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씽, 그들이 있었다
"그들이 있었다"는 부제는 사실,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다"하는 말의 긍정표현이다. 세상에서는 온데간데 없지만, 두온마을에서는 '그들이 있었다'고 해석된다. 실종 망자들이 모여사는 마을, 두온마을에서 나오는 억울한 사연을 미스테리 스릴러로 풀어낸 이 드라마는 OCN오리지날 12부작이다.
등장인물
김욱 (고수 분) : 생계형 사기꾼. 떠도는 망자를 볼 수 있는 먼치킨 소유.
장판석 (허준호 분) : 두온마을의 망자 억울함을 풀어주는 능력자. 실종된 현지 아빠.
이종아 (안소희 분) : 김욱의 조력자로 공무원이면서 해커. 완전 능력자.
김남국 (문유강 분) : 김욱의 보육원 동생.
신준호 (허준 분) : 최여나의 약혼자이자 실종전담반 형사.
백일두(지대한 분) : 신종전담반 형사이며 장판석과 지인.
최여나 (서은수 분) : 실종된 준호의 여인
토마스 (송건희 분) : 두온마을 카페 하와이 주인. 동네 이장.
김현미 (강말금 분) : 김욱의 친모. 27년전에 두온마을에 들어옴
박영호 (이주원 분) : 두온마을 김현미의 남편이자, 이생에서는 형사.
왕명철 (김낙균 분) : 왕실장으로 불리며, 일공냉동의 사장.
한여희 (정영숙 분) : 최승건설의 회장.
이야기 요약
이야기의 큰 흐름은 최승건설이라는 회사와 관련이 있다. 따라서 큰 줄기인 메인 스토리 위주로 이야기 하려고 한다. 다음은 스포의 소지가 있어, 본 내용을 모르는 채로 만끽하고 싶다면, 여기서 읽기를 중단해 줄 것을 권한다.
최승건설이란 회사가 있다. 한여희 회장은 세 명의 임원과 함께 오랜 세월 회사를 번창 시켰다. 어느날 한 회장이 주변정리를 하다 죽은 딸의 일기장을 발견한다. 일기장의 내용에는 딸, 김수연의 아이가 연상되는 내용이 있었다. 이에 한 회장은, 유언장을 정리하면서 "핏줄을 발견하면 자기 지분을 모두 상속하고, 그렇지 못할 경우 세 명의 창업공신에게 줄 것"이라 하였다.
딸 김수연은 27년전 엄마의 건설회사가 철거지역의 주민들을 몰아낼 때, 철거민들 편에서 함께 생활하며 대치한다. 그 사이 운동권 선배의 아이를 가지게 됐고, 이후 강제로 집에 끌려와 칩거하게 되었다. 교통사고로 유산의 위험이 있었지만, 김수연은 아이를 낳아 몰래 보육원에 맡긴다. 그후 김수연은 누군가에 의해 계단에서 낙상사 하게 되는데, 이것을 목격한 이가 김욱이다.
김욱은 어린시절 수연 이모와 자주 놀았다고 기억했다. 모친이 가사도우미를 하며, 같이 출근하면 다락방에 숨어서 지내곤 했는데, 때마침 살해 현장을 목격한다. 범인은 김억의 모친인 김현미도 죽음에 이르게 하여 암매장 한다. 살해 당시의 인기척이 가사도우미였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박영호라는 형사는 이 사건을 파헤치다 역시나 실종사 하게된다. (이후 이 둘은 두온마을에서 부부처럼 지낸다.)
이처럼 실종 망자들이 모여사는 두온마을에 김욱이 당도한다. 처음엔 낯설고 당황했지만, 먼저와 적응하며 살고 있던 유일한 '살아있는' 사람, 장판석의 도움으로 적응해 나간다. 장판석은 이 두온마을에 들어온 억울한 망자들의 사연들을 듣고 현실 세상으로 나아가 실종자를 찾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는 자칫 범인으로 몰릴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위험한 일이다. 장판석은 남몰래 십수년의 노하우로 일을 처리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자신의 실종된 딸, 현지는 찾을 수 없었다.
한편 최승건설의 한여희 회장의 유언장 내용이 알려지게 된 덕분인지, 행여나 상속자가 나타날까 수많은 의혹 사건들이 일어난다. 우선 푸른햇살 보육원이 의문의 화제로 전소되어 많은 사상자가 발생하고 세 명의 생존자만 살아 남게 된다. 그리고 최근 이 세명의 생존자 마저 모두 의문사, 실종사 하게 되는데 이중의 하나가 최여나다. 최여나는 신준호 형사의 약혼녀로 신 형사의 모친이 부원장으로 있던 푸른햇살 보육원의 원생이었다. 물론 신 형사의 모친은 최여나를 어떻게든 띄어내려했으나 머지않은 결혼식은 막을 길이 없었다. 그런 최여나가 실종된다.
이 모든 일을 살해교사한 범인은 최승건설의 세 명의 전무 중 하나이며, 일공냉동의 왕실장을 시켜 법망을 피해 불법을 자행해 왔다. 그러나 김욱과 신형사의 공조로 잡히게 되고, 유치장 신세를 지내던 중 사식을 먹다가 의문의 독극물로 사망하기에 이른다. 한 회장은 이 비극이 자신의 유언장에서 비롯된 것임을 통감하며, 김억을 불러 대책을 논의한다. 김욱이 스스로 가짜 상속자가 되어 임시 주총에서 흔들어 보이리라 다짐하고, 한 회장은 이를 수락한다. 그러던 중 유력 용의자 중 하나는 사임을 하고, 또 다른이는 타살로 의심되는 약물중독으로 한 호텔에서 생을 마감한다.
지금까지 정체를 감춰왔던 이 모든 사건의 배후, 사법고시에 패스하고도 평탄한 길을 내어버리고 한여희 회장 밑에서 법률적 업무를 담당하며 평생을 바친 이동민 전무가 그 속내를 드러냈다. 그동안 방해물이 나타날 때마다 (비록 딸이라 하더라도) 치웠으며, 최승건설의 모든 지분을 독식하고자 하는 소시오패스였다. 한 회장의 손자가 혹여나 나타날까 보육원을 전소시켰고, 나머지 생존자들도 모두 죽였다. 심지어 함께 동고동락하던 동료나 한 회장도 죽이려 들었다. 이동민 전무의 체포로 사건은 최승건설 사건은 일단락 됐다.
그리고 김억의 기지로 최여나의 사체가 바다 한 가운데서 발견되었다. 장례식날, 최여나의 망자 사진에서 보여진 목걸이를 한 회장이 조문왔다가 발견한다. 이는 자신이 갓스무살이 된 딸에게 준 것과 같은 것으로 뒤에 수연의 S 이미셜이 있는 것이었다. 사건의 내막은 이랬다. 수연이 아기를 보육원에 맡길 때, 부원장이었던 신 형사의 모친이 입양을 희망하였다. 자신의 새끼 손까락을 잡는 데, 놓지 않았다는 것. 이렇게 인연이 되어 생모친으로부터 받은 목걸이를 간직했다가 신형사에게 내어준 것이라 했다. 그 목걸이를 신형사는 프로포즈를 하며 최여나에게 건네준 것이다. 한여희 회장은 진짜 손주를 눈앞에 발견하고, 흐느껴 울며 기뻐한다. 신주호 형사는 실종자 전담반으로 정식 부임 받아 출근한다.
좋았던 점
사후세계에 대한 이야기는 다양하다. 그리고 그 다양성을 더해 줄 하나의 이야기로 두온마을 같은 곳이 존재한다는 것은 상상만으로도 꽤나 마음을 훈훈하게 하는 것 같다. 이생에서 루저로 살던 이는 비로소 이곳에 와서 안정감을 갖는다 하였고, 룸쌀롱에서 갖은 폭력에 시달리다 온 장미는 자신의 시신이 발견되어 이곳을 떠나는 것을 불행하다 하였다. 그만큼 이 공간이 퍽이나 나쁘지 않다.
그리고 이런 사후의 정거장 같은 마을과 이생을 마음껏 들락달락 할 수 있는 능력자들이 있다는 것은 많은 원혼들의 억울함을 달래 줄 수 있는 해소제 역할을 한다는 면에서 이 드라마의 장점이 된다.
장판석이란 인물을 보면서 내내 어떤 실종 가족이 떠올려졌다. 고속도로 타고 서울로 진입할 때 보여지는 한 여자아이의 실종 플랭카드가 있었다. 그 부모는 이미 성인이 되었을 딸아이를 애타게 찾고 있을 것이기에 장판석은 더더욱 그를 대변하는 듯 했다. 그리고 극중에서 제보한다며 돈을 요구하는 사기꾼의 존재들도 나오는데, 요즘같이 사진 위변조가 쉬운 세상에서는 많은 이들의 마음을 재차 아프게 하는 일일 거라고 공감을 해봤다.
아쉬웠던 점
김욱의 보육원 동생, 김남국의 죽음 장면이 너무 어설펐다. 주인공이 위치 추적기로 심어둔 납치범들의 차가 김남국에게 향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상식적으로 김남국에게 먼저 연락을 했어야 했다. 발빠르게 그 위치를 벗어나도록 조력해야 했다. 그러나 너무 늦게 연락한 건지. 그것은 마치 연출자가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 '당신은 여기서 죽어주셔야 해요' 하는 것처럼, 개연성 없이 너무 안일하게 죽음에 이르게 했다고 보여졌다.
두온마을도 분명 망자들이긴 하지만, 식사도 하고 전기도 켜고, 와인도 한잔하는 그런 마을인데, 경제생활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전기는 어떻게 공급받는지, 와인이나 옷은 어디서 공급받아서 저렇게들 풍족한지 도저히 그려지지가 않는다. 그런 세속적이고 디테일한 일들은 모두 걱정할 필요가 없는 천국이었던가? 그냥 그렇다는 거다.
중간에 싸이코패스 이야기가 나온다. 장판석의 딸 현지를 살해한 범인이기에 비중있게 다뤄진 것이라고 생각되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큰 흐름의 이야기 줄기에 왠지 썩 어울리지 않는 느낌을 준다 하겠다.
요즘 미씽 시즌 2가 다시 나와 주목 받는 것 같다. 시즌 1에 대한 대략의 이야기를 정리해 두고 앞으로 시즌2를 즐겨봐야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두온마을을 떠올려 보며 이런 상상도 해봤다. 한국전쟁을 겪으며 수많은 실종 망자들이 있을 텐데, 생각보다 마을이 너무 작다는 것이나, 사람들이 모두들 너무 착하는 생각말이다.
실종과 관련하여 최근에 봤던 영화 포스팅도 하나 걸어 본다. 유아 실종에 상상력을 더한 끔찍한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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