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군대에서 불명예 제대후, 외국용병부대로 나가 일을 하던 김제하(지창욱 분)는 인터폴 추격을 피해 다시 한국으로 들어오고, 기업형 경호 업체인 JSS에 들어간다. JSS 는 최유진(송윤아) 소유의 기업이며, JB가문의 경호와 기업 전체의 보안 업무를 처리한다. 비록 JB 그룹은 동생 최성원(이정재 분)에게 빼았겼지만, 남편 장세준 의원을 대통령으로 만들어 JB그룹을 되찾으려는 원대한 계획을 갖고 있다. 한편 장세준(조성하 분) 의원은 그런 아내의 속내를 알고도 사랑하던 사람과의 사이에서 낳은 딸 안나(임윤아 분)를 인질로 삼고 있는 아내의 비위를 맞추며 대권도전에 따른다.
이런 스토리를 배경으로하여, 오해로 빚어진 작은 원한이 소녀 안나에게서 싹트고 자라나, 자신의 계모와 친부의 대권 도전마저도 위협하는 사건들을 일으킨다. 그것은 영화배우 엄혜린(손태영 분)의 죽음 배후에 최유진이 있다는 것을 방송을 통해 알리고, 재수사를 촉구하기에 이르는데, 제하도 이를 돕고자 JB그룹과 박관수 의원의 몰락을 위해 이라크 무기 중계 비리의 증거가 담긴 USB를 빼돌린다.
궁지에 몰린 박관수와 최성원 회장은 JSS 본사를 기습하고 클라우드나인(슈퍼AI) 지하 벙커에 폭탄을 설치한다. 이 폭탄의 폭발로 최유진과 장세준 의원은 죽게된다. 이후 김제하는 박관수(김갑수 분)의원을 자살하도록 내몰고, JB그룹의 회장 최성원은 피살된다.
이후 김제하와 안나는 대한민국의 재계 순위를 뒤바꿀 특급정보를 어딘가 메일로 날리며, 드라마는 끝을 맺는다.
화려한 액션씬이 많았던 드라마인데, 지창욱의 들인 노력에 비해 스토리는 빈약했다고 봐야겠다. VIP 경호원이 버릇없고 사장에게 함부로 대하며, 심지어 경호대상을 '사랑하는 관계'로 바꿔버리는 장면들, 그로인해 무너지는 위계, 그럼에도 주인공을 영웅으로 추앙하는 동료와 선배들.. 그야말로 코드명 케이투를 위한 격한 찬양일색 드라마였다.
본 드라마를 통해 느낀 현실 캐릭터 세 가지를 꼽아보면,
첫째, 정치권의 박관수 의원이다. 정적에 대해 각종 위해를 가하거나 정치적 약점을 노려 다음수를 준비하고, 위기 시에도 너스레를 떨며 침착하게 정면돌파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얼굴에 철판깔고 정의감이라고는 1도도 없는 인물이자 권력에 대한 야망으로 정재계 인사를 주물러 피아구분을 명확히 하되 자기 사람으로 매수하는 법을 아는 인물이다. 이 모든 과정에서 엄청난 돈을 뿌려대는 데, 그 돈의 출처가 아마도 무기암거래를 통해 획득한 듯 싶다. 그래서 그의 아킬레스건은 무기거래 증거 USB인 것이었다. 속물근성에 위법하기까지한 현실정치인의 모습인 건가 싶기도하다. 무기거래까지는 아니더래도 각종 게이트 사건에 연루되어 낙마한 여러 의원들의 경우가 이런 사례에 해당하지 않을까 싶다. 이런 분들에게 국민을 위한 법을 만들어달라는 희망은 아마도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격에 가까울 수도 있겠다.
두번째는 장세준 의원이다. 토크콘서트도 열고, 봉사활동에 다양한 정치적행보를 선보이는 이분의 사례가 좀더 현실적인 정치인인 것 같다. 그런데 이분도 속물이다. 도가 지나치리만큼 여자를 너무 밝힌다. 성추행관련 구설수가 오르내리는 정치인들에 대한 상징성 있는 인물로 보인다. 이미 혼외자가 있음에도 정신차리지 못하는 장의원을 보면서 한심함을 금치 못했다. 그러나 한편으로 이해도 가는 부분은 권력을 얻은 자들이 가장 무너지기 쉬운 자리가 성적 유혹의 자리가 아니겠는가 싶은 것이다.
세번째는 최유진 JSS 사장이다. 순진무구한 사랑을 위해 아버지의 JB 그룹 상속까지도 포기하고 남편을 얻었다. 그러나 이 남편은 세상 둘 도 없는 바람둥이다. 이미 결혼전에 얻은 애까지 딸린 남자다. 최유진은 모든 걸 버리고 남편에게 왔는데, 남편은 부끄러운 짓만 하고 다닌다. 그나마 회장님의 상속으로 JSS만큼은 본인 소유로 갖게 되었다. 이 회사는 JB 그룹 전체의 보안, 기밀업무를 처리하며 JB 일가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한다. 이제 남편만 잘 추슬러서 대통령에 앉히면, 빼앗겼던 JB그룹도 되찾을 수 있다. 그런데 그의 딸 안나가 자꾸 상황을 어렵게 한다. 안나가 오해하고 있는 부분은 사실 상, 안나의 어머니 엄혜린을 죽이도록 지시한 사람이 JB그룹 회장님이었는데, 이는 최유진도 말할 수 없는 부분이라, 해명을 내놓지 않아 상황이 커지게 된 것이다. 이때부터 안나는 시한폭탄이 된다. 언제 대권의 최대 걸림돌이 될지 알 수 없다. 게다가 최유진도 어느정도 함부로 할 수 없는 보디가드 케이투, 김제하까지 연인으로써 옆에 지키고 있지 않는가? 그야말로 풀리는 일 하나도 없는 비련의 여인이 아닐 수 없다. 클라우드나인을 조종하고, 모든 사람을 호령해도 마음대로 따라와 주는 이 없는 그녀는 그래서 항상 외롭다. 그녀의 재력과 지위를 모두 비워버리고 나면, 정말 애처로울뿐인데, 이제는 배다른 남동생까지 클라우드나인과 JSS를 내놓으라며 총부리를 겨냥한다.
아마도 이 드라마가 맘에 안드는 부분이 여기일 것 같은데, 사랑해서 결혼한 죄밖에 없는 그녀에게 너무 가혹한 결말을 안겨줬다는 것일 게다. 젊은 민폐 남녀 캐릭터가 그녀의 삶 한 가운데 들어와 마음대로 휘젖고 다니는 게 불편했던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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