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정 말기. 노동자들의 탄압이 극에 달하던 시점에 저들은 삼삼오오 모여들어 책을 읽고 근대를 논하고, 프롤레타리아와 부르주아의 경계를 인식하였다.
이 책 제목, '후퇴하는 민주주의'의 다른 이름은 '자본주의적 기독교'다. 미국의 기독교가 들어오면서 한국은 민주주의의 꽃을 피운듯 하였으나, 경직된 독재정권을 타파하고 난 이후로는 신자유주의를 역사의 흐름인 마냥 받아들이도록 하고 있다. 신자유주의에서는 지금도 총성이는 전쟁인 거나 마찮가지다. 그때도 사람을 총으로 쏴 죽였고(fire), 지금은 해고로 죽인다(fire). 그때는 바로 죽였고, 지금은 서서히 죽인다. 신자유주의는 기독교가 들어간 국가에 따라 들어오는 통과 의례처럼 보인다. 작금의 행태로는 교회조차도 배격하지 않으니, 신자유주의를 '축복의 통로'로 여기는 듯 하다.
이런 책들을 접하면서 느끼는 부작용은 기독교에 대한 환멸과 시대에 대한 증오만 가득하게 하는 경향이란 거다. 좌파적 시각에서 볼 때 너무 자본주의화 되어버린 기독교에 가슴 한 구석이 저려옮을 느낀다. 이를 어찌해야할 것인가. 정의로운 편에 서자니, 내가 서 있는 기독교 사상의 근간이 휘청인다. 결론은 "목욕물 버리느라 애기까지 버리는 일"까지에는 이르지 않게 하자고 다짐을 한다.
분명히 바른 '믿음'이란 것이 존재할 것이라는 기대는 져버릴 수 없다. 기독교가 변질되어서 그렇지 원래는 안 그런 것이라고 자위한다. 끊임없이 읽고 생각하며, 고통받는 민중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갖고, 연대하자고 결심한다. 그러면서도 기도한다. 하나님, 이 나라와 이 인류를 긍휼히 여기시되, 이 망할놈의 신자유주의는 우리의 곁에 오지 않게 해 달라고. 하나님도 신자유주의가 정의롭지 못한 불공정한 것임을 알지 않느냐고 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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