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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ING/종교

[북리뷰] 예수 새로보기

by 체리그루브 2009. 6.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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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의 대중적 이미지는 '우리 죄를 용서해 주시기 위해 오신 하나님의 아들'이다. 대중적 이미지는 오랜 역사적 전통 속에서 매우 견고하고 세련되게 교리화 되어, 많은 그리스도인의 핵심적 신앙으로 자리잡혀 있다. 그러나 19세기부터 성서에 대한 과학적 접근방식을 취하게 된 성서학이란 학문을 통해 20세기 중엽까지 밝혀진 예수의 이미지는 어느 것 하나 명확하게 주장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역사적으로 입증하기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양한 예수의 이미지를 얻는 성과는 있었다. 이러한 예수의 다양한 이미지는 대중적 이미지와 부합하지 않는다 하여, 교회를 통해 알려지기보다는 오히려 감추어졌다. 하지만 다양한 예수의 이미지는 오늘날 우리에게 역사적 예수가 무엇을 요구했는지를 보여준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첫 번째 예수의 이미지는 카리스마였다. 카리스마를 생각하면 강한 리더쉽을 연상하기 쉽지만 당시의 카리스마라는 것은 영적인 세계를 들여다보는 능력을 가진, 현실 세계의 중재자를 의미했다. 모세와 엘리야가 그러했고, 많은 예언자들에게 이러한 능력이 있었다. 히브리성서의 전통에 따른 카리스마적 예수는 풍랑이는 바다를 잠잠하게 할 정도의 가공할 위력을 소유했는지는 알 수 없는 것이지만, 병을 고치고 귀신을 축출하는 능력을 가진 다른 사람들에 대한 기록물들로 미루어 볼 때, 예수가 가졌을 능력에 대한 개연성(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두 번째 예수 이미지는 당시 인습적 지혜에 대해 도전한 현자(賢者)였다. 로마의 세금과 종교적 십일조를 더하면, 당시 유대인들의 세금은 대략 35퍼센트에 달했다. 유대의 전통적 관습에 의하면, 거지나 창녀와 같은 사람들은 아웃캐스트, 즉 하나님으로부터 버림받은 자였다. 또한 십일조를 낼 수 없는 사람들도 부정한 사람으로 취급되었다. 어쩔 수 없이 생활고 때문에 십일조를 못내는 사람들에게 붙여진 멍에는 혹독한 것이었다. 그러나 예수는 하나님이 그처럼 인정머리 없는 분이 아니라고 가르쳤다. 당시 유대의 사회에 팽배해있던 거룩(구별)의 정치학에 도전한 예수의 가르침은 자비의 정치학이었다.

세 번째 예수의 이미지는 이스라엘 갱신운동가였다. 그는 유대 사회의 변혁을 꾀했는데, 후에 "예수운동"이라고 불리웠다. 그의 운동의 동력은 바로 에토스(삶의 스타일)를 '(자비로운) 하나님을 본받음'에 둔 것이었다. 유대사회를 병들게 만들고 로마와의 갈등을 일으키는 유대의 분리주의운동을 자비의 공동체 운동으로 바꾸어 보고자 했던 것이다.

네 번째 예수의 이미지는 예언자였다. 현대인들은 먼 미래의 일들을 예견하는 사람들로서 예언자를 인식하기 쉬우나, 히브리성서에 등장하는 예언자들은 먼 미래의 일 보다, 임박한 현실과 그 현실이 초래할 임박한 미래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 이들은 이스라엘이 하나님과의 언약을 지키지 않음을 고발하고, 파멸로 귀착할 미래에 대해 경고했다. 예수도 선배 예언자들과 동일시되었다. 예수의 선교사역 전반은 이스라엘의 문화적 삶이 하나님과 위기에 직면했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처럼 다양한 예수의 이미지를 보면서 오늘날 교회를 향한 예수의 또 다른 변혁을 생각해 본다. 세상의 가치는 여전히 풍료로움과 성취, 외양과 권력, 경쟁과 소비와 개인주의로 팽배해 있어 하나님의 자비하심은 세상 어느 곳에서도 찾기 힘들다. 교회마저도 이런 세상의 가치에 물들어 있다. 예수의 제자됨의 의미는 이런 면에서 대중적 이미지만으로는 인식되기 어렵다. 예수의 다양한 이미지가 던져주는 그분의 삶이 곧 도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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