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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ING/역사·문화

[북리뷰] 사피엔스

by 체리그루브 2022. 9.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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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를 보면서 흥미롭게 읽었던 부분을 정리해본다.

현생인류인 호모 사피엔스는 서로 다른 6개의 호모종이 존재했으나, 이들 모두를 학살하는 과정을 통해, 오늘날의 사피엔스만 살아남게 되었다. 이는 우연한 진화에 따른 '언어능력' (인지혁명) 때문이었으며, 이들만의 고유한 '상상력'(허구)이 결집을 도왔다고 한다. 그리고 여전히 지구 곳곳에서 인간의 손에 의한 동물 멸종 소식이 들려오는 것도, 사피엔스의 욕망과 관계한다.

사피엔스는 최초 애니미즘을 통해, 만물에 정령이 깃들어 있다고 생각했다. 이는 다양한 신을 양산했고, 다신론의 기원이 된다. 고대 그리스의 신들이 그렇게 출현했다. 그러다가 민족들만의 절대적 신을 만들고, 전쟁을 통해 믿음이 강화한다. 지역적 일신교가 출현하는데 유대교도 이중 하나이다. 그리고 역대급 일신교가 출현하는데, 유대교의 분파종교 기독교가 로마의 중심에 들어선다.

비약적 돌파구는 기독교와 함께 왔다. 기독교 신앙은 나자렛 예수가 그들이 오래 기다리던 구세주라는 것을, 유대인에게 확신시키려 했던 비전秘傳의 유대교 분파에서 시작되었다. 하지만 이 분파의 첫 리더 중 하나였던 타르수스의 바울은, 만일 우주의 최고 권력이 관심과 편견을 지니고 있으며 수고롭게도 피와 살을 가진 존재로 화신하셔서 인류를 구원하려고 십자가에서 돌아가셨다면 이것은 유대인에게뿐 아니라 만민에게 전파되어야 할 이야기이므로, 예수에 대한 좋은 말씀(복음)을 전 세계로 전파할 필요가 있다고 추론했다.

그러나 이런 일신교도 단순하지만은 않았다. 유대인들은 이집트 탈출 시절부터, 어려울 때마다 메시아가 나타나 자신들을 구해준다는 '메시아사상'을 신봉했다. 바벨론으로부터 자신들을 해방시켜준 고레스왕을 (남의나라 왕이지만) 메시아로 추앙했는데, 그가 믿는 종교가 하필 조로아스터교였다. 조로아스터교는 선과 악으로 대표되는 이신교다. 세상은 선과 악의 각축장이며, 3000년 후에 세상의 종말이 오면 천국과 지옥의 심판이 있을 것 (어디서 많이 들어보지 않았는가? 예수천당, 불신지옥)이라는 레파토리가 여기에서 나온다. 기독교는 오랜 시간 영과 육, 선과 악,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

한때 4세기, 이 이신교 중 하나인 마니교가 로마의 국교가 될 뻔한 적이 있었으나, 이는 기독교를 사수하는 지도부들의 끊임없는 노력으로 기독교가 로마를 장악한다. 이때 마니교가 얼만큼 경계대상이었는지는 지금도 마니아(Mania, 미치광이) 라는 단어로도 그 흔적이 남아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신교를 제거하는데 성공했지만 과연 이신교가 사라졌을까? 기독교 내에 들어와 더 공고해졌음은, 성과 속을 이분법적으로 구분 하는 신앙에 녹아졌다.

사실 다신교도 사라진게 아니었다. 카톨릭의 성자숭배가 이런 다신교의 속성을 이어 내려왔다. 따지고 보면 애니미즘적 요소나 토템의 요소들도 지역마다 발견된다. 그래서 오늘날의 일신교를 놓고 보자면 뒤죽박죽인 셈이다. 어쨌든 우리를 죽음 앞에서 담담히 서게 하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게 하는 일신교의 역할은 사피엔스가 그 옛날 결집했던 상상력의 결과이자 삶의 규범이 되고 사회화의 재료가됐다. 내가 믿는 것의 대한 거대한 윤곽이 이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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