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개봉한 영화로 케이트 윈슬렛이 81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2차세계대전 당시 교도관을 지냈던 한나가 전쟁이후 전차 승무원을 하다가 마이클을 알게 되고, 그 소년과 사랑을 나눈다. 그녀는 마이클이 읽어주는 책 내용 듣는 것을 좋아하는데, 어느날 직장을 그만두고 거처를 옮겼다. 마이클은 한나의 소식을 알수 없게 됐다.
8년후 법대생이 된 마이클은 전범재판 방청을 듣다가 피고인 석의 한나를 발견한다. 다른 이들은 그녀가 보고서로 지시했다고 책임을 전가하는 가운데, 그녀는 "나는 문맹이다" 한 마디만 하면 위증으로 풀려날 수 있는 상황. 그러나 그녀는 자존심 때문에, 본인의 문맹 사실을 감춘채 무기징역을 받아들인다.
또다시 시간이 흘러 마이클은 결혼과 이혼을 거듭한 끝애 딸아이의 아빠가 되었다. 그동안 한나에게 책 녹음본을 보내 교류하면서 한나가 글을 익히게 되어 편지를 교환한다. 한나의 모범수 출소를 맞아 면회를 하게 된 자리에서, 그녀가 죄를 뉘우치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실망한다. 아름다운 결말이길 원했던 것일까? 한나는 면회 이후 마이클의 실망을 떠올리며 자살을 선택한다.
처음엔 사춘기 소년의 성장담을 담은 내용으로 이해했으나, 거대한 역사에 끼여 쓰임받다 버려진 가련한 여인에 대한 영화였다. 고아였고, 부모의 사랑을 받고 자라지 못해 공감 능력이 부족했었는 듯 하다. 먹고 살 길이 막막했는데, 국가가 직업을 줬다. 유대인들을 감시하는 업무였다. 이후 전범재판에 섰을 때, 그녀는 문맹을 밝힐 수 있었다. 그러나 앞에 마이클이 보였다. 그에게 만큼은 숨기고 싶었다. 마이클이 자리를 피해줬으면 그녀의 인생은 달라졌을까? 젠장할! 니가 거기 왜 있어? 그게 내가 이 영화에 던지는 질문이다. "아는 사람이 지켜보지 않을 때, 자신의 부끄러운 비밀을 그나마 익명에 빗대어 드러낼 수 있는가" 하는 하는 문제다.
예전에 책장에 <아무도 보는 이 없을 때 당신은 누구인가>라는 책이 꽂혀있었다. 빌 하이벨스라는 목사가 쓴 책인데, 훗날 이 위대한 복음주의 목사는 성추문으로 강단에서 내려와야했다. 그가 들려주고 싶었던 이야기가 '스스로에게 솔직하라', '자신을 직면하라'였었는데, 스스로는 보지 못했는 듯 하다. 한나도 솔직하게 '문맹'을 밝혔으면, 더 나은 미래로 들어갈 수 있었을 것인데, 순간의 선택으로 끝내 생을 마감하게 되니 마음 한 켠이 무거웠던 것이리라.
그런데 이게 그녀만의 일일까? 순간을 좌우하는 정직한 '스스로와 직면'. 그것은 많은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우리 세대에게 새로운 영적 각성의 필요성을 보여준다 하겠다. 그것은 꼭 기독교적일 필요는 없다. 내가 말하는 각성은 그조차도 초월하는 것이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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