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된 기억이다. 그러나 그때의 기억과 깨달음은 지금도 생생하다. 입찰을 만기일까지 몇날 밤을 새어가며 마무리했다. 사장님은 수고했노라고 TF팀을 격려차 호텔의 한 룸살롱으로우리를 데려갔다. 설마설마 했는데, 술따르는 여자 둘도 들어왔다. 한 명은 사장님 옆에 꼭 끼어 있었고, 다른 한 사람은 참석자 중 나이가 제일 어린 내 옆에 있었다. 여자는 상냥한 웃음과 속삭임을 건네 주었다. 밴드가 들어와 반주를 해 주었고, 거기에 맞춰 춤을 추기도 했다. 나는 기독교인이었고, 최대한 교양을 지키려고 노력했다. 여자는 나를 끌어안고 블루스를 추었고, 나는 손을 어디다 둬야 할지 몰라 당황스러웠지만, 그 향수와 말랑말랑한 그 여자의 살결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큰 실수는 하지 않았노라고 스스로 위안했다. 음주가무가 새벽에 마쳐지고, 사장님을 보낸 이후에야 나는 발걸음을 뗄 수 있었다. 그러면서 생각했다. 남자들이 돈을 버는 이유가 이런 맛 때문에 있는 것인가 싶은 생각을.. 정말 세상적으로 그 유혹은 떨쳐버리기 힘들 것이라고.
책정리를 하다가 문득, 내 생각과 일치하는 문장을 발견했고, 오래된 기억을 꺼내게 되었다.
중요한 것은 돈과 섹스와 파워가 서로 밀착된 관계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돈을 가지면 그것을 가지고 섹스와 파워를 취하려 든다. 섹스는 항상 돈과 파워가 있는 자에게 더 뇌쇄적인 매력으로 달려든다. 파워가 있으면 돈과 섹스를 누릴 수 있는 특권이 주어지고, 그것을 마다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돈과 섹스의 파워는 리더십에게 주어지는 특권 같지만, 이것이 리더십의 능력을 소리 없이 마비시키고 병 들게 하고 붕괴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돈은 하나님의 방법으로 벌고 관리하고 써야 한다. 섹스는 하나님이 주신 결혼이라는 축복된 관계 안에 있을 때 비로소 그 진가를 발하는 것이다. 파워는 진정한 파워의 근원이신 하나님을 늘 의식하고 두려워하는 자만이 제대로 조종할 수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거인들의 발자국>, P 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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