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안시성

요즘 유투브로 영화 스포일하는 분들이 많은 거 같다. 그중 #라이너의컬쳐쇼크 는 악명높은 비평을 내놓고 있다. 이 스포일 유투브로 하마터면 못볼 뻔 했던 영화가 한 둘이 아니니, 실제로 영화를 보고 나면 웃자고 하는 일에 죽자고 덤비는 꼴이었음 뒤늦게 알게 된다. 클리셰니, 진부하다느니, 산업자본주의니, 공장식 각본아라느니 하는식의 비평 말이다. 

처음엔 참신했는데, 그리고 비평의 각도가 늘 예리해서 감탄했는데 결과적으로는 모든 영화를 망작으로 치부하니, 그럴 거면 진작에 좋은 영화만 소개를 할 것이지 왜 남의 장사하는 데에 앞길을 막는 것인지, 머리 싸매고 누워 하소연할 데 없는 감독들의 맴이 느껴졌다. 극장 상영이라도 내리면 하시든가. 이건 무슨 심보인가하여 다소 감독에 빙의된 마음으로 안타까움을 갖는다. 

그렇게 안 볼 뻔 했던 영화가 <안시성>, <인랑>이다. 특히 이번의 <안시성> 영화는 조인성의 발성, 설현의 발연기, 남주성의 눈빛 연기를 혹평하고 이야기의 개연성 미흡 등을 다뤘지만, 처절하게 고군분투해가며, 창의적으로 전투장면을 엮어낸 감독의 공이 그렇게 쉽게 뭍힐 수 있는 거였는지 되묻고 싶다. 그렇게 잘 알면 영화라도 몇 편 찍고 비평을 하시든가 하라는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이다. 그렇지 않고는 #키보드워리어 와 뭐가 다른 것인가. 

물론 영화산업 전반의 퀄리티를 끌어올리기 위한 나름의 치열함이 보이는 비평인 것은 부정할 순 없지만서두 그렇다고 님 말씀만 철썩같이 믿고 놓칠 뻔한 사람이 어디 나만 있겠냐는 부분에서 좀 조심해 달라고 말하는 것이다. 조인성의 발성이 너무 어울리지 않았다는 혹평에는 한편으론 나처럼 비호할 수도 있을 것이다. 서민 밀착형 '성주'의 말 속에 위엄과 허세를 거둬내고, 되려 친근하게 다가가는 모습과 어울리는 말투였다라고. 이렇듯 관점과 각도를 달리 보면 그렇게 못볼 것도 아닌데 비평이 과한 것 같았다. 어쨌든 못 보신 분들께는 추천드리고 싶은 2018년도 Top 10에 넣어도 나쁘지 않을 영화임. 뭐 그렇다고 특별히 남는 건 없음. 양만춘이란 사람에 대한 역사적 궁금증만 있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