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아씨들 (1994) - 영화리뷰
미 남북전쟁 말기를 배경으로 콩코드 마을에서 펼쳐지는 네 자매의 이야기를 다룬다. 남북전쟁에 참여한 아버지로 인해 집에는 엄마와 식모, 네 자매만 산다. 늘 돈이 부족하고 넉넉하진 않지만 나누며 사는 삶을 실천한다. 크리스마스 이브 저녁의 만찬에서도 어려운 이웃에게 먹을 걸 나눌 줄 아는 마음 따뜻하고 정겨운 아씨들이다.
첫째 메기는 아름답고 조신하며 현모양처를 꿈꾼다. 가난한 남자를 만났지만 반듯한 면이 끌렸다. 무엇보다 전쟁 중에 부상당한 아빠의 회복을 도운 은인같은 애인이었다. 그와 결혼한다. 하지만 허니문 기간은 그리 오래지 않았다. 아이를 가졌기 때문이었고, 결혼의 환상은 걷혔다.
둘째 조는 집안의 남자역을 대신했다. 천방지축에다가 어려서부터 연극연출을 도맡았고, 글을 재법 잘 썼다.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고 남성 처럼 거칠다. 무엇보다 아름답다(위노라 라이더 아니던가!). 이웃의 남자 사람 친구가 사랑을 고백해도 받아 주지 않았다. 결혼이 결국 자신을 구속하리란 것을 알았어서 일까? 결국은 작가가 되기 위해 뉴욕에 상경한다. 나중에 독일에서 건너온 철학 교수와 결혼 하게 되는데, 자신을 가장 잘 지지해 줄 수 있는 남자를 선택한 꼴이다. 결말에는 고모할머니가 남겨준 대 저택을 활용해 학교를 설립하고자 한다.
셋째 베스는 착하고 두드러짐이 없다. 이웃집에 선행을 하러갔다가 선홍열을 옮아 온다. 그덕에 막내 에이미는 격리차 고모할머니 댁에서 자란다. 셋째는 그해를 간신히 넘기고 죽는다. 집안에 깊은 슬픔이 잠긴다.
넷째 에이미는 고모할머니댁 부유한 환경에서 자라 나중에 화가가 된다. 둘째 조에게 고백했던 이웃 남자 오빠가 청혼을 한다. 둘째 조는 이것을 바라 보며 진심으로 기뻐해 준다. "내 동생을 또 잃을 순 없지"라면서 말이다. 셋째 베스 잃은 이후의 일이다.
이 이야기는 저자의 자전적 이야기다. 19세기 말 미국 청교도 가정의 목가적 풍경을 그리고 있으며, 아직까진 투표권이 없는 여성의 시대적 한계를 여실히 보여준다. 둘째 조가 마침내 책을 출간하게 되는데 그게 이 영화의 제목인 <작은 아씨들>이다.
결국을 짝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여성의 시선으로 제공하는 셈인데, 정답은 없다지만 내 기준으로 봤을 때는 한 개인으로써 여인을 한 인격체로 인정해주고, 지지해주고 사랑해주는 사람을 주도적으로 선택하는 조의 선택과 사랑이 너무 바람직해 보였다. 한 세기가 지난 이야기이지만 지금까지 울림을 주는 것은 이런 서사가 긴 여운을 남겨주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딸 아이와 함께 보고 싶은 영화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