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별장 성접대 동영상 사건
과거 박근혜 정부 초임 법무부 차관을 지내시던 분이 건설사 사장과 형동생하는 사이로 지내며, 수시로 성접대를 받았다는 이야기가 금번 PD 수첩에 소개됐다. 당시 파문이 일자 사퇴하며 본인은 잘못없다고 황급히 물러난 이 고위관료는 김학의 차관이었다. 이명박근혜 정부의 인사시스템이 일찌기 윤창중이나 다른 낙하산 인사에서 드러났듯이 무리한 보은(報恩)인사 다 보니, 이런 범죄자에게 검찰 수뇌부를 맡겨놓았나 생각했다. 보은인사를 떠올리니, 이번 드루킹 사건도 자신이 원하는 인사조처가 이루어지지 않아 문재인 정부에 대놓고 보복하는 식의 부작용이 일어나게 된 정치 부로커의 부작용으로 읽힌다. 물론 이는 금번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를 앞두고 야당에게는 더없는 호재다. 저들의 야만적 물어뜯기 전략에 조중동, 각종 듣보잡 뉴스와 연합뉴스가 협공을 펼치니, 과관이다 싶다.
김학의라는 사람이 요새는 어딘가에서 변호사로 근무를 하고 있다는데, 이건 변호사 협회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못하다는 명명백백한 증거다(2016년1월 24일 자격 등록). 대한변호사협회는 이번 기회에 스스로 반성하고, 이 자에 대한 협회 차원의 성명서를 내야 마땅할 것이라 생각한다. 영상을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이 김학의라는 사람이 어딘가에서 뒤를 봐주고 있다는 단체가 잠시 화면에 스치고 지나갔는데, 꼭 태극기 집회 관련 단체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 이것이 맞다면, 역시 그나물의 그밥이고, 자기가 서있어야 할 자리를 잘 아는 사람이구나 싶었다. 종북몰이 놀이하며 그나마 목소리를 보태어야, 그 세계에서는 명사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인가?
2013년, 본 사건을 수사하던 형사들은 부당한 인사조치를 당해야 했지만, 내부고발은 없었다. 이것은 소극적 미필적고의에 의한 사건 방치에 해당하지 않을까? 덕분에 법정에서는 오랜 시간 끌기 판결로 "혐의없음" 처리 되었다. 당시 피해여성들의 증언이 150여 페이지에 달하고, 동영상의 주인공이 김학의라는 것을 증언했음에도 피해 여성들을 특정지을 수 없다는 미명하게 끝나버린 것이다. 피해 여성들은 세상이 그처럼 무섭게 보일 수가 없었을 것이다. 가명을 쓰고 줄곧 숨어서 지내야 했다고 한다. 피해자는 계속 피해자여야 하는 사회가 우리 사회여야 하겠는가. 어떻게 그토록 위법한 사람이 검사일 수 있었는가 하고 반문한다. 어렵지 않은 그의 검찰 발자취는 역시 공안출신이라는 부분에서 역겨운 냄새가 났다.
<더킹>이라는 영화를 보면서 정치 검찰의 일면을 보게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그 실상은 더욱 영화보다 영화스러웠다. 산채자락의 집들을 수채나 사들이고, 각종 입에 담지 못할 성적 향락과 향을을 공유하던 그들만의 리그를 영화가 어찌 따라갈 수 있겠는가 말이다. 그리고 그렇게 끈끈하게 연결된 관계에서 피어 오르는 각종 이권들. 검찰과거사위에서 이 사건을 다시 심사한다고는 하는데, 우려스러운 부분은 김학의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린 분이, 다시 이 과거사위에서 일한다는 소식이 구제불능 이 사회에 대한 환멸의 크기를 한 뼘 더 늘리는 듯 하다. 이런 부조리함을 국민 알고, 세상이 알게 된 것은 다행이다. 그대로 밀고 나갈 것인지 두고 볼 일이다.
그리고 한 발 더 나아가, 이 사건의 조사는 저들에게 향흥을 공유한 모든 사람들에게 동일한 조명을 받게 해줘야 한다. 그들이 정치인이든 경제인이든 말이다. 그리고 건설사 사장 윤중천은 다시는 동종 사업을 할 수 없도록 조치해야 하며, 그동안 그가 받았을 사업적 유익을 모두 환수 조치하여야 할 것이다. 어쩌면 이 사건을 통해 지난 정권의 또다른 인물들이 발견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젠 놀랍지도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