 동안 우울을 없앨 수 있는 소비를 원하게 되고 그 결과 나타난 것이 '과정'의 소비를 통한 우울 해소 경향이다.(p.53)

마치 보물찾기를 할 때 보물을 찾는 과정이 즐거움을 주고 연인을 만나러 갈 때의 길이 즐거운 기분을 만들어 주는 것과 같다.(p.54)

나의 현실은 해외도 갔다 오고, 돈도 좀 있고, 세련된 사람은 아니지만 그렇게 되고 싶은 것이다. 그런데 그게 지금은 불가능하다. 그럴 능력도 형편도 안된다. 하지만 그렇게 보이고 싶고 되고 싶다. 그래서 현재의 자신과 상황에 살짝 불만이 있고 답답하다. 그런데 스타벅스 커피 판매장에서 분위기 있게 커피를 마시고 로고가 찍힌 컵을 들고 다니면 왠지 멋진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다른 사람도 그렇게 봐 준다. 사람들은 비싸다고 하지만 비싸서 아무나 못 마시니 특별한 거다. 그래서 나는 이걸 마시는 특별한 사람이다.(p.104)

어떤 형태를 지닌 물건이나 상품을 수집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활의 증명'을 자신이 생성해 수집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수집이 곧바로 다른 사람에게 공개된다. 사진과 글들은 시간이 지나 사용하다 보면 닳아서 없어지는 것flow이 아니라 어딘가에 잘 쌓이게 되는 것Stock이고, 사람들은 이렇게 하나하나 수집되어 쌓인 것으로 자신이 누구인가를 표현하고 있다.(p.110)

자기계발서 출간 러시와 서비 붐은 어떻게 보면 우울 소비사회를 상징하는 가장 대표적인 현상이다. 우울 소비사회에서 우울과 불안이라는 마이너스 정서를 해소시키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고 했다. 하나는 비일상으로 점프해서 마이너스 정서의 현실을 잊어버리는 것이다. 또 하나는 이와는 반대로 현재의 우울과 불안의 원인과 직접 얼굴을 맞대고 이를 극복하려고 하는 방법이다. 쇼핑이나 맛집 찾기, 콘텐츠 감상 등이 전자에 해당한다면, 후자의 대표가 바로 자기계발서를 읽는 것이다. 배낭여행의 경우 현실을 떠나 자기를 돌아본다는 점에서 두 가지가 섞여 있는 경우라 보면 된다.(p.129)

우울증이나 우울함이 이전의 숨겨야만 하는 마이너스 측면의 이미지에서 '평범한 질환이나 증상'을 넘어 '사람들로부터 주목받을 수 있는 다른 사람들에게 이야기해도 괜찮은 것이고 때로는 적극적으로 알리는 것이 자신에게 유리한 것이 되었다. 그리고 이런 우울증과 우울함이 다른 사람과 차별되는 자신의 성격특질의 중요한 요소가 됨으로써 '나이게도 뭔가 특별한 것이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욕구를 충족시켜 준다.(p.154-155)

잡지, 신문, TV, 라디오, 문화 강좌, 세미나 등도 이런 흐름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자기와 타인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것은 붐을 벗어나서 일종의 교양으로 자리 잡았다. 최근 이런 흐름을 더욱 가속화시키는 것은 소설과 웹툰이다.(p.165)

사회와 개인이 불안이라는 정서를 가지고 있다면 소비를 통해 해소하는 것이 우울 소비사회다. 내가 예측할 수 없었던 일이 벌어졌을 때 이에 대한 대처를 위해 매일매일 절차탁마해 두는 것. 그서은 바로 모두에게 쉽게 이해되는 내면을 들여다보는 지식과 정보로 무장된 자세다. 이 세상 모두가 심리학자가 되는 날까지 말ㅇ다.(p.167)

감정노동자가 아니더라도 현대 사회는 감정을 관리할 줄 아는 사람이 될 것을 강요한다. 이성적, 합리적인 면을 동물과 구별되는 인간 속성이며 보다 성국한 인간의 면모로 간주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있기 대문이다. 또한 감정을 있는 그대로 표출하는 것은 자신의 욕망에 휘둘리는 무절제한 사람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주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물며 그 감정을 표출하는 상대가 고객이라면 더욱 자신의 감정을 관리해야 할 필요하 있다. 손니은 왕이기 때문이다.(p.169)

시간의 이빨은 어느 곳도 차별하지 않고 모든 것에 자신의 자국을 남긴다.(p.174)

하지만 내일이 불확실하고 경쟁이 격화되어 한 번 밀리면 영원히 약자가 된다고 생각하면 우울과 불안은 증폭된다. 이런 상황에서는 우울과 불안이 없는 상황만이라도 당사자에게는 행복한 상황이다.(p.188)

그런데 우울 소비사회의 현실은 근본적인 우울의 원인을 개인이 혼자서 해결할 수 없다. 개인이 손쉽게 자신의 우울 원인을 해소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우울 소비사회가 아니다. 이 때문에 근본적인 우울 해소보다는 우울의 망각을 선택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망각은 원인 해결이 아니기 때문에 현실의 마이너스 상태를 잊게 해주는 것이지 제로 상태로 돌려놓지를 못한다.그러므로 소비는 정신적으로 마치 환상을 보여줌으로써 마이너스 상태를 잠시 망각시키는 것이다. 일시적인 착각이다.(p.189)

이런 점에서 우울 소비사회는 소비사외의 특징인 '문제해결 방식의 일원화'라는 특징을 보다 넓은 문제까지 범위를 확장한 결과 탄생한 셈이다. 바로 우울이라는 정서적 문제로까지 말이다.(p.194)

우울 소비사회는 이 비일상적 소비의 일상화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사회다. 왜냐하면 우울 요인이 항상 존재하는 사회에서는 그때 그때 일상적으로 해결해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해결은 비일상의 경험을 통해서 가능하다. 그래서 우울의 해소, 경감, 망각을 위한 비일상의 소비도 역시 일상적으로 일어나야 한다.(p.198)

소비사회의 가장 놀라운 점은 소비자가 어떤 문제를 인식하기 시작하면 그 문제를 더욱 확실히 깨닫도록 하는 상품과 함께 그 문제를 해소하거나 경감시키는 상품도 같이 준비해서 제공해 준다는 것이다.(p.200)

소비사회는 병 주고 약 주는, 다시 말해 욕망을 부풀리고 그 부풀린 욕망을 해소하기 위해 상품을 제공하는 1인 2역을 훌륭해 해내고 있다. 소비자들에게 좀 더 너 자신의 내면에 충실한 삶을 살라고 격려하면서.(p.201)

객관적으로 동일한 확률을 적용받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각자의 주관적인 확률은 다르다. 아무리 경쟁에 참가하는 기회가 평등하게 주어진다고 해도, 참가 자체는 그럴지 몰라도 처음부터 평등한 출발선에 서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p.231)

사회는 항상 변화한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너무나 빨리 변화한다. 그러다 보니 우리의 몸, 마음, 정신이 따라가기가 벅차다. 오늘을 따라가기에 벅차서 내일을 예측하는 것은 더더욱 힘에 부친다. 하지만 내일을 예측하고 앞서 나가지 않으면 승리할 수 없다. 앞으로 이런 구도는 더욱 확고하게 자리 잡을 것이다. 왜냐하면 인간에게 가장 근본적이고 고유하며 다른 것으로 대체 불가능한 자원이 시간이기 때문이다.(p.263)

다른 사람보다 앞서 미래의 시간을 만들고 그 시간을 조정할 수 있느 사회, 그런 사회에서는 이 시간과의 싸움에서 항상 앞서 있지 않으면 도태되는 것을 각오해야만 한다. 이 속도의 싸움은 앞으로도 변함없을 것이며 오히려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보인다.(p.263)

2009년 현재 전국에서 893개의 지역 축제가 개최되고 있다. (p.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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