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날 <웬즈데이>를 보다가 낯익은 음악에 귀가 솔깃했다. 첼로 연주라 신나는 클래식인가 싶었는데, 점점 옛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피를 끓게 하는 그런 음악이었다. 뭘까.. 뭘까.. 어디서 들어봤을까 싶다가, 무릎을 친 그 노래! 외화 <머나먼 정글>의 OST, <Paint It, Black> 이었다니!
생각해 보면, 갑자기 웬즈데이가 왜 이곡을 연주하냐고 생각했는데, 개연성이 없지도 않은 게 곡의 제목이 <Paint It, Black> 이 아닌가 말이다. 웬즈데이가 가장 좋아하는 색상이다.
<Paint It, Black>은 영국의 전설적인 록밴드 롤링스톤즈의 곡으로, 하드록이 많이 활성화 되어 있지 않던 우리나라에는 많이 소개되지 않았었지만(참고로 유일하게 콘서트를 열지 못한 7개국 중 하나) , 그나마 대중적으로 알려진 곡이 바로 이 곡이다. 이쯤에서 원곡 감상!
<머나먼 정글> 을 떠올리자면, 어린 시절 이 드라마를 보기 위해 손꼽아 기다리던 평일 저녁을 떠올린다. 드라마 자체는 미국 청년들이 사이공에서 펼치는 작전 에피소드를 담고 있어, 2차세계대전을 소재로 한 <게릴라 유격대> 처럼 재밌었던 기억이 나지만, 베트남 전의 실상은 그러지 못했다.
참고로, 일전에 기록한 베트남전에 대한 내용을 다룬 넷플릭스 10부작 다큐멘터리를 본 소감을 함께 첨부한다.
이런 정서가 있어서일까? 이 노래 가사말에서 약간의 애도의 정서가 느껴진다. 누군가가 계속 죽어나가고 있고 이들을 위해서라도 Black 으로 문을 칠해야 할 것만 같은 정서 말이다.
I see a red door and I want it painted black
No colors anymore I want them to turn black
I see the girls walk by dressed in their summer clothes
I have to turn my head until my darkness goes
I see a line of cars and they're all painted black
With flowers and my love both never to come back
I see people turn their heads and quickly look away
Like a new born baby it just happens every day
나는 붉은 색 문을 보며 그것이 검게 칠해지기를 바란다
더 이상 색깔은 없다 나는 그것들이 검게 변하기를 바란다
여름 옷을 걸치고 걸어오는 소녀를 보네
나는 나의 어둠이 사라질 때까지 고개를 돌려야 한다
나는 모두가 검게 칠해진 차들의 행렬을 보네
꽃들과 나의 사랑은 결코 돌아오지 않는다
나는 사람들이 고개를 돌리고 재빨리 시선을 돌리는 모습을 본다
새로 태어나는 아기처럼 이것은 날마다 반복된다
- <Paint It, Black> 가사 중 일부
넷플릭스 오리지날 드라마 <웬즈데이>는 <아담스 패밀리>라는 오래된 블랙코메디의 스핀오프 버전 드라마다. 주인공 웬즈데이의 표정, 대사 하나하나가 예술일 만큼 감독 팀버튼이 각잡고 만들었다는 평을 받고 있는 22년 최고의 드라마 중 하나다. 참고로 고등학교 딸래미의 행동 하나하나가 어쩜이리도 웬즈데이스러운가 싶은 구석이 있을 정도다. 웬즈데이의 대사 하나를 옮겨보면 이렇다.
선생님 : 엄마랑 사이좋니?
웬즈데이 : 같은방을쓰는 종신형 재소자같아요.
늘 씨니컬하고, 인정머리 없을 것만 같은데 또 그렇지도 않고, 그러면서도 사건에 대한 해결에 온 신경을 기울이는, 물론 얼굴은 포커페이스! 가만, 그래서 레이디 가가와 뮤비를 찍은 건가? 이 소녀가 침침한 저녁에 홀로 첼로 독주를 하며 <Paint It, Black>을 연주한다라니, 기가막힌 설정이 아닐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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