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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이었다. 한 청년이 코 소제에 열심이었다. 수치심도 없는 듯 했다. 왜냐하면, 그가 앉은 지하철 좌석 맞은 편에는 나 말고도 여러 사람들이 앉아있고, 되려 서있는 사람은 적어 한산했다. 당연히 그 광경은 나만 보고 있을리 만무했지만, 청년은 당당하게 코소제를 하고 있었다. 그러더니 더러운 코딱지를 지하철 의자에 쓰윽 닦지 않는가! 나는 바로 달려가 정강이를 걷어차며, 한 마디 쏘아주고 싶었다. 이윽고 한쪽을 다 마무리하는가 싶더니, 나머지 한쪽도 소제에 나섰다. 얼마나 간절했던지, 얼굴이 못나게 일그러졌다. 그렇게 다 마치자 이번에는 그 더러운 양손으로 핸드폰을 쥐며 오락을 하는 듯 했다.
한동안 나는 그 친구의 시민교양을 저주했다. 그런 것은 아무도 안보는 곳에서 혼자 할 일이었고, 코XX를 닦아낼라쳐도 자기 옷에다나 할 일이지, 공공장소에다 할 것이 아니라는 생각에서였다. 그러나 문득, 내가 생각한 몰래하는 방법도 그다지 나은 게 없었다는 깨달음이 왔다. 어쨌든 몰래나하나 드러내놓고 하나 그 손가락의 더러움은 나나 그나 마찮가지였다. 위생적으로 남에게 소소한 피해를 입히는 것에는 매한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마음 속에 굳은 다짐이 하나. 손을 바로 깨끗케 방법이 없을 바에야, 코소제는 손으로 직접하지 말 것. 휴지나 물로 풀어버리는 습관이 필요함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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