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도에 아무 정보도 없이 이 영화를 봤다. 고물로 버려진 사이보그를 되살려 제 자식처럼 돌본다는 내용이다. 피노키오가 떠올랐다. 제페토 할아버지가 자식이 없어 나무인형에 생명이 부여되었듯이, 26세기 불의의 사고로 딸을 잃은 이도라는 의사가 고물 사이보그를 주워와 생명을 불어 넣었다는 이야기다. 원작 <총몽>은 딸이 아닌 죽은 강아지 이름을 따서 '갈리'라 불렀다.
영화의 시대적 배경을 각색해 보자면, 때는 23세기 이미 화성 정착은 안정화 되었고 거대한 국가 연합이 화성 내부에 조직됐다. 100년 동안 지구를 위해 보내던 각종 값비싼 광석의 수송은 화성연합의 의결에 따라 23세기 초반에 중지되었다. 지구 연합은 대대적 화성 침공을 감행한다. 영국이 미국에서 일으킨 독립전쟁 처럼.
그동안 지구엔 어떤 변화가 일어났던가 화성에서 운반해온 광석으로 거대한 공중 도시를 건설했고, 지층에 건설된 도시는 공중도시에서 필요로 하는 물자들을 제공해 왔다. 계급이, 고철도시와 공중도시 상하로 명확하게 갈리는 사회가 형성된 것이다.
화성을 침공한 지구 연합은 화성을 얕잡아 본 것일까. 화성의 환경에 익숙치 못한 지구인들은 속절없이 무너졌고, 화성 연합은 지구로의 총공세를 준비했다. 화성연합의 지구침공 계획은 치밀했고, 독자적인 무기 체계와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지구의 공중도시들은 집중 공략 당했다. 대부분의 공중도시는 지층으로 떨어졌고 하나의 공중도시만 남게 됐다.
마지막 반전은 지구를 한발 먼저 출발한 화성 침공 2기 우주선에서 나왔다. 화성에 대한 전방위 핵공격으로 화성을 응징할 계획이었고, 지구가 화성군들로부터 풍전등화이던 그 시기에 지구군의 핵공격이 화성으로 시작됐다. 화성은 핵폭발로 회생불가능하게 됐고, 지구에 침공했던 화성군도 전의를 상실한다. 화성군은 점차 지상도시에 흩어져 살게 됐고, 주인공 알리타는 지구침공시 참전했던 특수부대 사이보그로, 300년(26세기) 후가 되어서야 훼손된 사이보그 고철로 발견된다. 생명을 찾은 알리타는 점차로 기갑술이라는 무술을 몸으로 기억하고, 자신을 해치려는 음지의 습격을 맞받아치며 살아낸다.
인간과 사이보그의 공존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미래 사회는, 죽음의 경계가 약한 사회다. 뇌만 살아있다면 몸 전체를 사이보그로 대체 가능하다. 기억도 사랑도, 욕망도 선명하게 그대로인데, 몸은 기계다. 심지어 완전한 기계인간인데, 여린 동물과 약자에 대한 배려를 품은 부분에서는 인간 보다 더 인간적이다. 그러고 보니, 여자 아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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