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장의 사진으로 보는 특이점
1901년과 1913년 뉴욕 맨해튼 5번가 부활절 아침을 찍은 사진 2장이 있다. 도로와 건물은 그대로인데, 운송수단만 달라져 있었다. 10년사이에 획기적인 변화가 감지된다. 주 교통수단이 마차에서 자동차로 완벽하게 대체된 것이다.
1865년 영국에서는 마차 제조 기업과 마부들이 '붉은 깃발법(Red Flag Act)'를 만들어 자동차 통행을 방해했다고 한다. 뉴욕에서는 1900년 '위험한 자동차'의 도로 주행을 규제하는 시위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세는 거스를 수 없었던 걸까? 윌리엄 듀런트는 마차 제조회사 1위 기업가였다. 그는 당시 시위를 목격한 후 자동차 산업의 미래 가능성을 감지하였고, 1908년 GM을 설립하기에 이른다. 그는 당시 거리를 활보하고 있던 마차에 시선이 함몰되지 않았고, 지속 가능 관점에서 미래의 자동차로 시야를 확장했다.
그러나 대다수의 사람들은 마차 관련 산업에 종사하다가 서든데스, 즉 갑작스런 파국을 맞게된다. 요즘 표현으로 말하자면 특이점(Singularity)이 발생한 기간이라고 봐야할 것이다. <마케팅 근시안>에서 레빗은 자동차 상징의 격변을 언급하며, 마차용 채찍 산업의 경우, 만약 자신의 사업을 채찍 제조업이 아닌 운송 관련업으로 규정했다거나, 만약 이동 에너지 자극이나 촉매를 제공하는 산업으로 정의했다면, 자동차의 팬 벨트나 공기 필터 제조업으로 변모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고 말한다.
이 말은 우리에게 상당히 의미있는 인사이트를 안겨준다. 대다수의 회사들은 AI를 도입하여 생산성을 높이고자 경쟁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회사들은 정기구독제로 대체하여, 라이센스 판매 방식이 아니라 매달 결제처리를 통해 지속적 수입원을 구축하려 한다. 온프레미스 서버는 대부분 클라우드로 이동하고 있고, 매년 수많은 MSP 사업이 성사되고 있으며, 메이저 MSP 회사는 더 낮은 비용절감을 베트남과 같은 동남아 지역의 인력을 교육하여 투입하고 있다. 각 산업별로 합종연횡하며 불확실한 미래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지금도 피봇하고 있다. 작은 파도는 눈에 보이지만, 대양을 건너오는 거대한 쓰나미는 보이지 않는 법이다. 적어도 채찍 제조업처럼 앉아서 당하지 않도록 하려면 무엇을 해야할까? 알고도 당하지 않으려면 어떤 대응책이 필요할까? 이점에 대해 경각심을 갖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