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설4 [북리뷰] 환영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고시원 생활을 했던 때부터 일까? 왜 윤영은 자기 처지의 사람을 만나야만 했던 걸까? 좀더 자기치장을 해서라도 자기를 구해줄 사람을 만나볼 수는 없었던 걸까? 살면서 내 뜻대로 되는 일이란 하나도 없었다. 유일하게 이뤄진 것은 남편과 살게 된 일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뿐이었다. 고작 쓸모없는 남자와 사는 게 내가 바란 것이었다니. 서윤영은 만년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남편의 뒷바라지와 피붙이를 위해 몸을 팔아 일한다. 처음이야 어려웠지, 뭐든지 익숙해지지 못할 일은 없었다. 그러나 남편의 책장은 넘어갈 줄 몰랐다. 남편에게 걸었던 희망이 사라진 것보다, 그런 남편을 믿었던 내가 더 측은했다. 부질없는 희망은 빨리 버려야 했다. 그리고 남편에게 소리친다. 자기도 자신이 왜 그렇.. 2022. 11. 14. [북리뷰] 작별인사 인간이라는 거추장스런 몸뚱아리를 갖고 유한하게 하게 살아가는 종에 대한 성찰을 담은 이야기다. 먼 미래, 인류와 휴머노이드가 맞이하게 될 운명적 대립과 인류의 종말, 그리고 자연의 회복에 대한 이야기로 읽혔다. 헤어진다 한들 다시 만난다는 불교의 정신이 은은히 새겨져있다. 처음엔 철이가 아빠와 헤어져 수용소 생활을 하는 부분이 너무 마음이 아파, 잘 읽혀지지 않았다. 도데체 무엇이 '작별인사'라는 것인지 갈피를 못잡고 책을 덮었다. 그러다가 한 포스팅을 보고 다시 읽을 용기를 얻었다. 수용소를 탈출하고, 아빠를 만나고 그리고 자신이 인간이 아니라 가장 진보된 형태의 하이퍼 휴머노이드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책을 보며 작가의 생각에 보탬에 되었음직한 책들이 떠올라 몇가지 적어본다. 우선은 인류는 뒤담화로.. 2022. 11. 11. [북리뷰] 나는 절대 저렇게 추하게 늙지 말아야지 자극적인 제목이라 손이 갔다. 심너울 작가의 소설 모음집이다. 이 중 한 소설의 제목이 대표로 책의 제목이 되었다. 이야기의 플롯은 심플하다. 한 청년이 버스 정류장에서 행색이 남루한 한 할머니를 본다. 더운 여름날 생선좌판을 이고지어 버스에 오르려 하는데, 그 비린내와 행색에 버스기사가 못타게 한다. 그러자 할머니는 강짜를 부리며 버스를 막아서고는 실랑이 피우는 게 아닌가? 청년은 그 장면을 보고 생각한다. "나는 절대 저렇게 추하게 늙지 말아야지"라고. 세월이 한참 흘러 미래 세상. 청년은 노신사가 되었고, 일평생 살면서 누구에게 싫은 소리 들으면 살지 않도록 몸가짐을 조심했다 자부했다. 요즘 노인들 사이에서 유행한다는 어르신용 에어팟에도 유행에 뒤쳐지지 않으려 장만했다. 그리고 친구들과 약주를 한잔.. 2022. 11. 11. [북리뷰] 채식주의자 유명한 소설인데, 그닥 재밌지는 않았다. 유난스러움과 억지스러움이 개연성 없이 전개되어 당혹스러웠다. 모두가 살 길은 없었을까? 만약 언니가 형부와의 관계를 알고도 모른 척 했더라면 어땠을까? 바로 이 지점이 남성적 사고인 게지. 이런 마음 먹는다는 거 자체가 폭력적이고, 여성을 대상화 시키는 거지 싶다. 이렇게 밖에 생각이 못미치는 건, 결국 모두를 불행하게 한 게 (물론 형부도 문제이겠지만) 언니의 결정이었겠지 않나 싶어서다. 안그랬으면 가정도 살고, 동생도 살렸을테니.. 물론 그렇게 유지되는 가족이 제대로 된 가족일리는 없었겠지만 말이다. 개운치가 않다. 내가 믿는 건 내 가슴뿐이야. 난 내 젖가슴이 좋아. 젖가슴으론 아무 것도 죽일 수 없으니까. 손도, 발도, 이빨과 세치 혀도, 시선마저도, 무엇.. 2022. 11. 10.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