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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종교가 없는 사회는 "지옥같은 비도덕적 사회가 될 것"이라는 미국 보수 기독교의 프레임을 비판한다. 종교와 무관한 나라들(덴마크, 스웨덴 등)이 선진국 대열에 올라 민주적으로 잘 살고 있다고 말한다. 도리어 자메이카나 시에라리온, 필리핀 등 종교국가들이 발전모델을 못찾고 종교에 갖혀 있다는 느낌이란다.
다음은 이 책의 추천사인데, 감명 깊어 메모한 것을 기록해 둔다.
이 시대의 가장 중요한 특징 중 하나가 바로 탈종교화다. 이른바 산업화된 사회에서는 전체적으로 전통 종교와 상관없이 사는 무종교인들의 숫자가 급증한다. 말하자면 무종교가 현재 가장 급성장하는 종교 현상인 것이다. 종교 인구가 미미한 유럽의 경우는 말할 것도 없고, 미국의 경우도 지난 24년간 종교가 없다고 하는 사람들의 수가 200% 증가했다고 한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2015년 통계에 의하면 한국에서 종교가 없다고 하는 사람들이 전체 인구의 56.1%라고 한다. 종교 인구는 10년 만에 무려 9%인 300만명 정도가 감소했다. 이제 무종교 인구가 종교 인구보다 많아졌다는 뜻이다. 특히 주목할 만한 현상은 '종교 없음'이라고 답한 무종교 층이 연령별로 보아 10대에서 40대의 젊은 층, 그리고 교육을 많이 받은 사람들에게서 더욱 두드러진다는 사실이다.
왜 이런 탈종교화 현상이 생기는 것일가? 이유는 현대인들이 기복이나 상벌을 기본 전제로 하는 종교에 더 이상 매료되지 못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해 볼 수 있다.
죽어서 천당 가느냐 지옥에 떨어지느냐 하는 문제가 신앙생활을 하는 데 가장 중요한 관심사가 되어 있다면 그런 신앙은 '질이 낮은 신앙'이라는 뜻이다. 미국에서 영향력이 큰 신학자 마커스 보그(Marcus Borg)는 이런 신앙 형태의 그리스도교를 인간의 인지가 발달하기 전의 패러다임에 입각한 '인습적 그리스도교' 혹은 '천당/지옥 그리스도교'라고 하고 이제 이런 식의 그리스도교는 더 이상 받들기 힘들다고 했다. 이래저래 신자들은 줄어들 수 밖에 없는 셈이다.
종교가 완전히 무용지물인가? 종교사회학자 뒤르켐(Durkheim)의 영향을 받은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대학교 사회심리학자 아라 노렌자얀(Ara Norenzayan)은 그의 책 <거대한 신들>에서 종교를 필요로 하는 시대, 종교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고 주장한다. 수렵시대 이후 인지가 발달되면서 사회관계를 넓혀 가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하늘에서 인간들의 행동거지를 감시하는 거대한 감시자(Watcher)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물론 오늘도 이런 신을 필요로 하는 사회나 사람들이 있다. 그는 또한 인간 사회가 오늘의 수준에 올라오기까지 일종의 사다리 역할을 했지만, 이제 상당수 앞서 가는 나라에서는 그 사다리를 걷어차게 되었다고 한다. 여러 가지 사회 제도나 기구가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종교 없는 사회가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 미국의 기독교 설교자들에 의하면 종교 없는 사회, 신을 믿지 않는 사회는 어쩔 수 없이 혼돈과 무질서, 범죄가 창궐하는 흑암의 사회가 된다고 한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가 안식년을 맞아 덴마크에 가서 1년여를 지나면서 관찰한 바에 의하면, 덴마크, 스웨덴 등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은 실질적으로 신이 없는 사회인데도 불구하고 범죄율이나 부패지수가 세계에서 가장 낮은 나라, 나아가 세계에서 가장 잘 사는 나라들임을 발견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가 전에 쓴 <신 없는 사회>라는 책은 이런 사실을 전해 주고 있다.
이 책 <종교 없는 삶>에서는 세계를 둘러보면 "신을 믿는 비율이 가장 낮은 나라들이 번영과 평등, 자유, 민주주의, 여권, 인권, 교육 정도, 범죄율, 기대수명 면에서 가장 '건강'하다."는 것이다. 세계적으로도 그럴 뿐 아니라, 미국 내에서도 신을 가장 많이 믿는 이른바 '바이블 벨트'에 위치한 중남부 주들이 교육 수준이나 범죄율 등 여러 면에서 신을 가장 덜 믿는 서부와 동북부 주들보다 훨씬 낙후되어 있다고 한다. 저명한 종교학자 카렌 암스트롱이 그의 책 <신의 역사> 마지막 부분에서 전체적으로 미국이 도덕적으로 낙후한 것은 신을 믿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지적한 것도 이 책의 요치를 뒷받침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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