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소한 영국 9세기 역사를 한 눈에 보는 듯했다. 어떤이는 픽션이라 했지만 매우 사실적이고, 있을법한 이야기인데 짜릿한 한 방이 있는 영웅물이었다.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며, 극중 유일한 실존인물은 병약하지만 끝까지 워섹스 왕국을 지켜냈던 알프레드 왕이다. 7왕국 중 유일하게 워섹스 왕국이 데인족(바이킹)의 침략으로부터 지켜질 수 있었던 이유는 용감하며, 지략이 뛰어난 우트레드 라그니슨 덕분이었다. 그러나 국왕 알프레드는 우트레드를 신뢰하지 못하여 늘 삐딱한 결정만을 일삼아 일을 어렵게 하여 왔고, 그나마 얽힌 실타레를 푸는 일도 우트레드의 기지와 용맹으로 왕국을 지켜냈다는 거다.
이 드라마에서 비춰지는 세계관은 두 가지로 읽혀진다. 하나는 데인족 사이에 팽배한 북유럽 신화 사상이다. 죽을 때엔 명예롭게 손에 무기를 거머쥐게 해주어 전사로 죽었음을 죽은 후에도 알게 해 주어야 한다. 암살의 형태로 죽게 되면, 암살했던 자의 피와 피살자의 형제의 피를 섞어야만 구천에 떠도는 혼령을 천국에 보낼 수 있다는 것. 이 밖에도 점꽤를 내는 방식이나 신에게 접신하는 방식은 이들의 원시성을 보여주기도 한다.
당시의 또 다른 세계관은 기독교다. 이 드라마에서 비춰지는 기독교는 매우 보수적이었고 색슨족의 삶의 양식이었다. 그럼에도 하나님의 보호는 멀리 있어 보였고, 이교도인 우트레드에 의해 나라가 지켜지는 것을 챙피하게 여기는 수도승들과 왕과 귀족의 속물스런 수치만 가득했다.
현대적 시각으로 보자면 두 세계관 모두 거추장스럽기는 마찮가지지만, 이 조롱의 무게는 기독교에 더 쏠렸다. 합리적이지 못한 미신적 판단은 지독한 편견만 고착시켰고, 결국의 속내는 신을 앞세워 기득권의 수호만 할 뿐 '정의'는 온데 간데 없었다.
오늘날이라고 다를리 없다. 합리적이고 자기 이익 위주의 논리가 팽배한 만큼, 순수 기독교의 헌신과 사랑을 찾아보기 힘든 점은 드라마와 다르지 않다. 다만 드라마에는 피튀기는 전쟁이 난무하고 우리의 현장은 매일 전쟁같은 일들이 즐비할 뿐이다. 저마다의 상황과 현실 문제가 다른 상황도, 화살이 어디에서 날아올지 모르는 당시의 전장 현실과도 비슷하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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