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우트하우젠 수용소에서 사진사 보조로 일하는 수용자 보시. 그는 스페인 반파시스트 주의자로 전쟁포로 형태로 수감되었으며, 수많은 동료들의 부당한 죽음을 사진으로 남긴 독일 장교 리켄의 필름을 몰래 간수하며, 세상에 알렸다. 극은 경쾌하게 흘러가지만, 사람의 죽음을 벌레 죽이듯하는 나치의 만행에서는 결코 가벼울 수 없었다. 한 번은 키가 작은 난쟁이 노인을 신기다하고 사진을 찍더니 영화 말미에선 그를 해부해서 박제한 것이 밝혀진다. 인간의 생명이 자신들의 호기심 대상이어도 괜찮다는 것인지, 인간에 대한 혐오와 차별, 배제가 상대를 벌레화 하는 게 아닌가 싶다. 벌레화된 인간은 인간성이 박탈된다. 연민은 존재하지 않는다.
독일과 유럽사회는 수차례에 걸친 전범재판을 통해 과거청산이 이룩됐으며, 독일 총리 메르켈은 매번 사죄해도 모자라다고 할만큼 조국의 과오를 인정했다. 일본의 잔재를 청산하지 못하는 우리에게는 매우 아쉬운 대목이다. 5.18 광주학살을 자행했던 군부는 어떠한가. 전두환, 허화평, 정호용 등은 엄청난 부를 축적한 부유한 학살자들이다. 그들은 군부대 부지를 싸게 매입하고 이후에 형질을 변환하는 방법으로 수도권 일대에 많은 땅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정말 괜찮은 나라가 되려면 이들의 경제적 부를 몰수해야 할 것이다. 저들은 태극기 집회의 뒷돈을 대고 있고 지금도 야권인사들에 영향을 주며 5.18을 사태로 간주하는 뻔뻔한 인간들이다.
한 수용소 사진사가 들이민 사진만으로도 많은 사실이 밝혀지고 저들의 전쟁범죄가 만천하에 드러났지만, 오늘날 우리는 무수한 사진과 영상으로도 저들의 태연한 역사부정행위를 저지하지 못하는 현실은 여러모로 판사들과 정치권에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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