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검사 도베르만, 군법정 활극 - 드라마리뷰
[군검사 도베르만]은 군사법원을 메인 무대로 다룬 보기드문 드라마다. tvN에서 22년 2월부터 방영했으며, 월화 드라마 사상 3위에 해당하는 시청률을 기록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날 <DP>가 사병 위주의 탈영을 주로 다루고 있다면, 이 드라마는 방위사업체와 군수내부 간의 비리를 다루고 있다. 물론 군법정에서 관사의 갑질논란이나 총기난사사건와 같은 사회적 이슈도 다루고 있지만, 전체적인 흐름에 꼭 필요했던 것인지는 의문이다.
전체적인 메인 스토리는 20년 전 수류탄 오발사고로 시작한다. 해당 수류탄의 군수납품 비리를 밝혀 나가던 조사원 부부는 의문의 죽음에 이른다. 생존한 아들은 커서 도배만 군검사가 되고, 당시 부모님을 죽인 범인이 누구인지 제대로 알지 못한 채로 성인이 된다. 그러나 그의 어렸을 적의 기억을 되찾게 해 준 것은 차우인 후배 검사다. 차우인 또한 노화영에 의해 6년전 아버지를 여의고 복수의 칼을 갈아왔다. 조사원 부부를 남몰래 돕던 차우인의 아버지는, 애국회라는 군 사조직에 의해 누명을 쓰고 의문사를 당하게 된다. 도배만과 차우인은 그렇게 노화영 사단장 휘하의 4사단 법무실로 들어간다.
노화영은 차우인의 아버지가 운영하던 IM 디펜스라는 회사를 빼앗아, 아들인 노태남에게 맡긴다. 하지만 노태남은 친구들과 여자에 빠져 호화스런 생활만 할 뿐, 회사 운영에는 큰 관심이 없다. 성추행 사건을 일으키고, 이 건으로 군대에 도피하듯 입대한다. 이제 회사는 법률 대리인 용문구의 손아귀에 들어가고, 용문군는 노화영을 안심시키며 야심을 키워간다. 신병으로 들어간 노태남은 탈영하여, 엄마 노화영에게 큰 근심을 안긴다. 노태남은 이 일로 전방 부대에 배치받아 엄마의 보호없이 엄혹한 시절을 보내게 된다.
한편 6년 전 부하를 지뢰에서 구해냈다고 화제가 되었던 원기춘 수색 대대장은, 조작으로 각색된 가짜 영웅이었다. 때마침 사단장으로 부임한 노화영이 사건을 크게 만들지 않기 위해 만든 것이다. 실제 구출되었다는 중대장은 몇 년째 병상에서 일어나지 못했고 머리에 지뢰 파편이 아닌, 원대대장의 총알을 박혔던 것이다. 이 억울함을 풀기 위해 중대장의 동생이 원 대대장에게 총을 겨뤄 살인 미수에 그치면서 법정 공방이 일어났다. 노화영은 원기춘 수색대대장의 의족이 가짜라는 사실이 들통났음을 사전에 알고, 실제 원 대대장의 다리를 잘라내어 버리는 무자비함을 자행한다. 그리고 사건이 실체적 진실에 다가가자, 원대대장을 죽이고 자살로 위장한다.
또한 홍무섭 군단장이 갑질논란으로 위기에 처할 때, 도배만과 차우인을 끌어들여, 상관인 군단장을 철창에 보내고, 애국회로부터 떨어져 나가게 한다. 이 일로 이재식 국방부 장관이 수장으로 있는 애국회의 서열 2위에 노화영이 올라선다. 그러나 이재식 국방부 장관은 노화영에게 위기 의식을 느끼고, 용문구를 통해 IM 디펜스를 완전장악할 기회를 주어 노화영을 견제한다. 그러나 용문구는 도배만, 강하준의 함정에 빠져 회사도 잃고, 이재식 국방장관과 함께 철창 신세를 진다.
노태남은 GOP 총기난사 사건에 휘말려 법정에 증인으로 서게 된다. 사전에 노화영은 아들에게 위증할 것을 종용했다. 만일 가혹행위가 있었다면 어미인 노화영 장군이 위태로워 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아들은 양심 선언을 하고, 엄마와 함께 수류탄으로 자살할 계획까지 했으나 미수에 그쳐 병상에 눕는다.
노화영은 이 모든 사건들의 주요 가담자이자 가해자로 법정에 서게 되고,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언도받는다. 아들 노태남은 사회에 적응하며 유기견 보호소에서 일하고, IM 디펜스의 모든 주식을 차우인에게 양도한다. 1년후 차우인은 한국으로 다시 돌아오며 도배만을 찾아간다.
<군검사 도베르만>은 법정드라마 라고는 하지만, 액션이 시원하게 펼쳐지는 무협 활극같다. 특히나 차우인이라는 가녀린 여인이 거구의 남자 조폭들을 상대하는 여러 씬들은 과연 이들을 대적할 상대가 없을 정도라 할 만 하다. 그런 싸움실력을 갖고 굳이 법정에서 심판하려는 것은 너무 돌아오는 길이 아니었나 싶을 만큼 무모했다.
이 애국회라는 사조직을 들여다 보면, 예전에 전두환이 이끌었던 하나회가 떠 올려진다. 방산비리도 꽤나 많았을 것 같은데, 여전히 존재하지 않을지 싶다. 한 때 정치계로 들어오려던 한 장성의 갑질논란도 사회적으로 크게 이슈가 되었던 적이 있는데, 이런 여러 사건들이 하나로 압축된 것을 보면 작가가 많은 이야기를 담아 내려했던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이야기는 긴 서사에 다소 산만한 구성이지 않았나 싶다. 전체적으로 고증을 따지는 것은 어차피 허구인 이야기에 너무 가혹한 비판이라고 보인다. 결국은 사이다 권선징악으로 모든 것들이 제자리를 찾아 가게 되는 이야기에서 재미와 위안을 삼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노태남은 참회하고, 엄마인 노화영은 아들의 따뜻한 편지글을 교도소에서 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