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안서 작성’은 나에게 숙명적 과제처럼 주어졌다. 적어도 이 회사에서만큼은. 얼마 전 CEO는 내게 “잘 준비되어가고 있느냐?”는 질문을 했다. 그 질문의 뉘앙스는 나에게 투자한 만큼 나를 통해 회사의 영업에 기여할 여러 제안적인 부분과 기획 등의 브레인으로 쓰고자 하는 바램을 보여주었다. SE로서 여러 비즈니스에서 활용되는 우리 프로그램들에 대한 전반적 이해의 수준을 높였느냐는 구체적인 질문도 덧붙였으니, 전반적으로 내 예상이 맞았을 것이다. 나는 CEO가 나를 단순히 주어진 프로그램이나 짜고, PT나 좀 잘 만드는 직원쯤으로 생각할 것이라 여겨, 그런 것에 대한 노력은 하지 않았었다. 그리고 실제로 할 여력이 안 되었던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하루 종일 프로그램 개발과 유지보수에 시달리다 보면, 다른 사람이 하는 프로그램을 들여다 볼 시간적 여유도 없거니와, 괜히 그랬다가는 한가한 사람이라는 핀잔을 듣기 일쑤라고 스스로 생각하기 때문이기도 했다.
어쨌든 이 책은 CEO의 그러한 질문이 훨씬 있기 전부터 내 책상에 놓여있었다. 하지만, 우선순위에 밀려 이제야 읽혀지게 되었다. 비교적 쉬운 문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그림이 많은 방법서이기 때문에 금방 읽을 수 있었다. 저자는 현장에서 고객과의 최 일선에서 만나면서 노하우를 축적했다. 그는 프로그램을 실제 개발하는 System Engineer가 기업 제안서를 직접 작성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보고 있다. 그렇지만 SE들은 그것이 과제라고 생각하면서도 슬며시 자기 일이 아닌 냥 영업 사원에게만 떠넘기는 것이 다름아닌 나의 자세였던가?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체계를 갖추고 기획하여, 회사의 비즈니스에 상당한 도움을 줄 수 있는 제안서를 만들고 싶도록 하는 강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제안서 작성의 6단계 예시는 다음과 같다.1. 고객의 요구를 고려해서 반드시 가설을 세워라2. 고객의 정보 수집을 위해 선 제안서를 작성하라.3. 목적이 확실한 인터뷰를 하라.4. 인터뷰 내용을 가설과 비교하여 검증하라.5. 이해하기 쉬운 제안서를 작성하라.6. 고객을 감동시키는 프레젠테이션을 하라.
이 책은 이외에도 제안의 상대는 누구인지, 인터뷰 방법, 패턴 별 도큐먼트 샘플, 효과적인 그림사용을 위한 분류, 그리고 이 모든 방법을 동원한 실제 3가지 사례를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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