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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ING/정치·사회

[북리뷰] 행복한 사람은 쇼핑을 하지 않는다

by 체리그루브 2013. 6.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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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우울'이 더이상 부끄러운 아이덴티티가 아닌 사회가 도래했다. 적어도 수많은 연애인이 개개인들의 우울했던 과거를 TV에 나와 힐링한다며, 꺼내 놓기 전까지는 말이다. 사회는 경쟁을 부추기고, 시간은 없고, 밑에서는 올라오고, 앞서가야 하고 하는 행위 속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우울을 거듭 경험한다. 때로는 무기력해 지는데, 어떤이는 자리의 부담 때문인지 자살을 하기도 한다.

 

저자는 우리 사회의 소비 기저에는 이와 같은 우울한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내적 동인이 있다고 주장한다. 일반적인 상품 뿐만이 아니라, 게임, 음악과 같은 컨텐츠나 관광이나 힐링을 위한 치료행위도 모두 이러한 소비에 해당한다. 스타벅스에서 Take Out 하는 커피만으로도 사회적 지위까지 커버해주는 소비를 통해 일종의 대리 만족을 가져왔다는 것이다. 즉, 비일상의 자리로 우리를 잠시나마 옮겨준다고 하는 시각이 이 책 전체에 흐르는 데, 그러한 시각을 갖게 해 준 것에 저자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이 책을 읽으며 결론이 너무 궁금했다. 도데체 이런 사회를 어떻게 극복하라는 것인가? 어떻게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는거지? 몇 장 남겨놓지 않은 부분에서야 저자는 말한다. 우울한 사회는 극복될 수 없으며, 소비는 임시방편적으로 달래 줄 뿐이라고, 그래도 이렇게들 다 잘 살고 있지 않느냐고... 그러면서 영화 <롱 키스 굿나이트>의 대사 하나를 인용한다. "삶은 고통이야. 그러니까 빨리 익숙해져야 해" 나도 일전에 이 영화를 보며 이 대사가 인상적이었는데, 여기서 다시 보게 될줄은 몰랐다. 어차피 이 우울 소비 사회는 어느 개인에게만 국한 된 것이 아니고, 이 사회 전체가 감당하며 살아내야 하는 것이라고 한다. 어느 일본 영화 감독의 말을 빌어 "빨간 불도 여럿이 건너면 두렵지 않다"고 하면서.

 

우울 사회에 대한 극복 방법이 매우 현실적이긴 한데, 어쩐지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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