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때리는 그녀들] 63회 관전평 (22.10.12) - 챌린지리그 2차전
아! 노윤주 너마저!
챌린지리그 2차전 경기가 시작됐다. 조재진 감독 하에서 잘 훈련된 티가 팍팍 나는 FC아나콘다는 조직적 패스 플레이가 돋보였다. 무엇보다 후방의 윤태진이 안정적으로 커버해줬고, 2득점도 모두 윤태진의 발끝에서 나왔다. 그런데 전략적으로 노윤주 선수가 제역할을 못해준 게 흠이었다. 초창기부터 상대방 골문 앞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못해줬던 게 FC아나콘다의 공격수, 박은영 선수의 문제였다면, 이번에는 노윤주가 보여줬다.
처음엔 조재진 감독의 공격수 기용이 참신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과거 골키퍼 시절에도, 킥인 찬스를 돕기 위해 골대 앞까지 전진하고도 아무 소득없이 자기 진영으로 되돌아 오는 모습을 보며, 그냥 위협용일뿐 실제로는 그렇게 위협적이지 않다고 생각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라고 봤다. 위협적인 피지컬일 뿐, 전혀 찬스를 골로 연결 짓지 못했을뿐더러 되려 동선이 겹쳐 원활한 공격 패스 플레이를 망쳐놓기까지 했다. 첫술에 배부를 수야 없겠지만, 다음엔 윤태진을 공격수로, 노윤주를 최종 수비로 기용함이 어떨까 싶다.
골키퍼로 다시 돌아온 오정현 아나운서의 활약은 나쁘진 않았으나, 동물적 감각은 사실 좀더 키워야 할 것 같다. 무엇보다 골키퍼로서의 안정감이 부족해 보였다. 마치 액셔니의 임시 골키퍼가 된 최윤영 같았달까? 아마도 공을 처리하는데 주저하는 모습이 그런 느낌을 준 게 아닐까 싶다. 골때녀는 골키퍼가 절반 이상의 역할을 해준다고 본다. 이런 생각은 FC탑걸의 아유미가 FC발라드림을 상대로 선방했던 지난 55회 경기를 보면서 갖게 됐다.
불나방은 행운의 골로 4골을 넣어, 현영민 감독 더비의 체면을 지켜줬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틈만 나면, 골대를 향해 어떻게든 볼을 찼던 결과에 부응한 결과이지, 결코 감독이 의도한 전략에 기인한 걸로는 보여지지 않았다. 전적으로 불나방의 투지에서 나온 승리였다는 거다. 현감독의 전략은 일단 골대 앞으로 떨어트려 주는 뻥축구였다. 초반엔 매번 노윤주에게 커트당하기 일쑤였다. 그러나 후반으로 갈수록 빛을 발한 게, 역시나 끝까지 힘있게 밀어붙이는 것만한 게 없다는 걸 또다시 보여줬다. FC아나콘다가 무너진 건 역시나 체력적인 문제였다고 본다.
오늘 FC불나방에는 신예 강소연이 투입됐다. <씨름의 여왕>에서 우월한 피지컬로 주목받았던 그녀가 필드에서 뛰는 모습을 본다는 게 또다른 재미였는데, 현감독의 잦은 교체로 별달리 활약상을 못 본 게 아쉬웠다. 그러나 그녀는 스스로 알 것이다. 얼마나 훈련을 더 해야 하는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