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꾼도시여자들2 - 드라마리뷰
[술꾼도시여자들 시즌2]는 시즌1에 이어 아픈 한지연(한선화 분)의 치료를 위해 입산하는 과정과 다시 도시로 돌아와 완벽하게 회복되는 스토리, 그리고 멤버들의 홀로서기 과정을 보여주는 이야기로 마무리되었다. 산속에서 여자들이 사계절를 보낸다는 이야기가 흥미로웠고, 도시로 돌아와 각자 적응해 가는 방식이 다소 현실적으로 느껴졌다. 물론 방송 메인작가의 자리가 2년여를 비워둬도 유지된다는 것은 비현실적이긴 하지만 말이다.
그런데 암까지 걸렸다가 회복된 사람이 다시 술을 저렇게 마셔도 되는가 싶은 생각이 들었던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어쨌든 산속에서 고생하며 지낸 탓인지 한지연은 새로 들어간 수련원에서 다재다능한 스킬을 선보인다. 선천적으로 눈이 좋았는데, 더 좋아져서 깨알같은 MADE IN CHINA를 발견하질 않나, 후각으로 냄새를 판별하질 않나, 살모사 뱀을 한 방에 처리하는 신공까지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원장(유인영 분)과 원장 동생(주어진 분)의 갈등도 화해시켜 주는 상담사 역할까지 해, 그동안 머리가 빈 줄만 알았던 지연의 새로운 모습을 선보였다.
안소희(이선빈 분)는 여전히 강북구PD(최시원 분)와 좋은 관계로 발전하는가 싶었는데, 치매에 걸린 시아버지가 나타나, 마음을 굳게 잡아먹고 결혼하기로 결심한다. 강지구(정은지 분)는 한때 유투부로 활동했던 한우주(윤시윤 분)를 만나 외국 여행길에 오른다.
중간에 한지연이 알수 없는 행동으로 강지구와 한우주의 사이에 끼여드는 행동이 나오는데, 그 부분은 친구인 강지구에게 '자신에게 이끌려 넘어오는 남자가 아닌 심지 굳은 남자가 붙기를 바라는' 마음 반, '친구인 지구를 뺏기지 않아야겠다는' 마음 반이 섞여 나온, 그럼에도 스스로도 예쁘다고 생각해서인지 마음만 먹으면 왠만한 남자는 다 꼬셔볼 수 있다는 자신감에 더해서 한 행동이라고 설명한다.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긴 한데, '남주기는 아깝고 그렇다고 자기가 먹을 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여성들이 대게 이렇게 행동하는 건가 싶은 생각에 잠시 뇌정지가 일어났었다.
이 드라마에서 상당히 인상깊었던 점을 들자면, 한 육아 우울증에 걸린 여자가 이 세 친구들의 자유로운 귀가를 보며, 소리치는 장면에서였다. 심부른 서비스 앱을 통해 아이를 봐달라는 요청을 했고, 이를 강지구가 수락했다. 아이엄마는 밤새 나타나지 않았고, 그렇게 하루를 보냈다. 강지구는 건너편에서 천체만원경으로 아이를 관찰하던 술병이 널부러진 옥상위의 모친을 찾고, 자초지종을 듣는다. 그리고 이들 멤버의 술자리에 초대하여 함께 위로하는 모습이 담겼는데, 여성들의 육아 스트레스를 잘 표현해 준 부분이라 마음이 훈훈했던 기억이 난다.
2021년도에 나온 <술꾼도시여자들>의 시즌2는 2023년에 이렇게 마무리됐다. 생각보다 흥행에는 못미쳤지만 의외로 매니아 팬들에겐 희소식이 아니었나 싶다. 뒤늦게 몰아본 개인적인 입장에서도 살짝 친구 간의 우정이 소원해 지는 부분에 대해 다소 아쉬움이 남기는 했지만, 결국 모든 만남이란 건 그렇게 헤어짐이 존재할 수 밖에 없는 것이어서 나쁘지 않은 결말이라 생각했다. 여자들의 빛나는 우정을 엿볼 수 있는 드라마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