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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일지매 (2009년, MBC) - 드라마 리뷰

체리그루브 2023. 3. 1.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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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간만에 쓰는 블로그다.

그동안 현타가 와서 본업에 충실하느라 블로그를 소홀히 했다.
그러나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주요인물 : 구자명, 백매, 월이, 일지매


어쨌거나 그러던 중 2009년작 <돌아온 일지매>를 몰아봤고, 그에 대한 느낌을 남겨두는 것이 필요해 다시 블로그에 들렸다. 본 지가 거의 달포가 되어가는데도 강렬한 인상을 지울수가 없는 것은 온전히 이 글을 내뱉고 난 이후에 잊어버리고자 하는 강력한 의지때문인지도 모른다.

때는 병자호란이 일어나기 전을 배경으로 한다. 인조반정으로 새 임금이 즉위했고, 국왕과 신하는 청나라가 아니라, '경로의존' 현상때문이어서 인지, 시대가 바뀐 줄도 모르고 명나라만 붙잡고, 구해주길 고대한다. 그러는 사이 서울은 각종 왈자 패거리로 거리가 뒤숭숭하고, 권력자들은 청나라에 나라를 팔아먹을 인간들, 관직을 사고파는 인간들로 득실득실하다.

이런 와중에 참판댁의 몸종에게서 난 아이를 강가에 버려두는 일이 생기고, 아이는 한 거렁뱅이가 구해서 살아간다. 그리고는 열공스님이 아이를 거두어 멀리 중국의 한 상인 집안에 아이를 거둬들이게 한다. 참판댁의 할머니는 아이에 대한 관심을 놓지 못하고, 해마다 그 집에 선물을 보낸다. 아이는 어느덧 장성한다. 몸이 빈약해 어려서부터 온갖 무술을 익혀온 터였다. 

성인이 되고 난 이후, 낳아준 부모를 찾아 중국인 신분을 버리고 조선을 밟는데, 때마침 부모에게 두 번이나 버림받는 경험을 한다. 최참판이 나몰라라 한 것이다. 일지매는 산속으로 뛰쳐들어간다. 산에서 만난 심마니 가족과 친하게 되고, 그가 곧 앞서 역모사건에 연루되어 도망 다니던, 조선 제일 검이란 것을 나중에야 알게 된다. 

일지매는 그에게서 명맥을 이을수 없었던 검술을 이어 받게 된다. 심마니 가족은 이윽고 관아에 잡혀 참형을 당하게 되고, 일지매가 사랑하는 달이를 잃은 슬픔에 백주대낮에 시장통을 둘쑤시며 행패를 부린다. 이를 지켜보던 구자명은 사실, 홀로 사모하던 일지매의 엄마, 백매를 잊지 못하여 일지매를 어쩌지 못해한다.

이후 일지매는 열공스님께 붙잡혀 열 달을 굴에 갖혀 지낸다. 처음엔 열공스님이 원망스러웠지만, 점차 분노를 다스리게 되고, 앞으로는 사람을 살리는데에 무예를 활용하겠노라 다짐한다. 이후로 일지매는 남해에 가서 자신을 길러준 거렁뱅이와 함께 행복하게 살아가는데, 거기에서도 일이 발생한다. 

일지매는 그곳을 떠나야겠다고 다짐한다. 그러나 탔던 배가 난파되어 일본의 대마도에 가 닿는다. 극진한 간호로 깨어난 일지매는 우연히 닌자의 무술을 전수받는다. 그리고는 다시 조선으로 돌아와 간악한 세도가와 사채놀이를 하는 이들을 골탕먹이며 한양 인근에 떠뜰썩한 의적으로 알려진다. 

일지매로 열연을 해준 정일우. 그의 매끈한 얼굴에 조선 팔도의 여자들을 홀렸다.


중국 무술을 익혔고, 조선의 검술과 일본의 닌자 술수를 더해 적수가 없는 무적의 일지매였지만, 세도가들이 힘을 합쳐 호랑이 사냥 부대인 조총부대를 끌여들여, 일지매의 또다른 여인 월이를 납치한다. 일생일대의 위기였다. 일지매는 더군다나 심마니 가족의 처형때 입은 트라우마로 북소리에 몸이 굳는 약점이 있다. 이를 잘아는 세도가는 일지매를 위기에 몰아넣는데, 결국 붙집힌 일지매는 관아에 갖히고, 구자명은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까지 일지매와 그 어미인 백매를 연결해 주고자한다.

일지매의 엄마 백매. 자기가 낳은 자식이 어찌 됐는지도 모르다가 구자명의 설명으로 일지매의 존재를 알게 된다.


옥사에서 도망친 일지매가 어머니, 백매를 만나러 송도에 당도한다. 그러나 이미 백매는 일지매가 관아에 붙잡혀 사형당했을 거라는 소식을 들어서인지, 약을 먹고 자살하던 중이었다. 이 기구한 모자 상봉은 이렇게 짧게 마무리 되고, 일지매는 청나라와의 전쟁을 막기 위해 청나라로 잠입한다. 

그리고 청나라의 조선 침공 전략집을 빼내려고 황궁에 잡입한다. 거기서 황제가 제일 아끼는 보검을 발견하고는 이를 숨기고 나온다. 황제에 대한 조선 침공을 막기 위한 경고였던 것이다. 그러나 조선 침공은 단행됐고, 역사에서 알다시피 조선의 왕은 청나라 사신의 가랑이를 지나가야했다. 수많은 포로들이 청나라에 유입되고, 일지매는 이들의 조선 환국을 돕기 위해 신출귀몰하게 청나라 국경 수비대와 싸운다. 일지매의 이런 활약상을 들은 월이는 홀로 일지매의 아들을 키우며, 하루하루 살아가는데, 때마침 일지매가 귀국하며, 온가족이 상봉한다.

대충 내가 본 줄거리를 요약한 것인데, 총 24부작으로 10편까지는 일지매의 성장기를 그린 탓인지 흥미는 있지만, 우리가 아는 일지매의 활약이 더딘 것이 조금 불만이었다. 이 일지매 이야기는 <고우영의 일지매>를 극화 한 것으로 나레이션도 모두 고우영이 작화해 넣었던 멘트를 그대로 사용한 게 아닌가 싶었다. 그만큼 입담있고, 재치있는 설명이 아닐 수 없었다. 당시에도 그렇고 지금도 이만한 나레이션이 어울리는 드라마는 없을 것이란 생각이다.

1일 3역을 소화해 냈다. 현대의 어느 사진작가, 달이, 월이


배우들의 연기는 차마 눈뜨고 보기 힘들만큼 너무 이상하다. 아마도 요즘과 사극 연기 패턴이 다른 것인가 싶기도 한데, 특히 윤진서의 딕션이 너무 부자연스러웠던 점을 들고 싶다. 극중에 나왔던 열공스님의 비중이 새삼 놀라웠는데, 결코 작은 비중이 아니었다. 그분이 바로 <오징어 게임>의 그 할아버지다.

지금까지 <돌아온 일지매>를 두 번은 본 것 같다. 이 버전 말고도 이준기 주연의 <일지매>가 앞서 년도에 나온 것으로 아는데, 원작에는 이 <돌아온 일지매> 더욱 가깝다고 봐야겠다. 무술연출은 확실히 <일지매>가 뛰어나 보인다. 배우 개인의 역량이겠지. 정일우는 이 극을 찍다가도 탈진해서 쓰러졌다니, 딱봐도 약해보이는 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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