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아이(케이디)가 교통사고로 부모를 잃고 이모(젬마)와 함께 산다. 이모는 아이를 한 번도 키워 본 적은 없지만, 아이에게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AI로봇, '메간'을 선물한다. 젬마는 로봇 장난감 회사의 연구 개발 직원이다. 메간은 아이의 마음을 읽고 위로해 줬다. 꼭 아이의 부모처럼 아이를 돌봐주고, 아이의 지적 성장을 도왔다. 케이디도 메간에게 애착을 강하게 느꼈다.
그러던 어느날 옆집 강아지가 실종되고, 옆집의 시끄럽고 사납던 아줌마도 변사체로 발견된다. 뿐만 아니라 야외 학습에서 만난 케이디의 동년배 남자 아이도 죽음에 이른다. 이모, 젬마는 서서히 메간이 위험하다 판단했다. 회사에서는 메간의 공식 오픈 일정이 다가와 바쁘게 돌아갔다. 경쟁사보다 일찍 출시하여 우위를 점할 계획이었다.
메간은 연구원들을 상해하고, 사장과 비서를 죽인 후에 회사를 빠져나와 주인 집으로 당도한다. 메간은 조카에게 너무 집착한 나머지 방해가 되는 외부인들을 하나 둘씩 죽여 나갔던 듯하다. 여기서부터는 완전히 공포 영화로 전환된다. 사람을 죽이는 이유는 오로지 자신을 케이디와 떨어트려 놓으려는 이들을 '적'으로 규정하는 메간 내부의 잘못된 자율 의사결정에 따른 듯하다. 게다가 종반에는 주인인 케이디도 생명의 위협을 받는다. 이쯤되면 사탄의 인형이 아닐까 싶었다.
가까운 미래에 교육적이든 부모의 보살핌을 대리하는 용도이든 한 어린 인격체와 싱크로율을 마친 이족보행 로봇이 탄생하고, 교감을 나누게 된다면, 영화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테슬라급' 센세이션이라 아니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교감의 강도랄지, 자율 의사결정의 한계가 없는 것과 윤리적 판단이 정교하게 주어지지 않았을 때의 결과는 이 영화가 이야기 하려는 내용만큼 참극이 아닐까 한다. 그런 의미에서 개발 연구자들의 높은 윤리 의식이 요구되는 부분일 것이다. <정이>에서도 윤리 테스트를 받는 과정이 나오는데, 이런 부분들이 자본주의적 경쟁의 논리에서 제발 희석되어서는 아니 될 것이란 경종을 안겨주는 영화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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