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新쩐의 전쟁
17세기 네델란드에 환가 기능이 거의 없는 튤립에 대한 투기 과열 현상이 있었다. 이른바 튤립파동으로 불리는 거품 경제현상이다. 최근까지는 1990년대의 닷컴 버블도 이와 유사했다. 뭔가 세상을 바꿀 것 같은 변화인데 실체는 없고, 기획서와 투자자들의 매칭으로 일확천금을 노리는 골드러쉬였다. 그때는 강남의 테헤란로가 한국의 실리콘 밸리로 불려지기도 했다.
요즘 뉴스마다 언급되는 키워드가 가상화폐, 비트코인 것을 보면 예전의 그런 현상들과 다르지 않아 보인다. 금융상품이 아니라, 규제도 없다. 작전세력이 판을 치고, 이것으로 억단위 수익을 올렸다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비트코인으로 인한 각종 변종 투자처에서 사기가 기승을 부린다. 비트코인 관련 사업설명회가 바로 그런 것이다.
'김치 프리미엄'이라는 말이 외국 뉴스에 나올 정도로 한국의 과열은 세계적이다. 주로 젊은 세대에게서 신종 투자처로 꼽히며, 신흥 부의 이동으로 기대되고 있다. 어쩌면 4,50 대의 기성세대는 후발주자가 될 수도록 이들 신흥 부 계급에 종속될 수 있겠다 싶은 생각도 언뜻 들었다. 그러나 그것은 이 욕망의 용광로로 들어간 사람들에 대한 얘기 일 뿐, 관망하고 있는 대부분의 선량한 사람들이 더이상 현혹되지만 않는다면, 시간이 알아서 해결해 줄 것이란 예상을 해본다.
이런 의미에서 이번 <그것이 알고싶다> "新 쩐의 전쟁"은 투기과열 일로를 걷고 있는, 그리고 그에 편승해서 기승을 부리는 각종 변칙 사기에 대해 좋은 정보를 주고 있다. 영국 맨체스터의 가상화폐 관련 투자 컨설팅 업체는 베당금을 지급하겠다며, 회원을 모아 사기를 쳤다. 한국인의 손해액만 800억이란다. 급기야 그 회원의 95%가 한국 사람인 것을 보면, 모종의 한국인이 설계한 사기가 아닐까 하는 의문을 들게 하는 대목이 되겠다. 그 컨설팅의 각종 성공 사례로 나온 동영상의 주인공은 지구반대편에서 5달러 받고 동영상을 쉽게 만들어주는 배우들이란다.
이처럼 투자자들에게 각광 받는, 가상화폐의 가치는 무엇을 기반으로 그렇게 오르는 것일까? 바로 사람들의 기대라는 것.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비트코인을 사면, 대부분 되팔지 않는 심리를 갖는단다. 계속 가치가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에 시장에 나오는 비트코인의 양이 적으니, 그만큼 값이 상승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보다는 이 투기판에서 벌어지는 불법적인 작전세력들, 특히 '운전수'라 불리우는 일부 세력의 판짜기에 놀아나는 다수 사람들의 희생이 이같은 기형적 결과를 낳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운전수라 하면, 작전세력들의 선두에서 장을 끌고 가는 사람을 얘기하는데, 일정부분 올랐을 때, 던지는 식으로 하락을 주도하고 또 내려갔을 때 되사는 식으로 시세차익을 챙기는 소수의 무리를 일컫는다. 그리고 여기에 희생되는 사람들은 은어로 '시체'라 부른단다.
이제 가상화폐도 종류가 많아져서 비트코인 이외에 10여종이나 되고, 이들을 거래하는 거래소가 많다 보니, 각종 보안 사고가 일어나 이 또한 2차 피해를 키우고 있다. 그렇게 많은 금액이 오가는데도 보안이 허술하다. 내부자의 소행으로 보여지는 해킹도 언급되고 있다. 실제 일본에서도 이로 인해 소송중인 회사가 있단다.
돈이 살아가는 데 중요하긴 하다. 그러나 이로 인해 커지는 사회적 악영향을 국가도 그저 지켜볼수만은 없었던 것인지, 최근 규제에 나서고 있다. 건강한 대한민국이 되려면, 이러한 욕망의 용광로를 걷어차야 할 것이라 본다. 회사에서도 일은 않고 비트코인 시세만 바라보는 몇몇 어린 후배들을 보면 다만 안타까울 뿐이다.