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락을 팔아라>
아무도 필요하지 않은 시대의 마케팅
정지원, 유지은, 원충열
미래의 창, 2017
재밌는 책을 하나 읽었다. <맥락을 팔아라>다. 마케팅 책이다만, 일상과 내 하는 업무에 적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다음은 밑줄친 문장들이다. 같이 공유했으면 한다.
마스다 무네아키의 표현을 빌자면 이제 필요한 것은 제안능력이다. 고객에게 선택의 기술을 제공하는 능력이 필요해진 것이다. 이제 고객에게 중요한 것은 무엇을 사는가, 어디서 사는가가 아니라 왜, 어떻게 사는가다. 과거와 달라진 소비의 이유와 방식을 이해해야 고객에게 새로운 맥락을 제안할 수 있다. (3)
이게 이 책의 주제의식이다.
우리는 목이 말라서 코카콜라를 사기도 하지만, 코카콜라의 한정판 패키지에 쓰인 "사랑해", "고마워" 문구를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리기 위해 혹은 친구에게 선물하기 위해 사기도 한다. (4)
이제는 많은 곳에서 소개되는 이야기다. 매출이 상승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많이 회자되긴 한다.
아마존의 전략은 고객의 모든 시간을 함께 하며 고객의 생활, 삶과 분리되지 않는 하나가 되는 것이다. 인간에게 가장 편리한 인터페이스인 음성으로 작동하는 알렉사가 있기에 우리 일상에 더 깊숙이 스며들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어떤 물건이든 필요한 순간, 이미 아마존이 옆에 있다. 아마존은 우리가 아마존이 아닌 다른 대안을 생각할 여유나 이유를 주지 않을 것이다. 심지어 필요를 인식하기 전에 이미 아마존이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아마존은 우리 삶의 모든 맥락을 엮어가고 있다. 그들의 목표는 아마존이 만드는 생태계 속에서 미래 소비자들의 '시간을 장악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31)
모든 커머스 기업들이 감히 꿈꾸는 환경이다. 우리 나라에는 아직 요원하지만. 하지만 정말 이런 장악은 오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기업은 고객의 모든 여정에 관여할 필요해 보인다.
레시피를 중심으로 한 푸드 콘텐츠 미디어 '아내의 식탁'은 잘 만든 콘텐츠가 어떻게 쇼핑의 기회를 만들어내는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모바일 콘텐츠 스타트업인 컬쳐히어로가 카카오스토리의 요리 레시피 콘텐츠로 시작했으며, 2016년 초 모바일 앱을 선보이며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아내의식탁은 카카오스토리, 네이버 밴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SNS를 통해 14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거대 플랫폼이다. (34)
<아내의 식탁>이 아직도 유효한가? 애 이름이 <우리의 식탁>으로 변경됨. 한번 내려 받아봐야겠다.
넷플리스의 퍼스널 트레이너 장치에 넷플릭스 드라마에 등장하는 좋아하는 배우의 목소리를 선택한 뒤 운동 목표량을 설정한다. 기기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듣거나 영상을 보며 운동을 하다가 그 목표량이 시원치 않으면 음악과 영상이 멈춘다. "더 열심히 해봐!", "내 생각에는 좀 더 빨리 달리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오 세상에, 폐가 찢어질 것 같아"라며 재미와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다. (67)
오! 이거 인사이트 있다!
자포스의 사례는 고전에 가깝다. 자포스는 1999년에 설립된 온라인 쇼핑 기업으로, 신발을 전문적으로 판매해 성공했다. 현재는 아마존에 인수돼 신발, 의류, 가방 중심으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자포스 역시 고객 감동 사례로 유명하다. 자포스의 한 고객이 어머니를 위해 신발을 구매했다. 하지만 신발이 배송되고 얼마되지 않아 어머니께서 돌아가셨다. 고객은 자포스에 연락해 신발을 선물로 구입했지만 어머니의 병세가 악화돼 결국 선물을 전할 수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환불이 가능할지 문의했다. 자포스는 곧바로 환불을 해주고 제품을 회수하겠고 답했다. 그리고 다음날 해당 고객에게 조문용 꽃과 위로의 말을 적은 편지를 보냈다. 제품을 구입하지도 않은 고객에게 세심한 배려를 한 이 사례는 당시 큰 화제가 됐다. 이후 자포스는 "행복을 배달하는 기업"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77)
CS 담당자 개인의 재량으로 한 것인지, 아니면 VOC처리하는 과정에서 시스템적으로 한 것인지, 아니면 그 기업이 신화를 필요로 했던 것인지 궁금하다. 어쨌든 감성적으로 좋은 인상을 심어주는 데에 성공한 건 확실해 보인다.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기업의 실체가 변해야 한다. 문화를 형성하기까지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한번 만들어지면 남들이 흉내 낼 수 없는 굉장히 강력한 궁극의 차별점을 갖게 된다. 브랜드가 그들만의 문화로 자기다움을 말할 수 있다면 그 브랜드의 브랜딩은 더 이상 언급할 필요도 없다. 문화로 빚어낸 자기다움은 한낱 컬러 상징이나 커뮤니케이션 광고 몇 컷으로 그리는 그림과는 차원이 다른 큰 그림이니 말이다. (83)
그저 컬러나 커뮤니케이션이 아닌 자기다움이라..
130년의 장수 브랜드이자 세계 최고의 브랜드 코카콜라는 브랜드 노후화와 웰빙 트렌드에 노심초사하다 회심의 한 수를 둔다. 탄산음료를 팔기보다 스스로 매력적인 콘텐츠가 되기로 한 것이다. 그들은 심심해서, 장난으로, 분위기를 바꿔보려고, 혹은 누군가에게 마음을 전라려고 하는 등 코카콜라가 필요한 새로운 이유와 맥락을 제시했다. 실제로 "마음을 전해요" 캠페인 이후 코카콜라의 매출은 상승했다. 친구의 이름 혹은 사랑해, 응원해 등의 메시지를 채운 코카콜라 메시지팩은 일반 제품 대비 두 배 이상 더 많이 판매되었다. (98)
나는 이제 기왕하는 인스타그램이라면, 이런 감성 문구가 들어간 제품들로 채울 것임 ^^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는 "점점 빨리 변하고 혼돈스러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도 변화하고 학습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브랜드는 끊임없이 자신의 자원을 점검하고 연결의 지점을 신중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텔링의 시작은 자신의 자원을 재조명하는 것일지도 모른니 말이다.(130)
자기를 돌아보는 브랜드라니!
아무리 좋은 브랜드 기획이 잇고, 멋진 디자인이 있다 하더라도 이것들은 단지 하나의 구슬에 불과하다. 구슬은 소비자가 경험을 통해 그 브랜드를 받아들이는 순간 꿰어진다. 그렇게 실제 삶으로 투입되는 그 순간, 모든 것이 결판이 난다. (171)
고객에게 안겨지는 그 지점에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그저 주문해서 받은 건 데, 선물 받은 거 같아요"라는 응답일까?
팝업 스토어, 플래그십 스토어 등 온전히 오감으로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는 여전히 중요하다. 이때 중요한 것은 단지 제품을 중심에 진열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제품을 소비하고 경험하는 전후의 맥락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176)
제춤의 맥락, 고객의 생활 여정 전체에서 꼭 있어야 할 위치 존재해야할 제품이 되게 해야 하는 것이다.
피자 하나 주문하는 데 웬 첨단기술이냐 할 수도 있겠지만, 도미노피자 CEO 돈 메이즈는 한발 더 나간다. "2017년 도미노는 모바일 퍼스트에서 AI퍼스트로 갈 예정"이라며 "음식 인터넷(Internet of Food)"이 그들의 비전임을 말한다. 모든 사물이 인터넷으로 연결되어 고객을 공기처럼 에워싸듯, 고객들이 아주 작은 장벽도 없이 피자를 주문하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도미노피자의 주문이 쉬워질수록, 고객이 다른 대안을 떠올릴 여지는 줄어들 것이다. 이것이 도미노피자가 AI 기술까지 동원하며 고객에게 다가가려는 이유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 말이다. (205)
많은 기업들이 AI로 고객의 맥락에 다가가고자 하는 궁극에는 결국 싸우지 않고 이기려는 생각이 있던 걸까?
밴드 왜건 효과는 대중적으로 유행하는 정보를 따라 상품을 구매하는 현상을 말한다. 악대를 선두에 세우고 다니는 밴드 왜건이 요란한 음악으로 사람들을 모았던 것을 예로, 주로 특정 상품에 대한 어떤 사람의 수요가 다른 사람들의 수요에 의해 영향을 받는 현상을 의미한다. (233)
고전적인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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