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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한 후보2 - 영화리뷰

체리그루브 2022. 12. 22.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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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한 후보2는 두 배의 웃음 보따리를 갖고 왔다고 홍보했지만, 전작의 흥행 성적 153만의 반토막인 85만에 그쳐 흥행에는 실패하고 만다.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 영화가 던져준 메시지와 시사 풍자적 요소는 그 어떤 시사고발프로그램 이상으로 전달하는 효과가 있어, 토건세력이 선거에 어떻게 개입하고 지역 경제와 삶의 터전을 망가트리는지를 보여주는 재밌는 블랙코메디물이라 할 것이다. 

딱히 어디 사건을 모티브로 했다기 보다는 왠만한 건설사가 펼치는 로비 수준으로 내용을 각색했다고 봐야할 것이다. 1편에서 낙마하고 고향 동네에 내려와 칩거 하던 중, 한 익사자를 살리면서 언론에 모습을 비추게 되고, 재기하여 강원도지사에 주상숙(라미란 분)이 당선된다. 주상숙은 모든 공사인허가에 대한 사업 재검토를 내세우며 혈기롭게 도정을 일끌어가지만, 여론이 악화되고 다음 재선을 위해 이미지 관리 차원에서 르강원이라는 건설을 허가해 준다. 그러나 이후 공사비를 더 많이 남겨 먹기 위해 값싼 시멘트 사용으로 극심한 환경오염이 야기된다.

그 사이 주상숙은 1편에서 도졌던 막말하는 버릇이 되살아나, 남북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상당한 위해를 가한다. 결국 협상은 결렬되고, 다시 도정을 바로잡는 일에 매진하게 하면서 강연준(윤두준 분) 일당을 잡는데 성공한다. 


이 영화를 통해서 그간의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던 몇몇 사건들을 유추해 봐도 크게는 대장동 사건이나 엘시티가 이런 사건의 모티브가 아닐까 싶다. 강연준의 대사 중에 대충 이런 내용이 떠오른다. 오염물질을 신고한다고 해도 최소 5년이 걸릴거고, 지난한 법적 공방에서 당첨자들은 어떤 책임도 찾을 수 없을 것이라는 뻔뻔하고 두꺼운 그들의 성공 법칙이 읽혔다. 고통받는 것은 서민들이고 아픈 집에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그러면서도 공룡 이빨에 낑겨 살아가는 게 좋다고 아파트에 몰려드는 사람들을 보면, 이 슬픈 현실을 부정할 수는 없는 듯 하다. 주상숙같은 후보는 어디 없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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