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서 옆 경찰서, 수사는 혼자 하는 게 아니다 - 드라마리뷰
[소방서옆경찰서]는 수사 공조를 다룬 드라마다. 한 번 물면 놓지 않는 진돗개 형사, 진호개가 주인공이다. [검사 도베르만]의 도베만과 유사하다. 둘 다 끈질긴 수사 근성을 보여주는데, 내용면으로 보자면 진돗개가 훨씬 알차고 뛰어난 것 같다. 수사를 강압적으로 한다고 '폭력 형사'라는 오해도 받지만, 불의와 타협하지 않거나 마음 따뜻한 면에서는 호감 가는 캐릭터다. 극중 아버지가 검사장인데도 웬수같이 지낸다. 도리어 소방관과 법의학자과 가깝게 지낸다. 수사는 혼자하는 게 아니다. 그래서 공조의 중요성이 돋보이는 드라마다.
총 12화로 구성되었으며, 다채로운 이야기의 대략은 다음과 같다.
1회 Code Zero
한 밤에 어느 여성이 밤길을 걷다가 납치를 당한다. 감금된 곳은 일반 아파트인데, 다행히 에어팟이 연결되어 감금상태에서도 구조요청을 했다. 그러나 장소를 특정할 수 없는 상황. 아파트 전체를 모두 뒤져야 할 판이다. 진호개 형사가 부임한 첫 날인데도, 다양한 방식으로 범죄를 특정한다. 하지만 모두 오답! 최후의 방법으로 감금된 방에서 불을 지피게 한다. 드론이 날아오르고, 아파트를 열추적 카메라로 확인하여 고온이 발생한 곳을 찾았다. 그리고 피해자를 구출 한다. 가해자는 6명의 여인을 그렇게 암수살해했다고 자부한다. 이전 피해자 여성의 집을 점유하고 또다른 범죄를 저지르려 했던 것인데, 최근 뉴스를 떠들썩하게 했던 택시기사와 동거녀를 살해한 이기영을 떠오르게 한다.
2회 Code Two
진호개 형사의 부동산 중개를 맡았던 사장님의 따님이 음독 자살을 했다. 소녀가 협박을 당하고 있음을 알아차린 진호개 형사는, 창틀에 묻은 형광물질을 확인한다. 그리고 학급 반장의 손에 묻은 것과 동일한 것임을 확인한다. 반장은 공부와 별개로 도박을 알선하고 도박대출로 이자를 받아 챙겼고, 소녀를 노예로 부렸다. 급기야 반장 협박에 농약 먹고 자살하려는 소녀의 간절함을 지켜보면서도 방치하고 도주했다. 반장의 혐의가 밝혀지는 그 시점에서, 번득이는 기지를 발휘한다. 자기가 생일이 지나지 않아 아직 '촉법소년'이라고 한 것이다. 인성이 잘못된 모범생의 모습을 보여줬다. 이번 회는 학교 도박의 실태와 촉범소년법의 심각성을 부각시켰다. 순간 넷플릭스 오리지날 드라마, <소년심판>이 떠올랐다.
3회 CODE YELLOW
진호개 형사가 머무는 오피스텔에서 유독 밤마다 이상한 소리가 난다. 월세도 그덕에 싸게 얻었는데, 실은 그 집에서 방화 실종 사건이 있었다. 밤마다 귀신이 나온다나 뭐라나. 그 집에 살던 남자는 2년째 감감무소식이고, 여친은 바로 아래층에 산다고 했다. 진호개 형사는 마루를 뜯어 피해자의 혈흔을 발견했다. 실종사건이 방화살해 사건으로 전환됐다. 그리고 범인은 다름 아닌 전여친이었다. 여자는 피해자와 함께 공시족이었는데, 여자가 먼저 덜컥 합격했다. 남자는 자격지심이 생겼고, 여자에게 기생하여 살기로 했다. 남자는 낙태를 종용 해 놓고, 이후로는 여자를 고발한다고 협박했다. 여자는 너무 힘들었다. 급기야 남친을 죽였다. 여자는 사체를 유기했고, 불을 질렀다. 불을 지른장소는 자기집에서 신문지를 비꼬아 만든 트레일러로 방화한 것이다. 밤마다 소리가 났던 것은 남친의 남은 유해에서 부패한 공기가 비닐을 뚫고 나오는 소리였다. 나중에 안 사실인데, 여자를 괴롭혀 왔던 병원의 문건은 가짜였다. 여자는 허탈감에 펑펑울었다. 그깟 종이 쪼가리가 뭐라고.
4회 Code V30
한 여아가 버스 승강장 위에서 구조됐다. 자동차와 충돌하여 날아 올라간 것이다. 처음부터 엄마의 진술이 의심스러웠다. 아이가 산책도중, 갖고 있던 인형을 짚으러 도로가에 나갔다는 것이다. (말이되는가?) 의사는 아이를 유심히 보며 다발성 골절이 바로 직전 교통사고 때문이 아님을 확인했고, 아동학대를 의심했다. 그러나 실은 엄마와 '삼촌'이라고 불리는 아저씨가 일부러 아이의 보험금을 타내려고 낸 고의사고였다. 뺑소니 사고에서 보험금 지급 사기 사건으로 전환됐다. 엄마가 기뻐하는 것이라면 기꺼이 하고자 하는 아이의 마음과 이를 교묘하게 이용한 엄마였다. 엄마는 아이를 달래면서 협박했을 것이다. 그러나 처음부터 아이를 상대로 보험금을 타려고 했던 것은 아니었다. 어느날 보험 합의금을 목돈으로 받은 때로부터 점차 욕심이 커졌었을 듯 싶다. 마음이 아팠다. 아이는 다행히 살아났다.
5회 CODE BLACK
사채업자가 채무자들의 문서를 위조하여 이자를 펌핑했고 이에 법정 분쟁이 발생했다. 이 사채업자는 사문서 위조의 혐의를 피하기 위해 봉안나 수사관의 조사를 고의적으로 방해하려 시도했다. 건물을 통째로 날려버릴 계획이었다. 사고사로 위장하려고 했다. 다행히 진호개 형사가 잠입 수사 중에 이 테러 조직의 일원으로 가담했다. 그리고 절체절명의 순간 기지를 발휘하여 불은 크게 번지지 않게 막았다. 우여곡절 끝에 재판에 참석한 봉안나 수사관은 A4용지의 제조 년도가 서로 다른 것임을 확인하여 법정에 재출하고, 사채업자는 사문서 위조 협의가 확정된다. 사채업자가 받은 계약서의 날짜보다 A4용지의 생산년도가 더 느렸던 것이다. (정말 이런 일이 일어났던 걸까?) 이 과정에서 사채업자의 청부살인을 청탁 받은 이를 잡았다. 이 판결로 무고한 피해자들은 모두 사채의 덫에서 헤어나올 수 있게 된다.
6회 CODE RED
진호개 형사가 누명 쓰게된다. 누군가가 세팅한 범죄에 걸려든 것이다. 이른 새벽에 한 함바집에서 보자는 약속을 나갔다. 사람은 없었고 함바집에 불이 발생해, 화제신고를 했다. 그러나 드러나는 모든 증거들이 진형사를 범인으로 지목했다. 최초신고자가 범인일 확률도 높다했다. 지문과 혈흔도 진형사를 가리켰다. 진호개 형사는 구치소에 수감되었고, 그날 저녁 1화에 나온 사이코패스에게 린치를 당한다. 진호개 형사는 병원으로 이송되는 도중 도주하고, 사건을 직접 해결해 나간다. 범인은 없었다. 말기 암환자를 매수해 자살 시켰다. 진호개를 가리키며 자살을 했다. 3화에 나왔던 라이터 연료통 증거품도 경찰이 아니면 밖으로 빼낼 수 없었다. 누군가 협조한 것이다. 함바집 바닥에 뿌려진 진형사의 혈흔을 정밀 감식한 후에야 진형사는 누명을 벗을 수 있었다. 피에 혈흔의 고체를 방지하는 약이 녹아있었다는 것이다. 이것은 보통 채혈할 때 쓰이는 약이라고 한다. 병원 패기물에서 진형사의 혈액을 채취한 것이다. 기획자가 제대로 설계한 범죄다.
7회 CODE BLUE
1화에서부터 진호개 형사와 대립각을 세우는 인물로 마태화 상무가 나온다. 아버지는 유력 정치인이고, 아버지의 회사를 물려 받은 재력가 이지만, 석미정 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진호개가 끈질기게 수사중이었다. 다 잡은 사건이었으나, 진호개 형사의 아버지, 진철중 동부지검장이 무마 시켜준다. 마약 거래 CCTV 의 특정인물을 마태화 상무로 탈바꿈해서 알리바이를 만들어 준 셈이다. (이게 된다구? 이렇게 알리바이를 만든 사람들이 정말 존재하지 않을까?) 이 일로 진호개는 아버지와의 연을 끊는다. 마태화는 진돗개 형사에게 복수심을 품었고, 감옥에 보낼 생각으로 앞서의 방화사건을 꾸몄다. 이런 마태화에게 최대 약점은 최석두다. 그는 앞서 CCTV의 실제 인물이다. 최석두는 돈을 받고 잠적했다. 그런 최석두를 진호개가 찾아냈고, 진술까지 받아낸다. 실은 마태화가 사채업자를 시켜, 마약과다 복용으로 자연스런 죽음에 이르게 할 계획이었지만, 진호개 형사가 진입하여 중화제를 주사하여 살려낸다. (경찰이 중화제를 챙겨다니나?) 진호개는 마태화를 잡으러 회사에 쳐들어간다. 다급한 마태화는 증거를 인멸하려 불을 지르고 옥상 헬리콥터를 타려한다. 그러나 진형사가 이를 막아서고, 이 과정에서 치고받다가 진호개는 심정지가 온다.
8회 CODE CLEAR
진호개는 수술과 간호 끝에 깨어난다. 마태화의 변호인은 CCTV 담당자가 나온다고 해도, 증언 말고는 증명할 방법이 없다고 발뺌한다. 이에 법의학팀은 마태화와 최석두의 걸음 걸이를 스캔하여, CCTV에 나온 인물이 누구인지 과학적으로 증명한다. 이로써 마태화는 살인사건의 가해자로 형을 살게 된다. 마중도 의원은 아들을 감옥에 보내며 더욱 '청렴'한 지도자로 인지도를 쌓아간다. 진형사 일행은 살인청부업자를 함정수사로 잡고, 진형사를 범인으로 몰아갔던 증거를 조작했던 경찰관을 잡는데 성공한다. 거의 이번 시즌 종영 분위기다. 일행들이 회식했던 장소는 불행히도 실종됐던 '현서' 할머니네 가게다. 진형사는 문전박대를 당한다. 한시도 잊을 수 없었던 죄책감이 밀려온다.
9회 CODE PINK
한 여학생이 아파트 난간에서 자살 소동을 일으킨다. 구조대 송설 대원이 나서서 이야기를 나누고 봉도진 대원이 한 층 위에서 내려와 자살을 방지한다. 항상 학교에서 1등만 하던 친구인데, 왜 자살을 하려던 것인지 의문이다. 어쨌든 '부모는 자신에게 관심이 없다'는 투로 말한다. 이 송하은이라는 학생이 얼마전 신생아를 낳아 유기했다. 매스컴에도 크게났다. 유명 갤러리의 사장이었던 엄마는 난감해 했고, 아빠가 누구였는지를 찾는데 수사가 집중됐다. 그러나 하은 학생이 지목한 남자애들은 모두 아니었다. 성적이나 떨어트릴 요량으로 지목해 본 것이라 했다. 아빠와 오빠도 아니었다. (이 검사는 몰래 이뤄졌다. 결국 진 형사는 징계선상에 오른다.)
10회 CODE AMBER
얼마전 승준 학생의 자살이 있었다. 학원을 보니 하은학생과 연관이 있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백참 형사가 기지를 발휘해, 죽은 승준 학생의 예전 맹장수술 샘플을 곧 DNA검사할 것이란 정보를 학교에 흘렸다. 그리고 그 덫에 누구라도 걸려 들어라고 진돗개 형사가 잠복했다. 뜻밖에도 학생처장이 걸려들 줄은 아무도 몰랐다. 반전이었다. 내내 학내에서 이번 사건과 관련해 학부모들을 소집하는데 협력했던 선생님이었다. 내막은 이랬다. 하은 학생이 학생처장에게 원조교제로 접근하였고,이후 학생처장을 협박해왔다는 것이다. 바로 테스트 시험지 유출을 얻어내기 위한 함정이었다. 그리고 또다른 반전도 있었다. 바로 아이의 아빠가 진짜로 죽었던 승준 학생이었다는 것이다. 이또한 송하은 학생의 여죄가 될 수 있는 부분인데, 학원 우등반에서 1, 2등을 다투던 남학생이었는데, 그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하였다가 실연을 안겼다. 이에 남학생은 성적이 떨어지는 충격에 스스로를 이겨내지 못하고 자살을 택했던 것이다. 이런 걸 미필적고의에 의한 살인이라 할수도 있을까?
어떤 의문의 여성이 병원 앞에 쓰러져있었다. 신원불상의 여인은 말을 할 수 없었다. 성대에 상처가 많아 소리를 낼 수 없었고, 엄지 발가락이 잘려나가 있었다. 드라마 내내 진호개 형사를 괴롭히던 실종된 현서를 암시했다. 같은 병원에 있었으면서도 진형사는 알지 못했다. 도리어 이를 유심히 보던 봉도진 대원이 진형사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CT검사를 하러 갔다는 말에 아무리 뒤좇았지만 찾을 수 없었다. 범인은 남자 간호사였다.
11회 CODE 1
모두들 현서의 팔뚝에 새긴 이상한 문양을 추리했다. 교회의 두 개 현탑을 표현한 것 같았고, 비행기도 그려넣은 것 같았다. 샤프같은 뾰족한 걸로 자기 몸에 표현했던 것이다. 이 그림을 근거로 인근을 모두 수색했고, 장소는 의외로 같은 동네였다. 바로 진호개 형사의 집앞 지하였던 것이다. 진형사는 자책했다. 7년동안 현서를 사육했던 곽경준 간호사는 현서가 늘 진형사를 바라보기만 하는 것을 안타깝게 지켜봤다. 자신이 선물한 것을 버려버리는 현서에게 악심을 품고, 7년 동안 감금하고 쇠뇌하여 키워냈다. 영화 <완전한 사육>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이었다. 진형사는 곽준경 간호사를 추적하여 현서를 구출했다. 앞서 송하은 학생의 집에 찾아갔을 때, 미처 학생의 아빠가 판사였다는 것을 대비하지 못했던 것이었을까? 고소고발이 들어왔고, 그 압력에 못이겨 진형사는 사표를 쓰게 된다. 송설 대원은 특별한 장소를 추천하여, 신생아실을 방문한다. (아니 아무 연고도 없는 외부인이 이렇게 한부로 데이트 장소랍시고 신생아실을 방문한다는 게 말이 되나?) 어쨌든 교감을 나누고, 송설은 고백을 하지만 진형사는 알아 들어는지 말았는지 자리를 피한다.
12회 CODE.F63.1
마중도 의원 대선 레이스 앞두고 자택에서 죽음을 맞는다. 감옥에서 5일간 형정지로 풀려난 마태화 상무는 무슨 꿍꿍이인지, 앞서 진형사를 방화 살해 용의자로 엮을 뻔한 설계자를 직접 부른다. 마중도 의원에게 줄을 댄 진 형사의 아버지, 동부지검장은 끈떨어진 연이 되었다.
한편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된다. 마지막 화인데 짧은 시간 안에 모든 이야기가 종결될까 상당히 의심됐으나 역시나 종결없이 더 어처구니 없는 결말로 내심 놀래키게 했다. 봉도진의 어린 시절, 친구 생일잔치에서 스프레이를 뿌리다가 케잌 촛불에 점화된 불이 커튼에 옮겨 붙어 집이 전소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때 구조된 이가 누구인지 모르겠으나, 정확히 봉도진 대원을 향해 방화를 일으키는 듯 하다. 진호개가 다시 돌아왔다.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봉도진과 진호개가 나섰지만, 건물이 폭발한다. 생사를 알 수 없는 상황. 이렇게 드라마는 끝난다.
아직도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다. 진호개와 아버지와의 악연도 정리되어야 하고, 때마침 귀국했다는 마태화 상무의 브레인과의 한판 승부가 남아 있다. 게다가 12회 마지막에 주차 빌딩안에서 발생한 폭발로 생사확인조차 알수 없다. 김래원이라는 배우를 보면 자꾸만 <해바라기>가 연상된다. 어눌한데 수십대 일로 싸워도 무적으로 이기는 마초로서 말이다. 극중에서는 많이 다치고, 쓰러지는 현실적인 캐릭터로 나온다. 일반 형사보다는 훨씬 영특하고 상황대처가 좋다. 그런 면에서 송설 대원은 함께 오래 일한 봉도진 대원보다 진돗개에게 끌리는 게 아닐까 싶다. 공승연이란 배우가 오래간만에 나와 반가웠다. 세 사람의 밀고 당기는 삼각관계가 앞으로 시즌 2에서 어찌 전개될지 궁금해 진다.
이 드라마는 전체적으로 재벌 피의자와 이를 비호하는 검찰 세력이, 거침없는 형사 나부랭이와 펼치는 말도 안되는 대립을 기본 프레임으로 갖추면서, 수많은 사건들을 해결해 나가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그리고 사건들도 요즘 쟁점되는 이야기들을 담고 있어서 많은 흥미를 가져다 주었다. 그러면서도 사건마다 반전이 존재했다. 외형적인 사건이 새로운 사건으로 전환되는 게 그런 예다. <우영우>도 전체적으로 출생의 비밀이 큰 프레임이면서, 우영우의 성공적인 변호 사건이 매 회마다 이루어지는 것과 같은 형식이다. 이런 게 요즘 시리즈 드라마의 문법인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