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우스 전자>는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라고 한다. 우영우를 보던 채널 ENA에서 우연히 1,2 화를 본 것 같아, 마지막 내용이 궁금했더랬는데, 이제야 정주행을 마쳤다. 원작이 웹툰이란 것도 매니아 층이 있다는 것도 몰랐다. 당시 어마어마한 연재량과 스토리에 팬들은 환호하며 작가 곽백수가 1명이 아니라 팀이라는 등, AI가 그려준다는 등, 실제로 다 만들어진 작품을 날짜에 맞춰 뽑아낼 뿐이라는 등 별별 소문이 무성했다 한다.
장르로 말하자면 오피스 달콤 로맨스물이라고 보면 되겠는데, 생각보다 블랙코메디다. 누구나 꿈꿀 수 있는 직장 연애 판타지, 사내연애를 다루고 있고, 경쟁 회사 대표의 아들이 밑바닥 수업을 위해 마케팅 3팀에 들어와 하층민의 월급으로 일상을 해쳐나간다는 모험 판타지도 함께 한다. 그리고 열심히 일하는 하급 직장인들에 비해 윗선들은 모두 정치를 한다.
메인 스토리는 이상식(곽동연 분)이란 사원 위주로 펼쳐지며, MZ 세대의 감성을 발휘하여 자신의 회사를 자해하는 영상으로 인기몰이를 하여, 주목받지 못하던 부서를 기사회생시킨다는 반전도 담겨있다. 상식은 오래전부터 짝사항하는 여자가 있었다. 모해영이라는, 스스로를 3인칭으로 부르는 예쁜 여성인데 폴리아모르다. 상식을 포함 여러 남자와 사귀고 있는 형편인데, 상식이 떠나가는 것을 못내 아쉬워한다. 손재주 있는 오빠 하나쯤은 필요 했었던 듯 하다.
그런 상식을 옆에두고 보던 선배 차나래(고성희 분)는 상식의 가스라이팅 피해를 두고 볼 수만은 없어 지켜주고자 하는데, 사랑이 싹트고 만다. 눈빛, 눈짓, 손짓 온갖 수신호로 사내연애를 숨기며 필승의 전략으로 사랑을 키워나간다. 이것을 아는 지 모르는 지 눈치없는 모해영은 계속 상식에게 추근댄다.
기억이 남는 대사 장면 하나가 떠오르는데, 차나래가 상식을 각성시키는 장면이었다. 혜영을 좋아하는 게, 정작 혜영에겐 "치킨 무" 같은 존재라는 그 이상 이하도 아니라는 것이다. 정작 치킨 먹을 때에는 필요치 않아서 뜯지도 않고 뒀다가, 냉장고에 넣어두고는 유통기한이 지나고 나서야 버려지고 마는. 아.. 이런 대사는 어떻게 만들어지는 지, 너무 절묘한 비유가 아닐 수 없었다. 적어도 상식에게는 너무 잘 어울렸다.
전체적으로 이야기는 오피스 일상다반사라 특정한 긴장이랄 것도 없다. 다만, '파워'라는 경쟁사에서 낙하산 타고 내려온 백마탄(배현성 분)이 언제 신분을 커밍아웃하느냐만 살짝 땀을 쥐게 했지만, 이 또한 큰 충격없이 지나간다.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밝고, 코믹의 과한 설정이 과몰입을 방해할 뿐이다.
개인적으로는 고성희라는 배우가 <바람과 구름과 비>에서 너무 애절하고 진지하게 나와서 이 드라마의 코믹 반전은 어떻게 하려나 했는데, 그게 또 <롤러코스터> 때와는 확실히 다른 느낌으로 할 얘기 못할 얘기 다하는 까칠한 여성의 역할이 또 그렇게 잘 어울릴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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