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록 형사. 금오시의 베테랑 형사이자 놀라운 눈썰미와 추리력을 자랑한다. 그의 이름에 '록'이 들어간 것도 셜록 홈즈 같은 느낌적 요소가 있는 게 아닐까 싶어 작명의 참신함을 느꼈었더랬는데, 이 늙은 형사의 주특기가 꼼꼼한 메모인 걸 보면, 아마도 기록할 '록'에서 그 의미를 가져와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극중의 공간은 가상의 도시, 금오시다. 매우 협소한 공간에서 펼쳐지는 제한된 비위 사건의 정점엔 경찰 서장이 있다. 지역 발전위원과의 밀착, 특혜, 비호는 모두 서장의 암묵적 동의하에 이루어졌다. 자칫 서장은 이 동네 권력의 정점에 있는 것 처럼 보인다.
서장과 김택록 형사는 과거 형, 동생하는 사이였다. 믿고 따르는 형사 패거리 4인방이었다. 과거 승진을 몰아 주기 위해 사건 조작도 더러 했다. 그렇게 서장을 그 자리에 앉혔다. 그러다가 우현석 형사가 의문의 실족사를 당하고, 이에 대한 누명을 김택록 형사가 뒤짚어 쓴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사건을 파헤치던 배형사도 당했다. 서장은 이꼴저꼴 보기 싫다고 서장에서 물러나 은둔한다. 김택록 형사는 사면초가가 되었고 믿었던 후배 국진환 과장이 외부 건설시행사를 등에 엎고 기존의 발전위원들을 위협하고 있다. 사실 이 모든 일에 국진환이 얽혀 있다.
형사록은 디즈니 플러스 오리지날 시리즈물로 23년에도 시즌2가 예고 되어 있는 작품이다. 하지만 실제 내용 면면은 많은 부분에서 흥미를 놓치는 면이 있고, 짜임새가 허술하다는 평이다. 이성민이라는 걸출한 연기파 배우 눈에서 나오는 레이저로 다음 시즌을 견인할 판이다.
유일한 여배우다 싶은 경수진은 동네 형처럼 나와 그녀의 반가운 외출이 다소 경감되는 분위기다. 뭐.. 멜로를 원한 건 아니었다. 다만 경수진을 잘 못 쓴 느낌? 경수진의 팬으로써 내가 다 미안할 지경이다.
다소 서스펜스적 요소를 부여한다고 암호 해독도 해가고, 첨단 추적, 도청 다 활용해 본다지만 개연성 없고 관계성도 떨어진다. 무엇보다 '왜 국진환이 괴물이 되었는가'라는 설명은 오해의 소지가 많아 보인다. 결국 김택록 형사의 입을 빌려 '가족을 위하다 보니 그러했다'는 해묵은 변명이다.
본래 이 작품의 제목은 늙은 형사가 될 뻔 했다. 극중 초반, 김형사가 고독사 한 선배의 장례식에 갔다오는 장면이 나온다. 이들의 내일이 될지도 모를 장면이다. 김택록 형사는 오래 전 범인들의 위협으로주터 가족을 지키기 위해 이혼하였다. 모든 위험을 홀로 감수하며 고시원에서 생활한다. 이제는 범인을 잡겠다고 전력질주 하는 것도 버겁다. 이러다 심장마비가 올지도 모를 일이다. 상당히 우울하다. 이런 노형사에게 닥친 젊은 국진환 과장의 위협은 이 드라마의 가장 아이러니한 구석이다. 김택록을 조종한 사람이 국진환인데, 도데체 김택록 형사와 그가 낙시 나갔을 때, 전화 한 사람은 누구냐는 거다.
국진환이 김택록을 남몰래 협박해 왔고, 지근 거리에서 택록을 돕는척 했다. 모두들 택록 주변으로 모여들고 협조하는 모습을 보며 국진환은 자각한다. 왜 자신만 외로운가 하고. 그리고 며칠긴 행복했다고 고백한다. 그러면서 패배감에 소스라치며 택록의 머리에 총구를 겨눈다. 이 상황이 이해가 되는가? 배우도 잘 납득이 되지 않을 상황. 보는 내내 너무 당황스러웠다. 그러다 어디선가 날아든 탄환에 국진환 과장은 쓰러진다. 앞으로 어떻게 전개가 될 것일까? 시즌1은 이렇게 막을 내린다. 다소 아쉬운 마무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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