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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ING/역사·문화

[북리뷰] 반미 (살림지식총서006)

by 체리그루브 2009. 8.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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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반미정서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전형적인 반미 서적은 아니다. 저자는 탈냉전 이후 미국의 패권주의를 설명하고, 반미 감정의 성격과 원인을 규정한다. 그리고 이 반미주의가 미국의 과제임과 동시에 외국인의 문제라고 결론을 내린다. 

 

 

 

제1부 탈냉전 시대 미국의 대외정책탈냉전 시대에도 미국은 여전히 세계의 경찰(침략자들에 대한 징벌, 국경선 유지)이었다.  1950년 봄에 발행된 국가안보회의 문서 68호(NSC-68)에 따르면, "미국 체제가 생존하고 번영할 수 있는 국제적 환경을 조성한다"고 나와있다. 미국은 자국의 안보와 번영을 위해서는 세계질서를 자국이 주도해야한다고 생각했다. 그것은 소련의 위협이 사라진 오늘날에도 계속 진행됨을 의미한다. 미국의 패권주의는 자국의 직접적 이익과 상관없는 발칸반도에서도 일었났다. 명분은 '도미노 이론' 즉, 미국이 개입하지 않으면 세계적 불안을 야기하고, 그것은 곧 미국을 위태롭게 할 것이라는 논리다.

 

미국은 자국의 중요한 무역 및 재정관계가 정치적 격변에 흔들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 중요지역을 군사적으로 보호해야한다는 믿음을 갖고 있었다. 이것은 명백한 자유무역 정신에도 위배되는 처사인 미국의 제국주의적 면모였다. 더군다나 부시 행정부는 이전보다 더욱 이데올로기적 성향이 강하고, 친 이스라엘적이며, 극단적이고 대결적이었다. 미국의 이러한 일방주의적 외교는 전 세계로부터 반발과 비판을 불러 일으켰다. 이런 이유로 미국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늘 본토 침공의 불안을 예감하여야 했고, 2001년 9·11 테러는 현실이 되었다. 미국 외교의 자해적 결과였다.

 

최근 급격히 늘어난 한국의 반미주의 정서로 인해 미국은 서부전선의 '인계철선'이었던 미 제 2사단을 한강이남으로 축소 철수하기로 한다. 한국인들이 미 본토로의 전면 철수를 원한다면, 언제든지 철수 할 수 있다는 입장도 표명했다. 하지만 동아시아의 전략 구상에서 한국의 위치는 전면 철수가 불가능 할 거라 예상된다.

 

제2부 반미주의의 성격과 기원반미주의는 다분히 감정적이며, 양면적이고 모호한 반대 감정들의 복합체로 봐야한다. 실제 서유럽에서는 세계2차대전 이후 초강대국 미국의 주도권에 의존해야 했던 현실에 대한 분노에서 반미주의가 일어났으며, 이것은 동유럽의 소련의 반소주의와 맥을 같이 했다. 소련의 몰락과 함께 미국은 모든 적대감의 표적이 될 수 밖에 없었을 만큼 복잡해졌다.

 

한국에서의 반미주의는 '사악한 미 제국주의론'에 근거하고 있다. 미국은 초강대국으로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 각종 사회적·문화적·정치적 문제의 희생양이 되었다. 한국에서 1988년 이후 민주화가 진행되면서 '미 제국주의 타도'는 가장 호소력 있는 구호가 되었다. 이처럼 대부분의 반미주의는 분노, 시기, 열등감의 '감정'으로 규정되었다. 반면, "그 북쪽의 거인(미국)은 우리의 정체성의 적이지만 우리가 원하는 것의 비밀스런 모델이다"라고 한 멕시코인의 고백 처럼 미국은 증오와 선망의 대상이기도 하다. 한국에서도 반미주의는 미국적 생활양식과 문화를 선호하는 태도와 함께 나타낸다. 한국도 양면적 애증관계를 갖고있고, 이것은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이 책은 반미주의 정서를 심도있게 성찰하는 계기를 마련해준다는 면에서 의미를 갖는다. 하지만 반미주의가 단순한 분노나 열등감에 기초한 논리적이고 체계적이지 못하여 버려야할 것으로 규정되는 듯한 느낌을 갖게 한다. 저자는 그 근거로 미국적 문화를 선호하면서도 반미감정을 유지하는 양면성을 예로 든다. 그러나 반미적 감정으로 미국을 대하는 사람들 개중엔 이러한 이중적 면모의 내면조차도 자기 성찰적 측면에서 벗어내 버리려고 노력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을 알주셨으면 좋겠다. 문화적 소산으로 몸에 배어 버린 것을 탓할 수는 없지 않는가? 아니면, 우리들이 아직 솔직하지 못한 것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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